• 진보신당 후보 사업장 출입 막혀
        2010년 05월 25일 05: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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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전라북도입니다. 저는 진보신당 당원이고, 악조건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남기려 어렵사리 출마를 결심한 지역 당원동지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함께 지려 나름의 활동도 하고 있는 선거캠프의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지방선거 이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절박한 위기에 처한 진보신당을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며 저 역시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됩니다. 이제 남한 진보운동의 모든 것으로 귀결된 듯 한, 그래서 아쉬운 진보정당운동이 행여 지나친 위기의식으로 잘못된 과거로 회귀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지나친 위기의식과 과거 회귀 

    민주노동당이 서울, 경기에서 노회찬, 심상정을 버리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나선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분당 이후부터, 다른 길을 가기로 했던 것이고, 민주노동당의 행보에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요구할 필요도, 권리도 없습니다.

    또, 진보신당 등 군소정당의 TV 토론회 배제에 따른 평등선거를 요구해야 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진보신당의 사정이지, 그에 대한 논평 하나 없는 민주노동당에게 어떤 기대를 갖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너무도 다른 길을 가고 있고, 그 길은 다른 목적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며 다시 한 번 확인 하게 됐습니다.

    ‘16개 단체장 후보를 반드시 낸다’ 는 당의 방침에 따라, 또 지역 진보정치의 초석을 다지기위해 또 다시 총대를 메고 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염경석 도당위원장의 작년 4.29 재보궐 선거가 기억납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을 초대부터 4대까지 역임했던 노동운동가 출신의 진보정치인이 출마한 선거에서, 민주노총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고수한다는 민주노총이라지만,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의 그런 행태는 과연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정말 민중을 위한 정당인지 의심이 들게 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민주노총 전북본부

    의심은 이번 선거를 치르며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전북 군산은 후보등록 전부터 시끄러웠습니다. 진보신당으로 분당된 가장 큰 이유였던 ‘패권주의’는 군산에서 비례후보 등록을 놓고 민주노동당 군산시당 내부에서 또 다시 ‘당비 대납 소란’ 등 다시 들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여전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진보신당관 무관한 민주노동당의 내부 문제일 뿐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의 선거운동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연대나 도움은 커녕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지난 재보선 당시 염경석 도당위원장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출입 봉쇄와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민주노총 후보 내지 민주노총 지지후보’로 선정된 진보신당 전북도당 군산 후보들의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출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입을 봉쇄하고 있는 사업장은 민주노동당 당원이 노조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주도권을 장악한 이 특정 정파의 패권적 행태는, 어렵게 만들어진 민주노동당을 분열시켰을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의 계급적 단결을 저해했고, 분당이 된 지금은 심지어 ‘민주노총 방침’을 어기면서 까지 자신들의 패권을 위해 소수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탄압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민주노총 내부의 문제라고 절대 볼 수 없으며, 민주노동당은 당 스스로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고, 민주노동당 당원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이런 만행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민주노동당 입장 밝혀야

    민주노동당에서 ‘진보대통합’을 주장하기 전에 선행되어야할 그 어떤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어렵기만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 이후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만약 아무런 전제 없이 눈앞에 현실만을 핑계로 진보대통합이 이뤄진다면, 민주노조운동도, 진보정당운동 나름의 성과도, 모두 거짓말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선거 이후에도, 지금의 민주노동당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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