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을 이기는 방법
        2010년 05월 03일 12: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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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사태가 벌써 한 달을 넘기고 있네요. 침몰 원인을 두고 갖가지 주장과 추측이 난무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정치적인 곳으로 넘어가는 듯합니다. 그러는 동안 유족들의 아픔은 깊어져만 갑니다. 저도 사망자들의 프로필과 사진을 보면서 한참을 울었는데 유족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원인 규명과는 별도로 빨리 장례와 보상절차를 마무리 했으면 합니다. 이제는 유족들도 마음을 추슬러야할 것 같습니다. 혈육을 잃은 슬픔이야 평생 안고 가는 것이지만 격한 감정이 길어지면 혹 병이 깊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슬픔이 ‘폐’를 상하게 한다

    며칠전 남편을 여윈 칠순 할머니가 몹시 슬퍼하다 5일뒤에 숨을 거두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원래 지병이 있던 분이라고 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슬픔 때문에 돌아가셨으리라는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지요. 이렇듯 격한 감정은 사람을 상하게 합니다. 특히 분노와 슬픔은 매우 빨리, 그리고 치명적으로 오장(五臟)을 상하게 합니다. 분노는 간을 상하게 하고 슬픔은 폐를 상하게 합니다.

       
      ▲ 오열하는 천안함 희생자의 한 유가족

    몇 년 전에 희극배우 이주일씨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잖아요. 그 분이 폐암 진단을 받고선 “담배 때문에 내가 폐암에 걸렸다. 여러분들은 금연하시라.” 그렇게 홍보를 하셨는데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얼마전 돌아가신 법정 스님도 폐암 말기라고 하셨죠. 주위를 돌아보면 담배와 아무 관련없이 폐암으로 돌아가시는 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주일씨의 경우 돌아가시기 몇 년 전에 외아들을 사고로 잃었습니다. 그 슬픔이 폐를 상하게 해서 병을 만든거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50대 후반의 어떤 아주머니는 남편이 돌아가신 그해 폐암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받다가 말기가 다 돼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항암치료와 침치료를 번갈아 받아오다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이렇듯 폐를 상하게 하는 슬픔은 주로 가족을 잃은 슬픔입니다.

    그러면 천안함 유가족들이 병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으니 한번 들어보시지요.

    오지상승치법

    어느 집안의 젊고 예쁜 따님이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습니다. 얼굴이 초췌해지고 핏기가 없어 꼭 죽은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아버지도 걱정이 되어 죽을 지경인데 누가 묘안을 내서 광대패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광대의 재주를 지켜보던 이 처자가 홀연 자지러지듯 웃었습니다. 한참을 웃고 난 처자는 화색이 돌면서 다시 밥술을 뜨게 되었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중국의 어느 왕이 부왕의 죽음을 너무 너무 슬퍼하여 식음을 전폐하였습니다. 배가 불러오르고 숨이 막혀 죽게 생겼는데 어느 신하가 명의를 추천하였습니다. 명의가 말했습니다. “제가 병은 치료할 수 있으나 화를 입을까 두렵습니다. 제가 어떤 짓을 해도 죽이지 않겠다고 약조하시겠습니까?” 왕은 그러마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자 명의는 왕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참고 듣던 왕도 계속 되는 욕설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변해갔습니다. 순간 명의는 심한 욕설과 함께 있는 힘을 다해 왕의 뺨을 후려쳤습니다. 왕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 몸을 부르르 떨더니 별안간 시커먼 피를 한 바가지나 토해내었습니다. 그러자 왕의 가슴과 배를 짓누르던 덩어리가 가라앉고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왕은 병이 낫게 되자 곧바로 신하를 시켜 명의를 능지처참하였답니다.)

    이렇게 다른 감정을 일으켜 병을 만드는 감정을 치료하는 것을 오지상승치법(五志相勝治法)이라 합니다. 다섯 가지 감정이 서로 제어하는 성질을 이용해 치료한다는 뜻인데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선 오행(五行)이라는 패러다임(논리틀)을 불러와야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얘, 오행(五行)아! 오행(五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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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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