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욕망 받아주는 그릇이 없어
    운동권 '즐거움' 경계하는 것 같아
    By mywank
        2010년 05월 17일 09: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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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유주의의 자식’으로 불리기도 하는 88만원 세대들의 ‘징후적’ 저항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징후적’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청년유니온 조직의 출범과 지난 3월 ‘거부하는 몸짓’으로 학교를 뛰쳐나온 김예슬씨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가난한 20대들의 주거 문제를 생각하는 자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진보신당의 ’20대 주거기획단’이 기획한 "방 있어요?"라는 프로그램에는 당장에 자신들의 문제로 다가온 주거 문제를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서울 홍대앞 두리반에서 마련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방선거를 맞아 20대들의 선거 참여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소에서는 ’20대 운동과 진보신당 과제’라는 주제로 좌담이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20대 청년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몇 년간 젊은이들이 갖은 수난을 당하며 고도로 농축시킨 불만"을 표출시키는 일정한 방향으로, 또는 다양한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삶을 팍팍하게 만들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사회에 저항하는 20대들은 아직 우리사회의 ‘정치적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의 ‘정치적 욕구’는 발언할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레디앙>과 진보신당 청년 선거대책본부(청년 선본)는 최근 여기저기에서 꿈틀거리는 20대들의 다양한 사회운동 사례를 모아 그 경험을 공유하고, 젊은 세대들의 ‘정치세력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20대 운동과 진보정당의 과제’라는 주제로 좌담을 마련했다.

    연세대학원에서 문화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양승훈 씨(29)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에는 한예종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주현(27) 씨, 홍대 두리반 투쟁에 결합하고 있는 음악가 단편선(25), 지난 2008년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보장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최혜원 전 길동초등학교 교사, 박광철 진보신당 청년 선본장(29)이 참석했다. 이번 좌담은 지난 14일 오후 5시부터 노회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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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담론과 386세대의 욕망

    양승훈 = “20대 운동 담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혜원 = “저는 20대지만, ‘20대 담론’이란 말은 불편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10대인 19세와 20대인 20세 문제에 큰 차이가 있을까. 단순히 산술적인 숫자나 나이로 20대 담론을 규정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본다. 폭넓은 무언가를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

       
      ▲ 음악가 ‘단편선’ (사진=손기영 기자)

    단편선 = “저는 로컬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홍대 부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20대와 30대 담론을 나누기 애매한 지점들이 있는 것 같다. 왜 20대 담론이 따로 떨어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박광철 = “88만원 세대 등 20대 담론은 20대가 정치적 주체가 되기 바라는 386세대의 욕망인 것 같다. 20대를 정치적 주체로 만드는 데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 이전의 운동권과 20대가 단절되어왔는 데 다시 복원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운동 담론이 지속력을 가질지는 모르겠다.”

    혜원 =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줬다는 이유로 해직되었고, 현재 복직 투쟁 중이다. 그런데 전교조 운동은 20대 담론과는 다른 것 같다. 20대들이 기존의 운동방식과 다른 방식을 택하는 건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양승훈 = “20대 담론을 386세대에서 규정지으려는 것에 반발감인 것 같은데….”

    "88만원 세대은 해석론, G세대는 실천론"

    단편선 = “저는 기존의 운동권 문화에 거부감은 별로 없는 것 같다.(웃음) 저는 88만원 세대 등의 진보진영의 20대 담론이 실천론이 아니라, 현상을 해석하는 도구로 나온 것 같다. 차라리 개개인의 능력으로 돌파하자는 ‘G세대’가 실천형 모델인 것 같다. 이것은 요즘 보수진영에서 밀고 있지 않느냐.”

    김주현 = “지금 20대 담론 키워드로 모였는데, 저는 20대 담론이란 단어는 좀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20대 담론이라고 하면, 20대 당사자가 긋는 기존의 운동권 문화와 다른 분리선을 있을 것 같다. 이런 분리선을 통해 드러나는 차이점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만들어갈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학내 구성원들 중에는 기존 운동권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사회를 맡은 양승훈 씨 (사진=손기영 기자)

    박광철 = “기존 운동권에서 활동해본 사람이 있는가?”

    단편선 = “저는 학생회장까지 해봤다.”

    혜원 = “단편선 씨는 ‘운동권 용어’를 자유자제로 사용하는 분이다. (웃음) 저는 전교조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학시절 별다른 운동권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부당한 해직을 당하면서, 투쟁의 주체로 서게 되었다.”

    양승훈 = “20대들의 공통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간의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20대 담론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

    박광철 = “급진적인 경험을 하면서 저항하다보니까, 정치적 주체로 나가는 것에 대한 20대들의 운동 경험, 동기, 진행과정을 하나하나 들어보는 자리는 필요하다고 본다.”

    김주현 = “각자 자신의 활동하면서 한번 쯤 마주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대 담론에 대해 어떻든 간에 만나서 이야기 하는 건 중요하다고 본다.”

    "촛불, 10~20대 욕망 받아들인 공간"

    단편선 = “제 이아기를 좀 더하면 (홍대 두리반에서)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 중에 20대들이 많다. 나이가 비슷하니까 말이 통한다. 로컬(지역) 운동이어서 그런지, 지금 만나는 20대들과는 계속 함께 활동할 것 같다. 그래서 조합 형태의 로컬적인 조직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현재 청년유니온 등 20대 운동은 로컬적인 게 부족하다.”

    혜원 = “세상을 바꾸고자하는 정치적 욕망은 10대든 20대든 30대든 모든 세대들에게 있다. 하지만 모든 세대들의 욕망을 받아들일 ‘판’이 없는 것 같다. 386세대의 경우, 현실 정당정치에서 판이 만들어졌지만, 그동안 10대~20대의 욕망을 받아들일 ‘판’은 없었다.

    지난 2008년 열린 촛불집회는 그나마 10~20대들의 욕망을 받아들일 수 있던 ‘판’이었다. 그래서 10~20대들이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결합했던 측면도 있는 것 같다.”

       
      ▲ 해직교사 혜원 씨 (사진=손기영 기자)

    박광철 = “등록금 투쟁을 하려면 학교를 때려칠 생각부터 해야 한다. ‘개나리 투쟁(매년 등록금 투쟁이 벌어지지만, 개나리가 피고 질 때쯤이면, 운동의 피로감으로 투쟁의 시들해지는 것을 일컷는 말)’이 되면 안 되지 않겠느냐. 하지만 운동의 피로감으로 점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김주현 = “저는 학교 수업을 ‘째면서’ 운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웃음) 한예종은 다른 학교들에 비해 과제 부담이 큰 편이라, 운동을 하려면 부담이 있다.

    과도한 동원은 학생들을 운동에서 멀어지게 한 측면도 있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 이후 학생운동에 유입되는 인원이 크게 줄었다. 20대들을 위한 ‘판’도 없어지게 되었다.”

    혜원 = “저는 전교조에서 복직 운동을 하면서, 기존 운동권 문화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20대들만의 새로운 운동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단편선 = “기존 운동권이 짜증나는 것은 스탈린에 관한 책 등 매일 똑같은 책만 가져와 똑같은 소리한다. 커리큘럼이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 상상력을 기르려면 운동권 문화도 기존의 문화만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권 문화 바뀌어야 한다"

    김주현 = “저는 그동안 예술은 정치와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예종 사태를 겪으면서 예술도 정치적인 부분과 문화적인 부분이 함께 섞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승훈 = “맞다. 주변분들 중에 자신이 운동권에 동원되었다는 생각을 갖는 분들이 있었다. 한예종 사태는 문화와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측면이 강했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문화적인 자율성이 억압받은 상황이었다.”

    박광철 = “홍대 두리반 문제에 인디밴드들이 모여, 연대할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인가?”

    단편선 = “솔직히 음악가도 노동자다. 우리도 사회적인 생산물 만들고 있고, ‘도시 빈민’에 가깝지 않느냐. 또 재개발이 이뤄지면 우리의 터전도 없어지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동참을 이끌었다.”

       
      ▲ 박광철 청년선본장 (사진=손기영 기자)

    박광철 = “한마디로 두리반 가게를 운영한 분과 홍대 부근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당사자로써의 공통점 있어 적극적인 연대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혜원 = “두리반 사장님의 남편이 소설가인데, 운동의 물꼬를 작가들이 트지 않았느냐. 그게 문화예술인들이 운동에 참여할 여지를 만들어줬다. 홍대가 아니었다면 사장님의 남편이 소설가가 아니었다면,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지 못했을 것 같다.”

    정당정치가 못 풀 문제 많아

    박광철 = “88만원 세대 문제뿐만 아니라, 홍대 두리반 문제, 한예종 사태, 전교조 교사 해직사태 등 아직 정당정치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김주현 = “한예종 사태는 정당정치의 폐해로 발생된 일이다. 하지만 사태해결을 위해서 학생들이 투쟁하는 과정에서 자발적인 동력이 상실될 때, 역으로 정당정치에 도움을 구한 시기가 있었다. 국정감사 때 의원들을 만나 관련 자료를 드리기도 했다. 아이러니하다.

    한예종 사태 때 많은 분들이 지지성명을 내고 학생들도 열정적으로 운동에 참여했지만, 정부에 요구한 것 중 받아들여진 게 거의 없다. 1년 동안 지리멸렬한 과정을 겪으면서, 학생들이 실망감을 많이 겪은 것 같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많다.”

    양승훈 = “해직사태를 겪은 이후 이야기를 들려 달라.”

    혜원 = “총학 집회에서 몇 번 팔뚝질한 것을 빼놓고, 솔직히 학생운동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것을 끊임없이 가르치지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교조에 가입했다. 그 경험이 굉장히 큰 충격을 가져왔다.

    일하던 곳에서 쫓겨난 경험…. 철밥통인 초등학교 교사에서 서울교육청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농성하는 처지로 바뀌게 되었다. 또 지난 2008년 마지막 날 복직을 촉구하는 내용의 노란 풍선을 시민들 나눠주다가, 경찰에 가로막히고 연행되기도 했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무엇이었는지, 제 안에 생각을 뒤바꿔놓은 경험들이었다.”

    "진보신당, 진심 가지고 로컬 정치 잘해야"

    박광철 = “20대 운동에 대한 3분의 느낌이 다른 것 같다.”

    혜원 = “저는 대학 졸업 뒤 발령받고 3년 동안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했다. 20 담론을 이야기하기에 위화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짓밟히면서 싸워나갈 동력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 한예종 학생 김주현 씨 (사진=손기영 기자)

    양승훈 = “20대 문제를 위해, 진보신당에 바라는 것이 있으면?”

    단편선 = “진보신당이 크려면, 진심을 가지고 ‘로컬 정치’를 잘해야 한다. 진보 정당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진보신당이 지금 로컬 정치를 잘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회의적이다.

    20대 문제 해결을 위한 답은 지역밖에 없다. 특정 공간에서 실무적인 연대를 만들고 협력해야 한다.

    양승훈 = “개인적으로 홍대 두리반에서 열린 ‘파티51+’는 새로운 양상의 운동이라고 본다.”

    혜원 = “기존 운동권 문화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내가 즐기는 문화가 있는데, 꼭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것은 ‘폭력’ 같았다. 그동안의 운동방식은 ‘즐거움’을 경계했던 것 같다. 기존의 운동권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해직교사들 출근투쟁은 학교 앞에서 대치하는 등의 ‘엄숙한’ 방식과 분위기로 이뤄졌는데, 예전에 나다운 투쟁을 하고 싶어 ‘랄랄라 투쟁’을 벌인 적이 있다. 교문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아이들과 함께 놀듯이 재미있게 투쟁하는 방식이었다.”

    "엄숙함보다 랄랄라 투쟁을"

    박광철 = “운동은 단순히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 재미있게 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제도화를 위한 싸움, 물리적인 싸움을 위해 조직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는가.”

    김주현 = “참여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재미있게, 새롭게 운동을 해보려는 시도는 있다. 하지만 투쟁을 하다가 안 되면, 삭발을 하고 점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갈등의 지점이 생긴다. 힘들어지는 시기, 폭력적인 상황을 대면하는 지점이 있다.

    저도 한예종 사태를 겪으면서 투쟁을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재미를 만들어갈 필요는 있지만, 운동은 재미있을 수만은 없다.”

    혜원 = “해직 교사로서 전교조의 힘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저도 홍대 두리반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에 결합하고 있다. 두리반에서 활동하면 ‘운동이 분노의 에너지만 점철되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오래갈 수 없는데, 즐거움의 에너지는 이를 상승시키면 힘든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지만, 두리반에서 활동하면 재미있다.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나누며, 투쟁의 에너지를 높이는 중이다.”

    양승훈 = “조직이 없이는 거대한 싸움을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느냐.”

       
      ▲좌담 말미에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가 현장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다 (사진=손기영 기자) 

    "정당 등 조직의 힘 필요"

    박광철 = “홍대 두리반에서 투쟁하는 목적이 정당한 재협상을 위한 것인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 문제를 알릴 때 협상테이블도 만들어지는 게 아니겠는가. 그것 자체도 즐거움이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인 힘들’이 필요하다.”

    양승훈 = “20대 운동에 있어, 진보정당이 필요하지 않는가?”

    김주현 = “저는 운동에 있어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즐거운 경험’만으로는 실무적인 움직임을 끝까지 끌어갈 수 없다. 결국 정당 등 조직의 힘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광철 = “정당은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다. 한예종, 두리반에서 투쟁하는 이들은 평생 싸움을 가져갈 수 없지 않는가. ‘판’을 끝낼 수 있게 지속적인 활동하는 건 정당이다.”

    혜원 = “정당정치를 20대 담론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지 않는다. 새로운 의제 끌고 가야 하는데, 이것을 정당정치에 포섭시키지 않으면 좋겠다.”

    (노회찬 후보 좌담 참석)

    양승훈 = “진보신당은 20대에게 무엇인가? 또 20대를 위한 당의 역할을 밝혀 달라.”

       
      ▲ 노회찬 후보 (사진=손기영 기자)

    노회찬 = “진보신당은 대한민국 존재하는 정당 중 20대들의 문제의식에 가장 가깝다. 그동안에 진보적 의제 중 계승할 것과 혁신할 것을 가려내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운동이 필요하다"

    또 진보신당은 신생 정당이고 연령이 젊어, DNA적으로도 유사한 점이 있다. 20대들도 사회적인 약자인데, 진보신당도 지금 ‘정치적인 약자’이지 않는가.(웃음)

    당에 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를 만든다고 20대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생각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 20대는 당을 넘나들어도 된다고 본다.

    당원이 아니라고 문제가 있는 것처럼 봐서는 안 된다. 당원 아닌 사람들과 함께 해도, 당의 공식적인 지원이 갈 수 있어야 한다.

    20대 학생운동이 예전처럼 일사분란하게 이뤄지지 않는데, 이럴 때 ‘작은 운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연세대 학생들이 학교 청소 아줌마들의 문제 해결에 나선 것처럼 구체적인 현안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만들면, 지속적인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이키 공장 아동 노동자를 생각하는 모임도 좋을 것 같다.

    홍대 두리반 투쟁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결합의 계기를 통해 만들어진 것들을 일회적으로 끝낼 이유가 없다면, ‘살’을 붙여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 운동은 구체적인 게 오히려 자연스럽고 추상적인 것은 경직된다는 생각이 든다.”

    "20대 문제의식과 가장 가까운 정당"

    김주현 = “여기 있는 사람들은 기존의 운동권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조직화, 그리고 자율적이며 즐거운 새로운 방식의 운동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조직적 운동과 자발적인 운동이 함께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노회찬 = 당원증, 당원번호만 능사가 아니다. 과거에는 맴버십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 같다. 당 조직에서 당원이 아닌 사람도 ‘나중에 당원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당원수가 많은 당보다, 그 당과 함께 사업이 많은 당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양승훈 = “20대 문제를 위해, 진보신당의 지원이 지금보다 후해져야 하지 않는가.(웃음)”

    노회찬 = “맞는 말이다. 당이 의례적인 ‘경직성 비용’을 줄여 20대들을 위한 사업에 그 돈을 써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당이 빨리 큰다. 또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부담 없이 당을 체험할 기회가 적었다. 그런 걸 극복해야 한다.

    진보정당이 돈이 없고 가난해서 그런지 방화벽처럼 생긴 출입문을 단 사무실도 있는데, 이를 안이 보이는 투명한 문으로 바꿔야 한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목적의식과 신념이 강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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