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정신'은 진보한다?
        2010년 05월 18일 05: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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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맞이한 30주년 5.18에 대해 진보정당의 해석이 서로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각 당의 전략-전술적 판단에 따라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진보정당이 ‘민주대연합’과 ‘진보대연합’을 각각 ‘5.18 정신’으로 내세운 것이다.

    민노 "한나라당 정권 심판"

    ‘반MB연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을 야권연대를 통해 심판하는 것이 광주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이명박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조차 부를 수 없게 막은 작금의 현실은 심각한 역사 훼손은 물론 대한민국 민주주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인권 등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현실 앞에 민주노동당은 5.18 영령들, 그리고 광주 시민 여러분께 부끄럽고 죄송스런 마음뿐”이라며 “이제 과거 세력을 청산하고 이를 극복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는 것임을 민주노동당은 재삼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와 함께 “반MB연대와 범야권단일화는 이명박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민주노동당이 온 힘을 기울인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만이 반독재, 민주화를 위한 5.18광주민중항쟁의 피끓는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해석했다.

       
      ▲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반면 진보신당은 성명을 통해 “항쟁 뒤 한 세대가 지나도록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이 나아지지 못했음을 목도하며 열사들께 반성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스스로 민주화 세력을 자칭한 이들은 대한민국을 신자유주의 양극화 시대로 진입시켰고, 그들이 만든 ‘먹고사는 문제와 민주주의는 반비례한다’는 오해가 결국 민주주의 파괴자, 이명박 정권을 만들어 냈다”며 민주파 집권 10년을 비판했다. 

    진보신당 "보수 세력 심판"

    이는 민주당을 비롯한 ‘반MB세력’에게 ‘광주정신’의 정통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진보신당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진정한 MB 심판은 서민의 삶의 질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모든 세력과 정책에 대한 심판이 돼야 함을, 광주시민들이 맞섰던 신군부는 대한민국 서민들에게 양극화, 부자 옹호 세력, 이명박 정권 모두임을 기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신당은 진정한 MB심판을 위해 80년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도청을 지켰던 윤상원 열사의 정신으로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진보신당은 6.2 지방선거에서 진정한 정치의 대안과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보신당 광주시당은 18일 성명을 통해 “삼성독재 해체 투쟁이 5.18정신”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광주시당은 “시민을 억압하던 80년 신군부는 오늘날 토호권력과 결탁한 보수권력, 자본의 권력으로 환생해 시민들을 억압하고, 시민들은 ‘자본의 권력’ 앞에 맨 몸뚱이로 초라하게 마주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선출되지 않은 재벌권력에 의해 장악되어 대의민주주의가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고, 자본가 이익만 대변하는 국가가 노동자 권리를 백안시해 노동조합운동을 탄압함으로써 노동자의 삶은 노예상태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 "신군부 하나회=기업독재 삼성"

    광주시당은 “신군부의 우두머리로 하나회가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기업독재의 우두머리에는 삼성이 있다”며 “하나회를 해체하지 않고 군부독재는 청산될 수 없었던 것처럼, 이런 삼성권력을 해체하지 않고서는 오늘날 자본의 독재는 청산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직시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범죄를 규탄하고, 삼성독재의 초법적 전횡을 바로잡기 위해 싸우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5.18 정신의 계승”이라며 “오늘날 삼성과 싸우는 것만이 하나회와 싸우는 것이요, 자본의 독재와 싸우는 것만이 신군부와 싸우는 것이며, 오직 그것만이 우리 시대 진보의 기준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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