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오, 뭐가 그렇게 무서워?”
    By 나난
        2010년 05월 22일 02: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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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은 원정단이 세 번째로 교섭을 요청한 날이다. 이날은 원정단이 그룹 인사담당 이사 슈메이커가 출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경비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원정단 중에 슈메이커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이대우 동지 한 명 뿐이다. 이대우 동지는 지난 1, 2차 프랑스 원정도 함께 했기 때문에 한차례 슈메이커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얼굴을 한 번 보고 기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사측의 교섭 거부에 항의하는 원정투쟁단.(사진=원정투쟁단)

    “슈메이커다. 저기 슈메이커가 지나간다.” 이대우 동지의 목소리가 올라간다. 모두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만 이미 그는 보디가드의 철통같은 보호 속에 출입문을 지나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어떻게 슈메이커인 줄 알았어요?”라는 물음에 이대우 동지는 “저쪽 골목길에서 보디가드를 대동하고 걸어오는 사람이 있어 유심히 봤는데 슈메이커였다”고 했다. 발레오 건물은 지하가 주차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건물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문은 없다. 주차장에 차를 둔 발레오 직원들은 우리 원정단의 앞을 반드시 지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슈메이커는 차를 먼 길에 두고 돌아왔다는 뜻이다.

    이날도 교섭요구가 아무런 사전 통보도 설명도 없이 거부당했다. 정말 이런 무례함이 없다. 이날은 지난 19일 우리가 직접 공문을 전달했던 청무담당 과장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경비대장 봉쓰를 통해 “당신들의 교섭요청 공문은 분명히 인사담당 과장을 통해 미쉘 블라인(그룹 부사장)에게 전달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은 경비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당혹스러워하며, 특히 우리와 대화를 자주했던 봉쓰마저도 “이제 나는 당신들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봉쓰는 “자신의 아버지가 르노자동차에서 노동자로 일했다”고 했다. 그래서 “당신들의 투쟁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런 봉쓰가 이날 원정단에게 한 말의 의미는 “발레오그룹의 우리 원정단에 대한 거부감과 교섭거부의 단호함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날 발레오 건물 곳곳의 경비도 더욱 삼엄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원정단은 공문을 통해 “금속노조의 교섭요청에 대해 아무런 이유 없이 계속해서 거부하는 것은 발레오그룹이 일방적으로 자행한 한국공장 청산에 정당성이 없음을 스스로 자백하는 행위”라며 “인사담당 이사 슈메이커를 통해 한국발레오공조 노동자들의 투쟁을 왜곡하고 금속노조와 CGT를 비롯한 유럽발레오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려는 어리석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더 이상 원정단의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24일 교섭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 이 글은 지난 6일 프랑스 원정투쟁에 나선 충남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이 직접 써서 메일로 보내 온 <프랑스 원정투쟁 소식>입니다. 금속노조의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에도 함께 실립니다.(http://www.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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