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사회당 선거연대 선언
        2010년 05월 18일 03: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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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민 사회당 전 대표가 17일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을 찾아 사실상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금 전 대표는 지난 15일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개소식에서도 축사를 통해 “(심 후보는)경기도지사 후보 중 유일한 진보 후보”라며 “연대, 우정, 응원을 표한다”며 지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진보진영 재편과정에 영향

    가장 큰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반MB연대’를 앞세워 서울과 경기도에서 각각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지지하고 해당 선거대책본부까지 합류한 상황에서, 나머지 진보정치운동 세력이 힘을 모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은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진보진영 재편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민 전 사회당 대표(좌)와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사회당) 

    이날 금 전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진보정치세력이 어렵고 존재감 자체가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민주노동당의 반MB연대 중심 정치로 (진보정치가)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안, 가치, 정책 중심의 정치를 하고자 하는 노회찬 후보에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며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를 중심으로 사회당이 진보신당과의 적극적인 선거연대에 나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회당의 한 관계자는 “본선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당의 전면적인 선거연대를 논의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다만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당 차원에서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이날 금 전 대표와 이날 함께 방문한 안효상 사회당 2010선대본부장은 “선거운동과 관련해 사회당이 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선거에 대한 사회당의 당 차원의 지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도움이 아니라 연대"

    안효상 선거대책본부장은 “어려운 조건이지만 지방선거 이후 구체적 작업도 중요하다”며 “노회찬-심상정 후보는 진보 진영 대표 후보로, 선거 이후의 정국 변화와 상관없이 선거 국면에서 진보 진영의 전진을 위해 사회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배석한 정종권 부대표는 “어려운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구체적 도움 요청은 나중에 부탁하겠다”고 말했고, 금민 전 대표는 “도와준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며 “우리의 공동 전선으로, 댐이 무너지는데 저 논밭은 우리 게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전선이 절대 무너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노회찬 후보는 “가뭄에 단비 같은 말”이라며 “작년부터 새로운 정당, 새로운 가치와 대안을 중심으로 과거에 모이지 못했던 세력들이 함께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는 포부가 있었고 이번 선거는 당장의 득표보다 앞으로 새로운 정치의 디딤돌을 놓는 선거로써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어 “민주노동당 식 대응은 동의 여부를 떠나 작은 이익 앞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진보정당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민주노동당의 행보는)향후(진보정치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앞으로 대연합을 생각하면 민주노동당의 대응이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 대표는 “새로운 정당 건설을 위해 금 전 대표와 만날 생각이었는데 직접 선거에 뛰어들다보니 그렇지 못했다”며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선거 후 풀어야 할 문제, 본질적 문제에 대해 앞으로 허심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 전 대표는 “우리가 상설적 정치전선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은 공동의 정치 전선으로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대안 중심의 논의와 진보 재구성을 이끌어야 한다.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반MB 연대, 진보정당 운동에 발목"

    한편 이날 만남은 학계의 진보적인 인사들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배석한 손호철 진보교수연구자모임 공동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소의적 태도, 소극적 자세로 진보정치 연대와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이어 “사회당이 진보신당의 서울, 경기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지지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선거만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진보정당의 재건, 협력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가톨릭대 교수)도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치에 대한 조짐이 안 좋았다”며 “반MB연대 구도와 단기적 업적주의, 근시안적 태도가 장기적으로 진보정당 운동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한 “민주노동당이 반MB연대에 힘을 싣는데 진보정당의 취지, 전망에 대한 고민이 없다”며 “정체성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민주노동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진보 vs 보수’의 구도가 기본 원칙이자 태도인데 거꾸로 가고 있다”며 “‘MB vs 반MB’는 낡은 구도인데 민주노동당이 합류해 정당성을 부여하고 포장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선거가 진보정당의 발전에 제약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회당의 진보신당 지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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