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악구에 분신술 홍길동이 나타났다"
        2010년 05월 20일 04:15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업소용 ‘홍길동’이 아니라 관악구의 홍길동이 나타났다. 그가 속한 곳은 활빈당이 아닌 진보신당, 그가 잡는 것은 탐관오리뿐 아니라 세금도둑이다. 21세기 홍길동은 산이 아닌 구의회로 향했다. 바로 진보신당 관악(라) 구의원 후보 홍은광이 그 주인공이다.

    활빈당 대신 진보신당으로

    홍 후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해서도 이 같은 복장으로 선거유세에 나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당시 ‘세금도둑 잡는 관악구 홍길동’으로 출마한 그는 이번에 ‘돌아온 홍길동’의 컨셉을 잡았다. 그는 지난 2006년 선거에서 179표 차로 아깝게 낙선한 바 있다.

       
      ▲왼쪽부터 홍은광, 까발리아 V7, 앞치마 사나이 한석호.(사진=진보신당, 화덕헌 제공)

    낙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지역활동을 해 온 홍 후보는 지난해 주민서명운동을 통해 구립 어린이집이 없던 관악구 남현동에 어린이집 신축설계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이끌었고 현 한나라당 김효겸 구청장의 매관매직과 돈 주고 상 받기 관행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17대 국회에서 구 민주노동당 시절 최순영(교육과학기술위) 의원의 정책수석보좌관을 맡았던 그는 특히 교육-보육 문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대학원에서 평생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의 교육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홍 후보는 그동안 선관위의 자제 권고로 홍길동 복장을 자제해 왔지만, 복장 착용이 허용되는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자신뿐 아니라 모든 선거운동원을 홍길동으로 분장시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분신술’인 셈.

    홍 후보는 “아이들이 더 난리”라며 “선관위 유권해석으로 실제 이렇게 입고 다닌 시간은 딱 하루, 두 시간 정도인데 나중에 동네 공원 등에서 아이들이 홍길동을 찾더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흔히 진보정당 후보는 사표론에 시달리기 마련이지만 여기선 그런 것이 없다”며 “만나는 주민들께 찍어주시면 당선된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표요? 찍어주면 당선 자신있게 얘기"

    이색선거운동은 부산에서도 시작되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4인승 자전거 ‘까발리아호’를 제작해 선거운동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부산시당은 이번에 ‘까발리아 V7’을 제작해 활동에 돌입했다. 7인승의 이 자전거는 폐차된 자동차의 바퀴와 차체 위에 자전거를 각각 좌우에 3대씩 놓고 페달을 밟으면 그 동력이 자동차의 바퀴에 전달되도록 설계됐다.

    경차에서 세단으로의 진화로, 7인승 V7은 까발리아호, 까발리노 등을 제작한 화덕헌 부산 해운대구의원 후보 등 부산시당 당원들이 자체 제작했다. 이 자전거는 한 명이 방향을 조정하면 인도쪽을 보고 있는 나머지 6명이 페달을 밟아 움직이게 되며 페달을 밟는 이들이 유권자들에게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창우 진보신당 부산시당 대변인은 “오늘(20일) 4시 반에 작업실에서 꺼내 시운전을 해 볼 예정”이라며 “예전 네덜란드에서 ‘비어바이크’라고 맥주를 마시며 여럿이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에 착안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3석은 왼편, 3석은 오른편으로 나뉘어 유권자들과 만나는 유세차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산에서도 이색 선거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은 용산(라) 선거구에서 구의원으로 출마하는 황혜원 후보의 남편 한석호 문화다양성포럼 사무처장이 그 주인공이다. 20여년 동안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을 하며 젊음을 보낸 그가 황 후보가 구의원으로 출마하면서 앞치마를 두르고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내조’를 상징하는 것이다.

    한 처장은 “공식 선거운동 이전에도 앞치마를 두르고 선거운동을 했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해서도 쭉 그렇게 할 것”이라며 “아내를 위해 남편이 나왔다는 것에 유권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