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감시!…'빅 브라더' 된 엄마들
"보육 공간을 우범지대화하는 시각"
    2010년 05월 04일 0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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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는 쌤 어린이집에 달았다는데 수업 중에 계속 전화온다네요 ㅡ.ㅡ;;
엄마들 참견 더하고 선생님들 스트레스 장난 아니었다면서 그엄마 직장 사무실에도 CCTV 달아서 사장님이 감시해봐야 그 엄마들 교사 마음 이해하지, 안 그럼 절대로 이해 못할거라고 하던데…

저 같아도 그런 원있음 못갈 거 같아요 내가 아무리 잘 해도 일단 모니터 앞에 앉으면 자기 애한테 어떻게 하나 의심부터하고 들여다볼 게 뻔하니까요..“

"빅 브라더 된 엄마들"

“저희 원에도 달았는데… 정말 힘듭니다. 여태 쌓은 신뢰감을 아이피티비라는 기계로 불신하며 살고 싶진 않습니다… 선생님도 나도 서로 의심하며 산다면 과연 울 아이에게 남는 건 뭘까요? 교사도 인권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빠들도 회사에서 IPTV로 애들 본다던데…회사에서 사장도 보고 부장도 보고 직원들 죄다 몰려 들어 쳐다보며 한 마디씩 한다더라구요… 목소리도 들리니 ‘선생 목소리가 날카롭다, 저 앤 왜 안 챙기냐… 밥이 많다 적다… 옷차림이 왜 저러냐… 장난감 정리를 애들을 시킨다..’ 등. 어린이집 생활이 거기서 거긴데…"

지난 3월 31일부터 유아교육 전문사이트인 ‘키드키즈’ 이야기마당에 올라온 IPTV 설치에 따른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피해사례들이다. 이 사이트에는 5월 3일 현재까지 총 55건의 글이 올라왔는데, IPTV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제공되는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이 시스템을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인증된 보육시설에 도입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시스템이 어린이집에 도입되면, 내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보육교사와 원생들의 생활모습이 각 가정, 직장 등의 TV수상기 혹은, 핸드폰으로 실시간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안심보육’이라는 명목하에 지난해 4월 경 이 시스템을 무료로 설치, 지원하겠다며 각 자치구에 공문을 보내 신청을 받았다. 공공노조에 따르면, 3월까지 서울형 어린이집에 공급된 IPTV는 총 386개소에 달하며, 이는 전체 서울형 어린이집 1543개소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어린이집, IPTV 생중계 문제점 투성이

공공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IPTV사업이 ▲원아들과 보육교사에 대한 중대한 정보인권 침해라는 점 ▲최소한의 타당성 조사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안심보육’ 및 보육시설의 질적 향상이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이 사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심각한 것은 IPTV를 통해 취득되는 개인정보가 SK브로드밴드라는 민간사업자에 의해 관리된다는 점이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는 IPTV 운영이나 정보관리에 대해 어떤 규정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

고해상도의 영상과 오디오를 통해 원아들과 보육교사의 얼굴, 이름, 신체적 특징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민간사업자가 사업적인 목적으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울시의 IPTV 사업은 수집되는 개인정보의 주체인 아동과 그 부모의 동의 여부를 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사업을 SK브로드밴드라는 민간사업자에게 위탁하고 있다는 명분하에 개인정보 오남용과 유출을 방기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현행법은 사업자 규제를 위해 제정된것으로, 서울시는 법률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IPTV 사업이 현대판 ‘빅브라더’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슈페이퍼 ‘서울형 어린이집에 대한 4가지 의문’을 통해 “이 사업이 잠정적으로 보육의 공간을 우범지대화하면서 보육공간의 대상을 범죄자로 설정한 것이며, 실질적으로는 시설장의 보육교사에 대한 노동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사-아동 인권 침해

실제로 공공기관에서 CCTV를 통한 개인정보의 수집을 필요로 하는 경우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법’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이 법에는 공공기관의 장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 그 목적을 명확히 해야하고, 목적에 필요한 최소범위 안에서 수집하도록 돼 있다.

또한 정보보호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보관리의 책임관계 또한 명확히 해야한다. 아울러 개인정보의 수집 활동등 개인정보의 취급 사항을 공개하고, 처리정보의 열람청구권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서울시는 이 사항 역시 민간사업자에게 책임을 넘기고, 자신들의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

제갈 연구위원은 IPTV사업이 현행 아동복지법 역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복지법 제9조2에 따르면 아동보호구역에서의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등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는 유괴 등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시설의 주변구역을 아동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하거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민감하고 중대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문제이면서도, 사회적 합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제갈 연구위원은 “이렇게 다각적인 측면에서 합의가 요첨됨에도 불구하고 공청회도 거치지 않았다”며 “각 구청의 인센티브 사업으로까지 강행되면서 국공립시설의 강제적 신청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가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관할 어린이집에 하달한 공문에는 ‘국공립은 다 신청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결과 국공립보육시설의 IPTV 신청률은 46.3%에 달하는데 민간보육시설은 10%에 불과하다. 심선혜 분과장은 이와 관련 “당초 민간보육시설의 질을 높이겠다는 사업취 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어린이집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심선혜 공공노조 보육분과장은 “서울시는 IPTV시스템 도입에 있어 교사와 시설장이 동의하는 어린이집에만 설치하는 ‘자율 설치’원칙을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서울시가 행정력을 바탕으로 자치구에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자치구에 IPTV 설치 사업과 관련되 공문을 최소한 8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 됐다. 또 지난해 7월 서울시가 자치구에 내려보낸 공문에 따르면 IPTV 설치 신청현황을 일람하여 자치구간에 실적경쟁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자치구의 보육시설에 대한 IPTV 설치 종용도 그 강도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 종로구청의 경우 ‘어린이집 평가내용 및 배점기준표(총 100점)’에서 ‘IPTV 설치, 운영실적’에 25점을 배정했다.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사실상 교사의 합의는 매우 형식적이고 시설장의 의지대로 IPTV설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노조 보육분과, 진보신당 서울시당, 진보네트워크센터는 3일 오전 11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형 어린이집 IPTV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가인권위에 ‘어린이집 IPTV 인권침해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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