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던 대공장노조 "투쟁으로 돌파"
By 나난
    2010년 05월 04일 05: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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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이하 근면위)가 지난 5월 1일 노조 전임자의 유급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최소 0.5명에서 최대 24명으로 결정함에 따라 대규모 사업장의 전임자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민주노총의 완성차 노조는 물론 한국노총의 금융노조 등이 반발하는 이유 역시 이 같은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가 실현될 경우 현재 전임자 수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4월부터 4만5천여 명의 조합원을 전임자 24명이 관리해야 한다. 각각 3만여 명과 1만여 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기아차와 GM대우차 역시 당장 올해부터 각각 19명과 14명으로 완전 전임자를 줄여야 한다.

   
  ▲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근면위 노조 전임자 유급근로시간면제 한도 결정에 대해 "원천무효"를 주장했다.(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타임오프 한도상 2012년부터 24명의 전임자마저 18명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울산, 아산, 전주, 남양연구소, 모비스, 판매, 정비 등으로 조직이 나눠진 현대차의 경우 18명의 전임자로는 조직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차 2012년부터 전임자 12명

판매와 정비의 경우만도 각각 약 7,000여 명과 2,700여 명의 조합원이 시도 단위로 20곳과 23곳으로 나눠져 있다. 결국 한 조직당 최소 1명의 전임자 또는 전임자가 전혀 없는 곳도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합원 2만1천여 명이 소속된 KB국민은행은 16명으로, 농협중앙회는 14명으로 전임자가 각각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다.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의 경우 295명의 전임자를 162명으로 약 45% 감축해야 한다.

이에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노조활동인 교섭, 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의 활동 역시 축소될 수 있다"며 현 전임자 수의 인정과 함께 전임자 수 및 활동범위를 노사자율로 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4일 산하 노조인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짧게는 20년 길게는 50년 역사 동안 ‘노사자율’로 정해왔던 노조 전임자와 전임자의 활동 범위를 엉터리 실태조사를 토대로 억지로 줄여놓고자 한다”며 “타임오프 제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만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부지부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 관철됐다”며 “근면위가 노조에 근심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노사자율 관행을 깨고 법을 뛰어넘는 편법으로 노사관계를 정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 부지부장은 “회사 측도 조직 관리에만 수천 명을 사용하는데 4만 5천여 명의 조합원 즉, 노동조합을 관리하는데 24명만을 사용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기본적인 노조활동조차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기본권 사수 투쟁

송성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부지부장은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에 의하면) 현재 단체교섭위원의 수보다도 적은 전임자로 노조를 운영해야 한다”며 “5월부터 진행되는 임단협에서 노조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표결처리 안이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될 경우 노사 간 극심한 힘의 불균형에 따른 노사관계 파탄은 물론 노동조합 활동의 전반적인 위축 등 심각한 폐해가 예상된다”며 타임오프 한도 전면 재개정을 요구했다.

노동계는 “투쟁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두희 금속노조 GM대우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어떤 투쟁을 감수하더라도 깨쳐 나갈 것”이라며 “이후 발생하는 노사관계 파행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향후 금속노조 투쟁을 노조가 받아 안고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근면위의 타임오프 발표 전까지 현장에서는 ‘설마 그렇게까지 가겠느냐’는 생각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라며 “노동기본권 사수를 위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오늘부터 중앙교섭과 집단교섭이 병행된다”며 “6월 안에 해결되지 않으면 최대한 투쟁을 앞당겨 임단투 종결시점인 7~8월까지 투쟁을 이어가며 뜻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 소속 금융노조 역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폐기를 해서라도 타임오프 원천 무효 및 국회 재논의를 펼쳐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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