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근면위 타임오프 한도 수용
By 나난
    2010년 05월 11일 07: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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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지난 1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노조 전임자 유급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난 1일 열린 노사정 대화에서 제안된 특례조항을 통한 사업장 특성별 가중치 적용 논의 및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에 대한 2년간 임금 지급 등의 후속조치에도 합의했다.

정부와 한국노총, 경총, 대한상의 등 노사정 참가단체들은 사업장 특성 반영과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 임금 지급 등에 대한 합의문을 작성하고 "성숙된 노사관계로 진일보하기 위해 제도의 도입부터 정착까지 모두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지만, 장석춘 위원장 등 지도부가 사퇴의 뜻을 밝힌 상태이어서, 이를 둘러싸고 당분간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노총은 지난 4일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 의결에 반대의 뜻을 밝히며 대정부투쟁 입장을 밝힌 바 있다.(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한국노총은 11일 오후 3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전날 노동부, 경총, 대한상의 등이 참여한 노사정 긴급대화에서 제안된 후속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며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 의결을 수용하기로 했다.

정부 "우린 부담할 수 없다"

후속안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의 임금 지급은 노사정위원회의 협의체 즉,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마련된 기금을 한국노총이 전달받아 일정한 원칙과 기준으로 파견 전임자에 배분하는 형식이다. 아직 기금 마련의 구체적인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를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사용자 측에서 기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즉, 전임자의 임금을 회사 측이 지급할 수 없다는 노조법을 정부 스스로 어기며 편법에 의한 편법을 적용한 것이다. 단, 기금 조성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2년간만 임금이 지급된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 중앙과 산별노조 등에 파견된 전임자 133명 중 100여 명이 기금 마련을 통해 2년간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이들 중 단위 사업장 노조와 상급단체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30여 명은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를 적용받는다.

사업장 특성 즉, 지역적 분포, 교대제 근무, 종업원 수 등과 관련한 가중치 적용은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 고시시 특례조항을 둬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내용이다. 노동부는 장관 고시시 “사업장 특성 등을 감안해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경우 근면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특례조항으로 둘 예정이다.

노사정 4자는 합의문에서 "근면위가 심의 의결한 대로 시행하되, 노동부 장관이 면제한도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면제한도의 적정성 여부를 근면위에 심의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노동부가 선 시행 후 보완 입장을 주장해 온 상황에서 시행 후 사업장 특성을 반영한 가중치 적용을 재논의할 수 있다는 게 한국노총의 해석이다.

한국노총은 이 같은 안을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표결에 부쳤으며, 중앙집행위원 33명 중 찬성 18명, 반대 6명, 기권 9명이 나와 통과됐다. 장 위원장 등 지도부는 모두 기권했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4자 대화의 틀에서 논의된 후속조치와 지난 1일 의결된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는 그대로 이어간다.

지도부 5명 ‘또’ 사퇴 의사 밝혀

한편, 장 위원장 등 지도부 5명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에 중앙집행위원들은 “타임오프 한도를 둘러싸고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퇴는 안 된다”며 철회를 요구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강행할 경우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조합원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장 위원장 등 지도부는 중앙집행위원들의 의견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상태다. 장 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중앙집행위원에서도 “노총의 보편적인 기준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으나 중앙집행위원들의 만류에 사퇴 선언 2시간여 만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그간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 의결과 관련해 지도부 사퇴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날 공공노동조합연맹 소속 대의원들은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리는 한국노총 7층 대회의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장석춘 위원장이 호랑이를 잡기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갔지만, 한나라당사에서 타임오프에 합의해 주고 나왔다”며 “이번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는 한국노총이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날 오전 한국노총 사무처에 파견된 전임자 9명이 지도부와 만나 “파견자들의 개인적인 거취 문제로 굴욕적인 협상을 하지 마라”며 “현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도부 사퇴 선언 후 중앙집행위원들의 만류과정에서 산회했으며, 지도부는 아직 거취 문제를 확정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야합, 배신, 구걸"

한편 이날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야합과 배신, 구걸로 잠시의 구차한 생명을 연장할지는 모르겠으나 노동자의 자존심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송두리채 버리고 부당한 권력에 투항하는 한국노총은 곧 조합원의 외면과 국민적 지탄은 물론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제정신을 차려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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