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연봉제-임금피크제, 사회공공성 말살"
    By 나난
        2010년 05월 25일 03: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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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해 호봉승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대 노총과 독립노조 등 81개 공공기관 노조는 “공동 임단투를 통해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정부에 임금체계 표준안 즉각 공개와 전문가를 포함한 노정공동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정부의 지침이 확정될 경우 전국 286개 공공기관과 24만여 명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건설준비위원회(공공운수연맹)와 한국노총 공공연맹, 금융노조 등 81개 공공기관 노조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층 회의실에서 대표자회의 및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강제도입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이 같은 임금체계를 강행할 경우 “공동 대응”으로 전면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지속적 연대체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2010년 임단협에서 임금체계에 관한 교섭권을 상급단체에 위임해 실질적인 산별교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25일, 81개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성과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강제도입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사진=이은영 기자)

    산별노조인 금융노조를 제외한 공공운수연맹과 공공연맹 등은 임금체계 관련 교섭권을 위임받고 있다. 이들은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 강제 도입에 반대하며 시기집중 공동 임단투에 들어가는 한편 대표자회의 체계를 유지하고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정부에 공공부문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금 및 고용구조의 개선을 위해 ‘임금 체계 표준안 공개’ 및 전문가를 포함한 ‘노정공동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획재정부에 대정부 요구사항 및 공공부문 노동조합 대표자 결의사항을 전달했다.

    정부가 동일 직급이더라도 직무와 성과에 따라 연봉이 차등 적용되는 성과연봉제와 정년은 그대로 유지하되 임금만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내달 개최될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임금체계 표준모델이 확정될 예정이다.

    직무-직급 따라 연봉격차 커져

    이에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기존 호봉제는 폐지되며, 이르면 올 임금협상부터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기관 특성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직무 성격에 따라서도 연봉이 달라진다. 기재부에 따르면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경우 지난해 공공기관의 동일 직급 내 연봉 격차가 평균 3.8%였는데 반해 향후 20~30% 이상 차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성과연봉제 표준모델을 잘 운영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적용하되, 임금피크제를 통해 일률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시 불이익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기관별 눈치보기식 임금체계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는 성과연봉제와 자동퇴출제를 연동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기관별, 직급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공공기관이 아닌 국민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업기관”이란 비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날 대표자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공공성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용선 산업안전공단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이어 성과제 도입은 근로조건 저하를 넘어 공공기관의 사회공공성 말살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대한 총체적 탄압"

    황재도 한국가스공사지부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은 임금체결과 관련된 것으로 공사가 주면 받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의 이유로 인건비 삭감과 일자리 확대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들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는 고령화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도 안 될뿐더러 청년실업 해고에도 효과가 없다”며 “결국 노조에 대한 총체적 탄압을 동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조활동에 족쇄를 채우고 공공기관을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켜 통치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비수”라며 “기관장 평가를 앞세워 노동조합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들은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의 강제 도입을 반대하며 노정간 혐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임단협을 통해 현장에서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조

    하지만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정부 지침이 확정될 경우 자율적 노사교섭은 사실상 불가능해 지는 상황에서 임단협을 통한 무력화가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개별 성과를 바탕으로 연봉협상이 진행될 경우 임금체계 관련 단체교섭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 정부는 공공기관의 단체협약을 모니터링하는 데다 기관별 인센티브와 경영평가를 거론하며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밀어붙이고 있어, 공공부문 노동자의 근로처우나 노조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들은 “결의만 할 게 아니라 전국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한다며 “교섭은 물론 보다 정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이들은 공공부문 노동자대회 등을 개최하는 동시에 보다 많은 공공부문 노조와의 공동 대응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공공부문 노조 대표자회의에는 공기업연맹은 참석하지 않았다. 공기업연맹 관계자는 “애초 논의 과정에서 참석의사를 밝혔으나 내부 소통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기업연맹 역시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며 향후 토론회 등을 통해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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