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가톨릭 vs 개신교, 왜 그럴까?
    "젊은 교인들과 순복음교회가 열쇠"
        2010년 04월 28일 10: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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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훈 2.1연구소 소장은 27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종교간 전쟁이냐, 종교전쟁이냐’란 제목의 글을 통해 “4대강으로 인해 우리나라 종교에서도 ‘생명’이라는 키워드를 화두로, 종교의 생태적 전환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종교의 생태적 전환 고민 본격화

    우 소장은 이 글을 통해 4대강을 둘러싸고 불교와 가톨릭은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며 ‘투쟁’에 나선데 반해 개신교 쪽이 소극적이거나 찬성의 분위기가 많은 배경을 설명했다. 

    우 소장은 이 글을 통해 불교와 카톨릭의 경우 점차 생태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개신교의 경우 여전히 토건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교회 내 청년의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위기 상황을 맞은 것”이라고 예견했다.

       
      ▲우석훈 소장.  

    우 소장은 “불교는 봉은사에서 ‘불교생협’을 시작하는 등 가장 먼저 ‘생태적 전환’을 이루고 있다”며 “황우석 논쟁 등 생태적 전환에 (방해가 되었던)몇 가지 자잘한 사건은 있었지만 지금은 조계종 내부에서 생태적 전환이 중요한 키워드가 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의 경우에도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가톨릭에서의 생태적 전환이 본격적인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며 “주교회의가 어떻게 갈지, 차세대 추기경 구도가 어떻게 짜일지 봐야겠지만, 작년부터 올해까지 가톨릭의 흐름 중에 (생태적 전환에 유리한)우연한 일들도 겹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타운 하면서 주요 성당들도 꽤 철거했고, 그 와중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보상비를 제시하는 일들이 몇 번 생기면서 가톨릭 내에도 뉴타운 반대 분위기가 확 퍼졌다”며 “이런 몇 가지 우연이 가톨릭이 용산 사태를 종단 자체에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고, 그 기분 그대로 토건경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4대강까지 연결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교회, 대부분 장로-권사의 사조직

    반면 개신교의 경우 “90년대 이후 개척교회와 대형교회로 나뉘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개척교회들도)토건 교회인 경우가 많다”며 “한국 교회는 대형 교회 몇 개 빼고 사실상 장로, 권사들의 사조직에 불과하고 줄줄이 장로 대통령을 몇 번 배출하고 나니, 요즘은 장로들이 눈에 뵈는 게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종교들이 내부에서부터 생태적 전환에 대해 고민 하는데, 기독교(개신교) 혼자 ‘토건 교회’ 양상을 보이게 된다”며 “4대강에 즈음해 이런 기독교의 내부 갈등과 노선 갈등이 폭발 직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크게 보면, 강남 대형교회에는 건설회사 사장님들이나 친 건설 장로님들의 개인 놀이방 혹은 사랑방 같은 데라서, ‘4대강 찬송가’가 울려 퍼지고 작은 교회는 작은 건설사 정도로 역시 ‘4대강 찬송가’가 울려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 내 양상만 보면 4대강에 반대하는 10대, 20대 젊은 교인들이 그냥 교회를 그만두는 방식으로 대처를 하고, 좀 먹고 살만한 20대들은 교회를 결혼정보회사의 대용물로 활용하는 딱 그런 양상”이라며 “결국 키는, 10~20대 교인들과 순복음교회, 두 군데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몇 년간, 청년 교인들이 수치로 잡힐 만큼 줄어들고 있다”며 “‘4대강 찬송가’를 들으면서까지 교회 다니고 싶지 않다는 교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아예 교회를 안 나가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교인과 순복음교회가 열쇠

    혹은 “아쉽지만 가톨릭으로 많이 전환하는 것 같다”며 “불교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키 포인트인데 몇 년 전 육사 내에서 불교 생도가 기독교 생도 비율을 추월하는 사건이 벌어져 보수적 교인들이 충격을 받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후 기독교가 자성의 모습을 보이려나 했는데,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 되는 걸 보더니, 도로 예전으로 돌아갔다”며 “젊은 교인들이 빠져나가는 것이 지금 한국 기독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비상 사건이며 가톨릭으로 전환은 몰라도, 불교로 넘어가면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에서 도저히 참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 소장은 “대형교회들은 망하면 망해도 자기 손으로는 조금도 노선을 바꾸지 못한다”며 “오히려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것은 순복음교회로 적어도 한국 기독교의 미래에 대해, 즉 자기 교회가 아닌 기독교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건 순복음교회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형 교회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건설사와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생명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이게 거의 유일한 관전 포인트인 셈”이라며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건설사를 등에 업고, 또 5조원 털어주었다. 이걸 종교적 관점으로는 어떻게 볼지, 그게 이른바 ‘4대강 종교전쟁’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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