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대 구재단측 "진보신당 해산하라"
        2010년 05월 12일 06: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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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월 사학분쟁을 겪고 있는 조선대학교를 공립화하기 위해 “(광주)시립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에 대해 뒤늦게 항의하기 위해, ‘조선대 동창회’ 소속 인사로 자신을 밝힌 사람들이 12일 윤 후보 사무실에 들어와 이 공약을 “좌파 공약, 빨갱이 공약”이라며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진보신당이 기만 선동으로 광주 뒤흔들어"

    이들은 윤 후보 사무실에서 성명서를 통해 “조선대는 고 박철웅 설립자의 교육철학과 건학정신을 바탕으로 개교한 것이 분명한 사실이자, 해가 동쪽에서 뜨는 만고불변의 진리”라며 “그럼에도 윤 후보는 좌파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대학설립 주체를 왜곡하고 기만과 선동으로 다시 한 번 광주를 뒤흔들려 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 사무실을 항의방문한 조선대학교 동창회 관계자들(사진=윤난실 후보 선본)

    이들은 또 “진보계열의 좌파들은 기회만 있으면 국론을 분열시키고 선량한 국민을 기만함으로써 사회에 기생해 왔다”며 “촛불시위의 위기를 통해 좌파들의 행태를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윤 후보는 조선대 시립대학화라는 선거공약을 당장 철회하고, 망상과 욕심을 버리고 당당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윤 후보가 조선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에 대한 법적 조치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진보신당 해선을 청원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윤 후보의 사과와 진보신당의 해산을 촉구했다.

    진보신당은 이들의 주장이 박철웅 전 조선대 총장이 조선대학교를 설립한 것에 근거한 얘기지만, 이는 최초 전남 도민들의 모급으로 건립된 조선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신당 측은 “민립대 설립 당시 박철웅씨가 이사장이 된 후 재단을 사유화시켜 조선대를 자기 것인 양 운영해오다 학내 민주화 투쟁으로 물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교직원 구보시켰던 대학

    김상봉 전남대 교수는 12일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조선대 박철웅 총장의 명성을 광주에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의 대학생이던 나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교직원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군인들처럼 구보를 시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조선대 철학과에 재직하던 이 아무개 교수가 그런 총장에게 대들었던 모양인데, 총장이 들고 있던 지팡이로 때리려 하자 철학교수가 지지 않고 맞서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고, 결국 그 교수는 사표를 내던지고 호주론가 이민을 가버렸다”며 당시의 대학 상황을 회고했다.

    김 교수는 “80년 5월3일 조선대 학생들이 박철웅 총장을 감금한 사건이 있었는데 오죽하면 학생들이 총장을 감금했겠는가?”라며 “감금된 박철웅씨는 광주의 건달들을 동원해 풀려날 수 있었는데, 역사는 오묘한 것이어서 며칠 뒤 그렇게 부딪쳤던 학생들과 광주의 건달들이 같이 총을 들고 계엄군과 싸우게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선대는 1988년 박 총장이 결국 물러난 이후 임시이사 체제 형태를 유지하면서 구재단과 총동창회, 총학생회 등 조선대 내 구성원들 간의 학내 정상화 싸움이 이어져 왔으며, 지난해 말 정이사 9명 중 7명이 선임되면서 차츰 정상화 수순을 밟는 듯했다.

    그런데 교과부가 지난 3월 결원이사 2명에 대해 박 전 총장의 아들 박성섭씨가 추천한 정순영 이사와 박 전 총장의 딸을 이사로 선임하면서 이들의 경영일선 복귀를 반대하는 조선대 내 다른 이사들과, 총동창회 등과 갈등이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시립대 전환 필요"

    이때 윤 후보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공약으로 ‘조선대 시립대화’를 공약으로 내건 것이다. 윤 후보는 당시 “광주전남 시도민의 정성과 참여로 세워진 조선대를 온전하게 광주시민들에게 돌리는 것만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며 “조선대 정상화와 지역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조선대를 빠른 시일 내에 광주시립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박 총장 측 입장을 대변해 오던 ‘조선대 동창회’가 윤 후보를 전격 항의 방문한 것이다. 조선대 동창회 측은 이에 앞서 ‘조선대 신ㆍ구 경영진 갈등서 현 경영진 판정승’ 제하의 기사를 작성한 연합뉴스 광주본부 측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윤난실 후보는 이번 항의 방문에 대해 “박철웅 일가 쪽 사람들이 광주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자성’을 해도 부족한데, 오히려 박철웅 일가쪽 사람들이 ‘재기’를 도모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럴 때일수록 조선대의 시립대 전환을 통해 조선대를 국공립대 등록금 수준으로 맞추고, ‘광주 발전’을 위한 거점 대학으로 조선대를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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