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회 대신 새마을운동 협의회로?
        2010년 04월 29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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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이하 행개특위)는 광역시 기초의회, 즉 구의회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로 넘겼다. ‘여야합의’를 거친 만큼 6월 임시국회에서 본의회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대로 국회통과가 그리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특별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특별법에 대한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vs 행정 효율성

    이번 특별법에 반대하는 쪽은 구의회 폐지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는 점과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반면 구의회폐지안을 마련한 행개특위의 입장은 국가경쟁력과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행정체계를 간편화해야 할 당위성을 앞세우고 있다.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 대 행정 효율성’의 싸움인 것이다. 물론 행개특위는 이번 특별법이 통과된다 해도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자치체계의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광역의회의원을 확대하여 구정위원회를 구성, 구청장과 이들이 구 예산과 구에서 제정한 규칙안 등을 심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광역의원이 구의정까지 ‘겸업’한다면 예산과 사업시행에 대한 견제와 검증 기능이 축소될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행개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28일 아침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는 관점의 문제로서, 이번 특별법이 통과되면 주민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주민 자치가 강화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내세운 주민자치 강화의 대안은 ‘읍·면·동 자치회’다.

    아직 법사위에 상정된 특별법안이 공개되지 않아 허태열 의원의 구상이 정확히 반영되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래 표를 참고로 대강의 내용은 알 수 있다.

    그가 내놓은 안에 따르면 읍·면·동 자치회는 읍·면·동의 통·이장이 중심이 되는 자치위원을 구성한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 읍·면·동의 장이 통·이장을 임명하고 있는 현실에서 실질적인 주민의 의사를 반영한 자치회 구성이 가능할지 의문일 수밖에 없다.

    자치조직을 법인화?

    자치조직을 법인화하겠다는 발상도 놀랍지만, 이 안대로 실행된다면 읍·면·동 자치회의 업무는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서비스 기구로서의 주민자치센터와 자치단체단체의 장에 대한 주민감시기구로서의 지방의회를 어떻게 대체할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자치규약 제정과 자치회 구성과 관련한 그의 이러한 구상은 마치 박정희 정권기 새마을운동협의회를 연상케 한다. 박정희 정권은 내무부가 주도하여 지방행정을 새마을운동(조직)과 직접적으로 연계시켜 주민자치·마을자치를 독려하면서도 중앙행정체계의 효율적인 작동을 위한 동원조직으로 마을조직을 활용했다.

       
      ▲ 출처=행개특위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 p.67

    민주주의란 좀 시끄럽고 비용도 많이 드는 체제이자 제도이다. 효율성의 논리대로 하면 정치는 매우 거추장스럽고 때로는 불필요한 장치일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비용·저효율의 대명사는 국회이지 않은가. 얼마 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국회의원 당선무효 기준을 현행 벌금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하는 ‘현실화(?)’하는 개정추진의사를 밝혔다가 여론을 지탄을 받은 바도 있다.

    앞에 언급한 인터뷰 서두에서 허위원장은 “행정체계개편이 개헌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다”며 여야합의로 통과된 이번 특별법안의 의미를 자평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든 행정체계 개편보다 훨씬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국회개혁·정치개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내겐 의의라면 의의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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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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