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지지율 폭락 충격 왜?
    2010년 05월 12일 01: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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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심상치 않다. 출마선언 이후 최대 15%까지 상승한 바 있던 노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해 1%대까지 추락한 것이다. 노 후보 개인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방선거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길 원했던 진보신당으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상황이다.

출마선언 이후 하락세 가속

노 후보는 출마선언 전인 지난해 6월 <시사IN>-‘리얼미터’여론조사에서 15.6%를 기록했고, 지난해 8월 정치컨설팅 ‘초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3.5%를 기록했다. 3자 가상대결 구도이긴 했지만 선거의 ‘변수’로서 작용할만한 지지율 추이였고, 당시 노회찬 후보 캠프 쪽에서는 ‘삼성 X-파일 항소심 무죄’ 이후 20% 지지율도 노리고 있었다.

   
  ▲ 사진=노회찬의 공감로그

그러나 이후 노 후보의 지지율은 점차 하락세를 거듭했고 출마선언 이후, 오히려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노 후보는 지난 2월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 3%를 기록한 바 있고, 지난 4월 ‘리서치뷰’의 여론조사에서는 7.9%를 기록하며 ‘반등’ 기미를 보였으나, 지난 10일 <한겨레>여론조사에서는 2.6%, 11일 ‘리얼미터’여론조사에서는 1.2%까지 추락한 것이다.

이는 우선 이번 선거를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단일화 구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단일화에 밀려 김문수 도지사에 책임있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듯, ‘정책’이 단일화에 밀려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데다, 야권 후보 간에도 후보단일화 명분에 밀려 선명성과 차별성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

김용신 진보신당 기획실장은 “이번 선거가 2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책-공약 쟁점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며 “단일화 등 선거구도 이슈 외에는 후보별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도 쉽지 않아 진보신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까지 단일화로 인해 후보구도가 정확히 나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 역시 한명숙 후보와의 ‘민주대연합’ 단일화 프레임이 노 대표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연합의 대상이었던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서 ‘진보연합’이 설 자리가 없어진 상태다.

한명숙 검찰조사, 천안함 영향

김종철 노회찬 후보 대변인은 “두 개의 큰 악재가 있는데, 하나는 한명숙 후보에 대한 검찰의 조사로 이번 선거 초기부터 이명박 대 노무현이란 구도가 짜여져,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구여권 동정론으로 이어졌다는 것과, 한참 한 후보와의 선명성을 드러낼 시점에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구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후보등록 이전 역시 정책보다 구도가 주요 관심사였지만, 당시 노 후보는 10%를 오가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신당이 ‘5+4협상회의’에 참가하는 등 스스로 구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진보의 선명성을 강조할 만한 선거전략의 부재 역시 노 후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5+4협상회의’에 들어갈 때부터 사실상 여론에 끌려 다닌 면이 있었다”며 “진보신당이 빨리 이를 정리하고 독자노선을 고수했어야 하는데 결국 스스로 ‘민주대연합’ 프레임에 갇혀버린 꼴이 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지율 추락 현상에도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노 후보 측은 ‘TV토론’ 등을 바탕으로 차별성을 부각하려 했지만 최근 각 공중파 방송에서는 여론조사 기준을 앞세우며 노 후보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진보신당의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정책과 가치를 전달할 방법이 없다”며 “TV토론을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만만치 않게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보정당은 가치와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봉쇄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토론회를 대체할 만한 방법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개인 탁월성으로 벗어날 수 없는 문제

김용신 기획실장은 “불합리한 기준으로 진보신당을 TV토론에서 배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를 바꿔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TV토론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아이디어 수준의 대응방법”이 있다고 말하며 “상황에 맞춰 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묘안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민주당 측이 주장하는 견제론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상황에서 1대 1 구도 이외의 후보들은 의미가 없어진다”며 “게다가 견제론에 공감하는 유권자들은 진보신당이 (야권연대에 보이는)행동에 대해 ‘좌충우돌’한다는 인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은 현재의 여야구도에서 야당 쪽의 차별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열로 양당의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회찬 후보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은 ‘국회의원감’으로서는 인정을 하지만 ‘시장후보감’으로서는 신뢰하지 못한다”며 “국민들은 행정을 하는 자치단체들을 선택할 때 ‘통합’과 ‘안정’을 고려하는데 노 후보는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 정치인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서울시장에 나간다면 이미지 포지셔닝을 다시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홍 소장은 또 “현재 노 후보나 진보신당으로서는 길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대권후보 정도가 되어야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노 후보도 그렇고 진보신당도, 민주당도 그럴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권자들로서는 민주노동당이 ‘통 크게’ 결단을 했는데 진보신당이 자당에 유리한 울산 선거에서는 단일화에 나서면서 불리하면 안 한다는 인식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길이 안 보이는 상황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노 후보뿐 아니라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대연합’의 결과”라며 “‘민주대연합’이라는 것이 최악을 피하기 위한 ‘될 만한 후보 밀어주기’이다 보니 비교적 작은 정당의 약한 후보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신당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분당의 이유와 왜 진보신당이 존재해야 하는지 유권자들에게 알리지 못했다”며 “노회찬-심상정이 개인의 탁월함으로 커버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신당 후보들이 왜 나왔는지 이유도 분명하지 않고 특별한 전략도 없어 보이며, 반MB연합에 대한 입장도 분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번 선거는 정말 알 수 없다”며 “여야를 떠나 후보들이 왜 나왔는지 유권자들에게 설명하지 않고 그들과 상관없이 단일화, 연합 등의 얘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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