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2등 시민의 '결합'이라고?"
        2010년 05월 18일 10: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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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부터 5월 17일은 ‘동성애와 성전환자 협오증에 반대하는 국제 기념일 (IDAHO)’ 이다. 5월 15일 뉴욕, 파리, 런던등 세계 곳곳 60개국 이상에서 성 소수자들이 (동성애자, 성전환자, 양성애자등) 함께 모여 단단한 ‘동지애’를 확인했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멜본 (5,000), 시드니 (1, 000), 수백명 참여한 브리스번, 아델레이드, 퍼스 등에서 IDAHO를 기념했다.

    6년전 보수 ‘자유당’과 진보 (?) ‘노동당’은 작심한듯 ‘성 소수자들의 인권’ 을 침해하는 법안들을 연방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그 이후 성 소수자 인권 단체들의 다양한 투쟁이 활기차게 일어났다.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호주인들의 60% 이상이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 에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지배 보수 세력은 후퇴와 양보를 거듭했다.

    반 인권적 차별

    연방 총선거가 있는 올해 성 소수자 인권 단체들은 ‘결혼 합법화 쟁취’를 위해 정치권을 전면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기분좋은 사실은 환경, 난민, 성 소수자에 우호적인 녹색당은 한달전 타스메니아, 남부 호주 주 의회 선거에서 20%에 달하는 깝짝놀랄만한 득표율을 획득하며 호주의 전통적인 양당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 지난 17일 ‘동성애와 성전환자 협오증에 반대하는 국제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참가자들 (사진=김병기)

    노동당 정부는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를 제외한 성 소수자들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성 소수자 조직가들이 서명 운동과 시위를 계속 조직하며 밀어 붙이자 노동당 주정부는 한 발자국 뒤로 더 물러섰다. ‘결혼증서’ 대신 결혼한 부부들의 경제적, 법적 권리의 대부분을 보장하는 ‘시민 결합 증서’ 법안을 주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똑 같은 사랑의 결합이지만 성 다수자의 결합은 합법적인 ‘결혼’ 이고 성 소수자의 결합은 ‘시민 결합’ 일 뿐이다. ‘2등 시민의 결합’으로 취급되는 반 인권적인 차별에 동성애자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시민 결합 거부

    차별적인 법적용으로 성 소수자들은 결혼을 해도 ‘부부’가 아니고 ‘동거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동성애자 커플은 재산을 사랑하는 파트너에게 상속하거나 아이를 입양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오후 1시 시드니 타운 홀 광장에 모인 천여명의 참석자들은 “젊은 동성애자들의 80%가 일상 생활속에서 조롱과 놀림을 당하고 비 동성애자들 보다 6배나 높은 자살율” 을 고발하는 벤 쿠퍼 (NSW IDAHO 공동 대표) 가 연설 마지막에 “시민 결합은 절대 결혼이 아니다” 라고 단호하게 말할 때 요란한 박수와 함성으로 응답했다. 반 인권적 차별에 대한 거부의 몸짓이다.

       
      ▲ 한 참가자가 동등한 결혼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김병기)

    ‘국제 연대’ 를 다짐했다. 심하게 탄압받는 아프리카 동성애자들에게 형제적 유대를 보냈다. 특히 작년 우간다에서 통과된 ‘반 동성애 법’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 법은 단지 동성애자뿐만아니라 동성애를 지지하는 사람들, 시민운동단체 모두를 구속 탄압하고 있다. 또한 동성애자 탄압을 피해 호주로 도망쳐 나온 스리랑카, 아프카니스탄 동성애자들의 난민신청자격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등한 결혼

    대형 무지개 깃발을 앞세운 가두 행진이 시작되었다. 남녀노소 동성애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서로 팔짱끼고, 가끔 키스하면서 “동등한 결혼 (equal marriage)”, “일등사랑 (first-class love), 이등시민 (second-class citizen)”을 외치며 피켓을 흔들었다.

    한때는 금지되었었던 ‘성 소수자의 정체성’을 부끄럼없이 자연스럽게 또는 자랑스럽게 표현하는 행진은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시드니의 밝고 화사한 가을처럼 아름답다

       
      ▲ 한 동성애 커플이 키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김병기)

    단풍과 낙엽으로 가을의 낭만이 무르익은 하이드 공원에 도착하자 ‘동등함을 향한 키스 (Kiss in equality)’ 퍼포먼스에 참여한 동성애 커플과 연인들의 아름다운 키스들이 계속 이어졌다. 아시아 관광객들이 신기해하고 재밌어 하며 계속 사진을 찍어댔다.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10만명의 사인을 자랑스럽게 치켜들면서 평화 시위를 감동적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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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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