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MB연대, 거품 빠지나?
        2010년 05월 25일 05: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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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투표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여론이 점차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반MB연합’의 효과로 야권후보들이 깜짝 반등을 이루었지만, 단일화 효과가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보수정당에 유리한 안보문제, 천안함 사건이 지방선거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무게중심의 추가 여당 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반MB연합’ 후보들의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진보진영 후보의 약진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어 주목된다. 경기도가 그곳으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4~8%의 지지율 까지 상승했다. 반MB연합 전까지 불과 1~2%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분명 상승세로 볼 수 있다.

    지난 23일 <MBC>와 ‘코리아 리서치’ 여론조사에서 경기도의 경우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42.7%를 기록하며 지지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 비해 유시민 후보는 29.3%에 그쳤다. 단일화 직후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3.4%포인트의 격차는 커 보인다. 이 조사에서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4.1%로 나타났다.

    유시민 하락, 심상정 상승

       
      

    24일 <동아일보>여론조사에서도 김문수 후보는 41.7%로, 28.1%에 그친 유시민 후보에 13.6%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에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는 4.1%의 지지를 얻었다. 같은 날 <국민일보>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49.7%, 유시민 후보가 38.7%로 11%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심 후보는 8.5%를 기록했다.

    <내일신문>여론조사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48.4%를 기록해 32.5%의 유시민 후보에 15.9%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도는 5.0%을 기록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구여권 측에서 기대했던 ‘노풍’이 실제 ‘북풍’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반MB연합’의 한계가 노정된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우선 ‘북풍’의 영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해야 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경우 천안함 사건 이전과 이후의 큰 지지율 변동이 없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여론의 변화는 ‘반MB후보’, 즉 유시민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주요 변수다.

    때문에 이같은 변화를 ‘반MB연합’의 한계에서 찾는 시각이 있다. 조현연 진보신당 정책위의장은 “반MB 그 자체만으로 컨텐츠를 형성할 수 없고, 아무런 준비 없이 반MB 타이틀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크지 않았던 것”이라며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빠지지 않는 데 반MB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장할 카드가 아니”라고 말했다.

    "북풍보다는 반MB 한계"

    조 의장은 “이반된 유권자들의 민심을 끌어당기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반MB연대는 그 영향력과 폭발력이 제한적”이라며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기 위한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지만 반MB라는 구도에서는 유권자들이 다시 무관심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안동섭 전 후보에게 밀려 1~2%대의 최하위로 쳐져 있던 심 후보가 경기도지사 선거가 3자 구도로 형성된 이후 ‘진보정치’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반MB단일화 이전, 심 후보와 안 전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해도 3~5%를 넘기 어려웠는데, 오히려 단일화 이후 8.5%까지 상승한 것은 이러한 구도의 시너지 효과로 풀이된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정치에 냉소적이고 관심없던 유권자들이 심 후보에게 조금씩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며 “기존 유시민 후보의 지지층이나 민주노동당의 지지층을 흡수했다기보다 ‘새로운 밭’을 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국면에서는 언론에서 거의 배제가 되었지만, 3자구도로 정리되면서 토론회도 나가고 점차 인지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며 “심 후보 역시 그동안 지역 바닥을 돌면서 서민들을 꾸준히 만나왔고 정책적으로 잘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서울 노회찬, 인천 김상하는 답보

    그러나 서울이나 인천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의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는 점은 ‘반MB 한계론’을 확정적으로 인정하기 어렵게 한다.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는 <MBC>여론조사에서 2.7%를, <국민일보>여론조사에서는 4.7%, <동아일보>여론조사에서는 3.8%를 기록했다. 김상하 진보신당 인천시장 후보는 <동아일보>조사에서 1.7%에 그쳤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3자구도가 형성된 경기도와는 달리 서울에는 후보가 5명, 인천에는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며 “언론이 한나라당-민주당의 양자구도를 잡고 있기 때문에 서울과 인천의 경우 후보의 노출빈도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각 언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더 커진다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여론조사의 방식과 시기에 따라 지지율이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일 낮에 하는 것과 주말 낮에 하는 조사의 차이는 크다”며 “원칙이나 방법을 무시하고 조사가 쏟아지다 보니 분석하기에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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