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만원 세대? 아니요, 88조원 세대거든요!"
        2010년 05월 18일 07: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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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세인 A씨는 오늘도 12시간 동안 마트 계산대 앞에 근무하다가 밤 11시가 다 되 그녀의 작은 옥탑방에 몸을 눕힌다. 마트 캐셔로 버는 120여만원으로 방세와 생활비, 학자금 대출상환금을 내고 나면 그녀에게 남는 돈이라고는 고작 20여만원. 부모님께 용돈 조금 드리고 나면 저축은 생각지도 못한다.

    A씨로 표기했으나 A안에 들어갈 수많은 20대들은 오늘도 가난의 그늘 속에서 불안한 미래와 씨름하고 있다. 저임금, 비정규직, 고강도 노동이자 소모노동으로 특징지어지는 저소득계층인 한국의 청년층 노동자들은 학자금대출 등의 빚을지고 있는 신용취약계층이기도 하다. 빈곤은 숙명처럼 20대 노동자들을 옭아메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불안정한 노동조건에 빚까지 지고 있는 20대를 더욱 가난의 늪으로 빠트리는 일을 저지르고 있으니 어찌해야 할까? 학자금대출 외에 이들에게 구조적으로 드리운 부채가 있으니 바로 4대강 사업으로 생기는 천문학적 재정적자가 그 것이다. 그리고 그 것은 그대로 앞으로 수십년간 경제활동을 해야 할 젊은세대가 떠맡아야 할 부채로 다가오고 있다.

    88조원의 빚으로 경제활동 시작하는 88만원 세대

    작년에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4대강 정비사업 최종 예산을 보면 2년간 총 22조 2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온 국토의 강을 뒤집고 강변을 파헤치는 공사를 완료하는데 22조원 밖에 들지 않는다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대형국책사업을 한다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정부가 편법으로 건너띔으로서 4대강사업의 실제 예산은 지하 밑에 숨어있다.

    일단 4대강 사업 예산 중 국토해양부가 수자원공사에 떠넘긴 8조원(수공이 채권을 발행해서 조달)과 그것의 이자비용 1조 5천억여원, 소수력 발전사업 2092억원 등 관련 사업비를 포함하면 2조원이상이 증가된다. 또한 정부가 책정한 토지보상비의 증가분을 감안하면 전체 4대강 사업 예산은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규모 국책사업을 한다면 감안해야 할 초과소요비용율을 100%로 놓을 때 사업예산은 60조가 넘어가게 된다.

    이뿐인가? 모든 강에 16개의 보(댐)를 설치하면 계속해서 쌓이게 될 것이 뻔한 퇴적토를 매년 준설하는 등 사업완공 후 유지보수 작업의 천문학적 비용 30조(4대강 사업 준설비용 2조6천억과 수질오염개선비용 4천억을 더하면 2년간 3조가 된다. 이 짓을 20년간 한다면 30조가 나온다.)를 덫붙인다면 90조 가까운 예산이 나온다.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자본이 거의 없을 정도로 경제성이 취약한 4대강 사업을 볼 때 정부는 이 비용을 장기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메꿀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수십년 간에 걸쳐서 메꾸어야 할 이 부채는 이제 경제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젊은세대에게 놓여져 있다. 4대강 사업으로 88만원 세대가 88조원 세대가 되는 이유이다.

    88만원 세대가 4대강 사업을 거부해야 하는 이유

    한 나라의 자원배분을 두고 자산이 있는 기성세대와 자산이 없는 젊은 세대 간에 활발하게 논쟁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과정은 한 나라의 책임있는 예산집행으로 연결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는 길이 된다. 4대강 사업에서 세대간 자원배분 문제가 논의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대간의 자원배분 문제로 4대강 사업을 접근할 때 지금의 88만원세대가 4대강 사업을 거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로 세대간의 부채이전 문제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4대강 사업비용은 100조원에 육박하나 사업으로 생기는 수익은 극히 불투명하다. 수익없이 비용만 발생하는 사업을 위해 누군가는 그 빚을 갚아야 한다. 이 빚은 앞으로 수십년간 재정적자로 나타날 것이고 이제 경제활동에 들어간 20대 중반과 30대 초반의 세대가 떠 맡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부모가 건설업자, 공사구간의 토지소유주 등이 아니라면 젊은 세대가 이 사업을 찬성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둘째, 예산배분상의 문제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교육비, 복지비 등 경제위기시 취약계층인 젊은 세대에게 돌아갈 예산이 대폭 감소했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3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지만 한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건설투자가 1조원 추가 증가할 때 일자리는 3,000개 정도 밖에 증가되지 않는다고 나온다.

    젊은 세대가 모두 포크레인 기사와 덤프트럭 기사가 아닌 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유발되는 일자리는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토목업의 취업계수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예산배정이 감소된 교육과 복지 부문에서의 일자리창출효과가 더 크게 나오고 있다.

       
      ▲ 출처: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셋째, 예나 지금이나 한국 경제는 대규모 국책개발로 경기를 부양시킨 후 거품을 만들어 경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그 것의 해소를 위해 또 다시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리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보면 4대강 사업의 목적은 한국경제를 기형적으로 떠받히고 있는 비대한 건설부문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산업화가 고도로 진행된 상태에서 4대강사업과 같은 대형 토목사업에 경제를 올인한다면 남는 것은 거품이고 잃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산과 강이다. 젊은 세대들을 끊임없이 88만원 세대로 만들고 있는 토건경제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할 수 밖에 없다.

    88만원 세대에게 드리워진 88조의 부채를 88%의 투표율로 거부하자

    가끔 앞으로 우리 세대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 할 때면 답답해지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직감하고 있다. 지금 우리세대에게 경제의 진로를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왔음을. 지금 우리는 산과 강을 부수고 무한정 건물을 짓고 팔아서 돈을 버는 버블이 예정되어 있는 경제를 지속할 것이냐 아니면 교육, 복지, 지역, 환경에 투자하여 사회안전망 속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를 택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우리에게 아직까지도 시멘트와 포크레인이 활개쳐야만 유지되는 거품경제구조를 물려주려고 하는 것 같다. 기성세대에게 버릇 없는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어떤 것을 물려준다고 해서 모두 감사하게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옛 세대의 사라져야 할 잔재라면 우리는 그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할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에 88만원 세대에게 드리워진 88조의 부채를 88%의 투표율로 거부하자.

    4대강사업저지 범대위 / 생태지평 연구소 연구원
    – 김종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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