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냐 진보냐, 혼란스런 '대연합'
민노 "반MB 비판은 한나라 2중대"
    2010년 05월 02일 06: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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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2일 예정된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권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이번 지방선거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들의 ‘연대연합’ 논의가 어느때보다도 활발하다. 

그러나 ‘5+4’협상 등 중앙차원의 논의는 무산됐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는 여전히 연대연합을 둘러싼 다양하고 복잡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레디앙>은 투표 한 달을 앞두고 광역단체별 선거판도와 연대연합 논의를 정리하고 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연재를 기획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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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정치의 중심이다. 1천만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지역색이 얕아 서울을 탈환하는 정치세력은 곧 집권으로 이어졌다. 서울은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열린우리당이 차지했으나, 이후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넘어간 상황이다.

한나라 왕국 서울, 야권 도전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을 비롯, 25개 구청장, 시의원을 석권했으며, 366석의 기초의원 중에서도 233석을 차지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서울에서 53.23%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48석 중 40석을 차지했다.

현재 서울은 재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예비후보가 40~5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선권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30일 원희룡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나경원 예비후보가 오 시장의 대항마로 강력한 도전장을 내고 있으며, 이들은 김충환 예비후보와 함께 3일, 당내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민주당에서는 ‘뇌물수수’ 무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민주당 예비후보가 21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오세훈 후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으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계안 예비후보는 한명숙 후보와 당내 경선을 통해 역전승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6일 예정된 민주당 경선은 TV토론을 둘러싼 한 후보와 이 후보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또한 자유선진당에서 지상욱 대변인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시켰으며,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상규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현재 판세는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 그리고 ‘다크 호스’로서의 노회찬 후보의 3파전으로 예상된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지지율은 대체로 오 후보가 40% 중후반대, 한 후보가 30% 초중반 대, 노 후보가 5~10%, 이상규 후보가 1~3%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노회찬 변수

한 후보의 경우 지난달 9일, ‘뇌물수수’와 관련한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언되며 검찰의 무리한 ‘정치기소’가 도마에 올라 지지율이 크게 상승해 한 때, 단일후보로서의 대결에서 오 시장을 앞서기도 했지만, 현재 여론은 다시 수그러든 상황이다.

<시사IN>이 지난달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가 49.5%, 한명숙 후보가 30.8%, 노회찬 후보가 5.9%, 이상규 후보가 0.8%를 얻었다.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4자 대결의 경우 오 후보는 46.8%, 한 후보 29.1%, 노 후보 5.3%, 이 후보가 0.9% 순으로 지지를 받았다.

한명숙 후보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경우에도 ‘한길리서치’ 조사 결과 오세훈 48.1%, 한명숙 33.4%, 부동층 14.1%로 나타났다. 하지만 타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오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 혹은 지지율 역전의 기록도 남아있기 때문에, 단일화의 경우 선거판세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수는 ‘노회찬’이다. 진보신당이 ‘5+4 협상회의’에서 탈퇴한 이후 노 후보 측은 ‘독자노선’을 천명하고 선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단일화를 해도 ‘어떤 단일화’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정책과 이념이 다른 정당 간 단일화가 쉽게 되겠는가”라며 독자노선을 강조했다.

노회찬 후보 역시 각종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이)야권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패배한다는 이야기는 제 1야당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신의 힘으로 이기기 어려우면, 반성하고 더 잘 뛰어보려 노력 해야지, 옆에 있는 가난한 집 재산까지 다 빼앗아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자체가 올바른 대응 처세가 아니”라며 ‘단일화’를 강조하는 민주당을 일갈하기도 했다.  

민주-진보연합, 민노당의 진심은?

서울의 경우 주목되는 것은 ‘민주대연합’ 논의에 맞서 ‘진보연합’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부분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 야3당과 서울시 노동조합들로 구성된 3+1의 ‘진보서울 연석회의’는 지난달 6일 “후보단일화를 위한 노력과 이를 위한 세부논의를 진행”키로 합의 하며 진보진영 간 선거연대 논의의 불을 지핀 바 있다.

연석회의는 한 때 민주노동당이 ‘진보연합’을 ‘반MB연대’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다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이 연석회의 합의문을 받아들여 3일, 공동 선거강령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2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반MB연합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밝히고 나서, 서울지역에서 진보연합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3일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공동 선거강령만 밝히고 이미 합의된 단일후보 발표를 연기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석회의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이 합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단일후보를 발표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단일후보를 조정해 발표하자는 입장이어서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서울시장 단일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1차 합의문을 통해 밝혔기 때문에 진보진영간 단일화의 분위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2일, 민주노동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최근에 반MB연대는 묻지마 연대라고 하는 불순한 이야기가 대한민국 정가에서 돈다”며 “4대강 연대, 무상급식 연대 역시 반MB 연대”라며 ‘반MB연대’의 틀을 가져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MB 폄훼는 한나라 2중대?

또한 이 후보는 “반MB연대를 폄훼하는 발언들이 횡행하는데 그 자들 역시 한나라당 2중대고, MB 독재 연장을 도와주는 세력이라고 규정하겠다”며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MB 독재를 도와주는 모든 세력을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진보신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과 서울시당의 이 같은 방침과 일련의 발언은, 진보대통합을 지방선거 이전에 약속하라고 밀어붙이던 그 동안의 태도와는 모순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그 동안의 진보대통합 주장의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현재 서울지역에서의 야권단일화 논의는 ‘민주대연합’은 진보신당 측의 거부로, ‘진보연합’은 민주노동당 측의 반MB노선으로 혼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서울 지방독재권력 심판”이라는 현실적 필요성에 야당들이 동의하고 있는데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지지율 추이에 따라 극적 단일화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일화의 ‘변수’로 꼽히는 노회찬 후보 역시 “아직 마라톤 출발선상에 서있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열심히 뛰겠지만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서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어놓고 생각해놓고 볼 수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닫아놓지 않았다.

결국 범 야권 후보들의 여론 지지도,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지를 획득하는데 성공한 후보들 간의 ‘정치 협상’ 여부와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여질 메뉴 등이 야권 후보의 최종 단일화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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