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섭하자" vs "시간 낭비하는 일"
    By 나난
        2010년 05월 11일 02:33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원정투쟁 5일차(10일), 발레오 본사에 교섭을 요청한 날이다. 원정단은 지난 4월 28일 발레오 본사에 보냈던 교섭 요청 공문을 들고 “교섭하러 왔다. 들어가겠다”고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우람한 경비직원에게 공문을 내밀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경비직원들은 사실을 확인해 보겠다고 성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원정단이 재차 공문을 내밀며 들어가겠다고 하자 담당직원이 나오기로 했으니 잠시 기다리란다. 조금 있으니 인력개발부비서인 여성직원이 나왔다.

    원정단은 다시한번 교섭을 요청했던 공문을 보여주며 이미 10일전에 교섭을 요청했었고 발레오그룹에서 교섭을 안하겠다는 답변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교섭하러 온 교섭단이라고 설명했다.

    교섭촉구 및 인사담당 비서 면담

    그 여성직원은 공문을 들어다보며 “자신은 이런 공문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현재 그룹회장(자크 아셈부로이)은 자리에 없으며 그룹 인사담당 임원(슈메이커)은 휴가를 갔으며 5월 말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 발레오그룹 인력개발부 비서에게 교섭요청 공문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원정단.

    담당직원은 한국 공장은 이미 합법적으로 청산되었고 그것은 발레오그룹의 동북아본사(일본)에서 결정한 사항으로 자신들은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원정단은 “한국공장 청산에 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은 이곳 프랑스 본사에서 진행한 것이다. 어떠한 논의 과정도 없이 노사합의 사항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한국공장 청산 사태에 대해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발레오그룹 담당직원은 “당신들은 지난 번 1차 원정투쟁 때도 이미 청산 결정이 내려진 공장에 대해 재가동하라는 요구만 했다. 그런 당신들과 우리는 할 말이 없다”고 말하며 “당신들은 현재 되지 않을 일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정단은 “한국발레오공조 노동자 1백80명과 5백여 가족의 생존권과 미래는 발레오그룹이 일방적으로 공장 청산을 결정한 그 시간에 정지해 있으며, 그 순간 우리의 미래는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이 시간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정단은 또한 "청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간 합의없이 진행된 공장청산 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교섭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담당직원은 이런 우리의 메시지를 그룹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원정단은 매일 아침출투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술과 방식으로 우리의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CGT 금속연맹 자동차분과책임자 미쉘과의 간담회

    밤 8시, 프랑스노동총동맹(CGT) 금속연맹 미쉘 자동차분과장과의 간담회가 CGT금속연맹 회의실에서 이루어졌다. 미쉘은 현재 프랑스 상황도 만만치 않다고 전하며 현재 한국발레오 상황이 어떤지 궁금해하며 이번 3차 원정투쟁의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들을 물어왔다.

    원정단은 현재 한국발레오의 상황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이는 지난 5월 6일 원정단 일부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려진 것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고 전하며 한국의 주요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CGT건물앞에서 미쉘과 원정단기념촬영

    이날 간담회에서 미쉘은 원정단에게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스페인 세밀리아에서 개최되는 유럽금속노련회의에 원정단이 참여해 줄 것”을 주문했다. 미쉘은 또 자신이 “지난 4월 27일, 자신이 발레오유럽 종업원평의회에서 한국발레오공조의 투쟁을 지지 엄호하는 결의를 모아낸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발레오그룹 인사노무 임원인 슈메이커가 이후에 이들을 만나 자신은 한국의 발레오공조 노동자들과 여러 차례 직접 교섭을 시도했지만 한국발레오 노동자들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거짓말하고 있다”며 “원정단이 이들을 직접 만나 현재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 회의에는 “CGT 금속 국제담당 크리스티앙 및 독일금속(IG Metal)의 주요 지도자들이 참여하며 이곳에서 발레오의 상황이 공유되고 연대를 끌어낼 수 있다면 실제로 발레오그룹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회의에는 “발레오 유럽종업원평의회 의장 및 간부들이 모두 참여하며 이들은 현재 우리가 요구하는 직접교섭을 성사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만나 조직하는 것이 우리 원정단이 해야 할 가장 급선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원정단의 김성상 금속노조 국제국장과 김정희 충남지부 교육부장이 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이번 회의가 중요한 만큼 현지에서 배포될 선전물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발레오공조의 이대우 조합원은 본사 앞 출투 및 선전전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 이 글은 지난 6일 프랑스 원정투쟁에 나선 충남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이 직접 써서 메일로 보내 온 ‘프랑스 원정투쟁 소식’입니다. 금속노조의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에도 실렸습니다.(http://www.ilabor.org/)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