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동엔 쏙 빠진 천안함 침몰증거 '의혹'
        2010년 05월 20일 10: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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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20일)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 발표 때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 물증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언론에 따르면, "천안함 사태는 북한의 소행이 확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발표에선 △지난 주말 천안함 침몰 인근에서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수거한 어뢰 프로펠러와 어뢰 축(샤프트)에 7년 전 북한 어뢰와 유사한 숫자모양이 새겨진 점 △북한 것과 유사한 화약성분 △미세한 화약이 묻는 알루미늄 조각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증거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신문에선 "북한의 소행이 명백하다"(동아)며 대북응징을 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목소리와 "정부·여당·친여언론들이 착착 손발에 맞춰 북풍몰이에 골몰하고 있다"(한겨레)며 선거를 앞둔 냉정한 목소리를 촉구하는 입장이 맞섰다.

    주목할 점은 북한 소행이라는 ‘명백한 증거’에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다. 일부 신문이 보도하지 않은 천안함 의혹을 살펴봤다.

    다음은 20일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북풍 선거’ 우려>
    국민일보 <MB "누구도 부인못할 물증 제시">
    동아일보 <"어뢰 프로펠러에 ‘1번’ 표시/7년전 수거 북어뢰 ‘1’과 일치">
    서울신문 <파편에 북글자체 추정 ‘1번’>
    세계일보 <"천안함 발표때 북소행 확증 제시">
    조선일보 <"스마트폰 도청 위험" 청와대 지급 보류>
    중앙일보 <7년전 북한 어뢰엔 4호…이번엔 1호>
    한겨레 <공식선거전-북풍 ‘동시 포문’>
    한국일보 <어뢰 파편서 ‘1번’ 식별/ 천안함 북소행 물증 확보>

       
      ▲ 5월20일자 동아일보 1면.

    신문 1면에 가장 많이 보도한 것은 어뢰 프로펠러 등에 새겨진 일련번호다. 언론마다 일부 내용이 다르지만 이것을 주요한 증거로 꼽았다.

    동아는 1면 기사<"어뢰 프로펠러에 ‘1번’ 표시/7년전 수거 북어뢰 ‘1’과 일치">에서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어뢰 프로펠러와 샤프트에 새겨진 ‘1번’은 우리 군이 7년 전 포항 앞바다에서 확보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 새겨진 숫자 ‘1과’ 글자체가 정확히 일치해 내일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이를 비교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 1면 톱기사<7년 전 북한 어뢰엔 4호…이번엔 1호>에서 "7년 전 서해에서 우리 군이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서도 이번에 발견된 표기와 아주 흡사한 ‘숫자+한글’의 두 글자를 확인했다"는 정부 관계자 말을 전했다. 이어 "훈련용 어뢰에는 ‘4호’로 표기돼 있다고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1면 기사<어뢰 프로펠러에 ‘XX1번’ 북 선전물 활자체와 동일>에서 "추진축에 ‘XX1번’이라고 일련번호와 한글이 새겨져 있다"는 정부 관계자 말을 전했다. 조선은 "소식통들은 ‘번’이라는 한글 모양이 북한 선전용 문구에 흔히 등장하는 활자체여서 누가 봐도 북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 5월20일자 중앙일보 사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4가지 증거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는 3면 <"글자체 정확히 일치하는 것 확인하는 순간 북어뢰 확신">에서 "합조단은 국방부에서 열릴 조사결과 발표장에서 두 개의 이미지를 비교해 공개할 계획"이라며 "하나는 지난 주말 천안함 침몰 해역에서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추가로 수거한 어뢰 프로펠러와 샤프트에 새겨진 일련번호가 아닌 ‘1호’ 또는 ‘1번’이라는 표지다. 다른 하나는 7년 전 포항 앞바다에서 확보한 북한산 어뢰에 새겨진 ‘1’이란 숫자 모양"이라고 전했다.

    또 △"합조단 과학수사분과는 천안함의 연돌과 침몰 해역에서 화약성분인 RDX, 고농축 폭발물인 HMX, 황산염 등 다양한 어뢰의 화약성분을 검출", △"연돌 등에서 화약성분과 함께 발견된 미세한 알루미늄 조각도 어뢰 공격을 입증하는 증거로 채택" △"시뮬레이션 결과 탄두 250kg 안팎의 음향추적 어뢰가 천안함 가스터빈실 아래 4∼5m 해저에서 폭발하면 함체를 두 동강 내는 것" 등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망에 대해 국민일보는 4면 기사<미, 고강도 대북 경고 성명 발표할 듯>에서 "26일 방한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공식 기자회견과 현재 적극 검토되고 있는 백악관 성명에 대북 경고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용은 침몰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강조하고 호전적 행위 중단을 강도 높게 촉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 5월20일자 경향신문 3면.

    그러나 이같은 언론보도에서 쏙 빠진 것이 있다. 경향은 3면 기사<폭발때 분리 가스터빈 ‘19일’ 인양, 뭐가 급하다고… ‘20일’ 발표 강행>에서 "군 당국은 19일 천안함 폭발 당시 분리돼 서해 백령도 인근에 가라앉은 가스터빈과 가스터빈을 감싸고 있는 격실을 뒤늦게 인양해 바지선에 탑재했다"며 "어뢰 폭발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라면 직접 타격을 받고 없어졌던 가스터빈실에 대한 분석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어뢰 파편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성분에 대한 정밀분석과 출처 추적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이다.

    청와대가 한미 간의 천안함 공조 내용을 왜곡해 전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경향은 3면 기사<청와대 ‘마사지 브리핑’>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 5월20일자 경향신문 3면.

    청와대는 지난 18일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제조사단의 조사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의 통화 관련 브리핑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찾을 수 없다. 백악관은 대신 “두 정상은 천안함 사건의 완전한 진상(full accounting)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에 따르기로 약속했다(committed to follow the facts)”고 설명했다.

    경향은 "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전적으로 지지한다’와 ‘완전한 진상조사가 중요하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내용"이라며 "양측의 브리핑 중 유독 천안함 사고에 대한 미국의 입장 부분만 차이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한국 입장에 맞춰 확대해석해 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 <북 서체 프로펠러-천안함, 직접관련 증거 있나 관심>에서 "이 파편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군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며 "파편의 재질 자체가 너무 낡아 오래전에 떠내려와 가라앉은 파편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특히 어뢰 파편의 안쪽 면에서 중국 어뢰에 쓰이는 ‘한자’ 표기가 발견된 점도 파편을 ‘북한 어뢰’로 단정하기 어렵게 한다. 중국에서 수입된 어뢰를 재조립하면서 자체 일련번호를 찍은 것일 수도 있지만, 중국과 북한의 일련번호 글자체가 비슷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어뢰 파편이 흘러와 발견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화약 성분의 경우 탄두에 쓰이는 고폭약 성분과 추진제에 쓰이는 티엔티 성분을 어떻게 정밀하게 분리해 분석했는지 등이 명확하게 설명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서로 다른 두 성분이 섞이면 분석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천안함의 포사격훈련 때 떨어져 나온 티엔티 성분이 연돌 등에 흡착됐다가 발견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애초 군 실무선에선 이런 의문을 풀려면 한국 해군 함포 화약과도 비교·분석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또 "외부 충격을 직접 받아 폭발 형태 규명에 핵심적인 선체 부분인 가스터빈실을 뺀 채 시뮬레이션이 이뤄진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 5월20일자 한겨레 사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가 ‘북풍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향은 1면 기사<20일부터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북풍 선거’ 우려>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 사고 조사결과 발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대국민담화가 공식 선거기간 중에 잡혀 있어 ‘북풍’ 선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천암함 사고 조사발표 이후 안보 문제가 부각되고, 북한 책임 및 제재를 둘러싼 이념대결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각종 정책적 의제와 쟁점들이 실종되는 ‘블랙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언론이 벌써부터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은 사설에서 "군사적 응징 수단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라며 "도발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북한으로 하여금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는 하나된 국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제목을 <국론 하나로 모아 안보 비상 상황 넘자>, 서울신문도 사설 제목을 <천안함 오늘 발표, 하나되자>고 뽑았다.

    동아는 <안보가 먼저냐, ‘선거 장사’가 먼저냐>에서 "야권은 선거에 몰두하느라 국가안보는 아예 잊어버린 듯하다. 천안함 사태를 저지른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윽박지르는 듯한 행태마저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겨레는 <‘북풍’에 휘말리는 선거 안 돼야>에서 "천안함 사건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서 선거 쟁점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서는 안 된다"며 "맹목적인 바람에 휩쓸린 선거가 뒷날 어떤 불행한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지난 역사가 잘 말해준다"고 논평했다.

       
      ▲ 5월20일자 조선일보 14면.

    언론관련 뉴스로, 경향신문과 조선일보가 광우병 쇠고기 ‘지면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조선일보 최규민 기자는 14면 기사 <본지 비난 나선 2년전 ‘광우병 선동 주역’들>에서 "법원마저 ‘왜곡’이라 판단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감싸기에 급급했던 매체들도 본지의 기사를 "소설"이라고 공격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본지 기사가 종합편성 사업자 선정과 지방선거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설’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은 경향 MBC 등의 보도를 두고 "2년전 광우병 공포를 부추겼던 주역들과 매체들은 그들이 외쳤던 ‘광우병 대재앙’은 어디갔는지에 대한 핵심 의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객관적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치적 공격’만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는 19일자 28면 기사<‘촛불폄훼’ 조선일보, 반성 촉구할 자격 있나>, <‘미국서 쇠고기 먹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에서 조선일보 ㅊ 기자 및 관련 보도를 비판한 바 있다.

       
      ▲ 5월19일자 경향신문 28면.

    조선은 20일자 같은 면 기사<그때 그 주역들, ‘광우병 괴담’ 사실여부는 침묵>에서 촛불 2주년 토론회를 전하며 "2년 전 ‘광우병 대재앙’ 운운했던 주역들은 이날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는 등 광우병 공포를 불러일으킨 2년 전 괴담들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들은 대신 ‘촛불 시위를 부른 건 이명박 정부의 협상과 소통 부재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초점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경향은 20일자 12면 기사<"광우병 위험 여전…정치권 재협상 약속 지켜야">에서 "광우병 위험은 아직 상존하고 있으며 주변국들 또한 위생조건을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며 "한미 쇠고기 수입조건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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