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노동자 "밥 먹다가도 대변 치워야"
By 나난
    2010년 04월 26일 09: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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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노동자들이 하루 24시간 주 6일 연속근무를 하면서도 100만 원이 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있는 데다 식사나 휴식에 필요한 공간은 물론 이에 필요한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노조 의료연대소분과(이하 의료연대)와 부설기관인 병원노동자희망터(이하 희망터)가 지난해 9월, 10월 두 달간에 걸쳐 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센텀병원의 간병노동자 2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간병노동자들은 임금을 50만 원 이상 100만 원 미만을 받은 경우가 54.2%로 가장 높게 나왔다. 100만 원 이상 150만 원 미만이 39.8%로 뒤를 이었으며, 150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는 6%에 그쳤다.

   
  ▲ 간병노동자의 54%가 월 임금 50만 원 이상 100만 원 미만을 받고 있다.(자료=공공노조)

하지만 저임금인데 반해 노동 강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답을 요한 의식조사에서는 ‘일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답한 비율은 66%였는데 반해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10.1%에 그쳤다. ‘근무시간이 길어 힘들다’고 답한 비율은 82.%로 집계됐다. 

"식사 시간 및 공간 필요" 1위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병노동자들은 휴게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의실이나 휴게 공간 등이 없어 불편하다’고 답한 비율은 92.5%로 나왔으며, 이는 장시간 근무(82.8%), 환자 감염 우려(79.9%), 육체적인 어려움(66.0%) 등과 비교해 볼 때 가장 높은 요구다.

특히 병문안 및 식사 등으로 환자가 병실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할 경우 간병노동자들은 대부분 병원 복도(41.2%)와 배선실(25.7%)에서 휴식을 취했다. 심지어 화장실(4.3%)과 건물 밖(0.5%)에서 이를 해결했으며, 병원을 배회(3.7%)하는 사람도 있었다.

   
  ▲ ‘탈의실이나 휴게 공간 등이 없어 불편’을 느끼는 간병노동자는 92.5%에 달한다.(사진=공공노조)

이에 이들은 ‘근무환경 개선에서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식사공간 및 식사시간(48%)을 원했으며, 탈의실(21%)과 휴식시간 보장(16%), 휴게실(9%), 샤워실(2%) 등이 필요사항으로 꼽혔다.

‘따뜻한 밥 한끼의 권리’ 3차 캠페인

한 간병노동자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일주일치)밥을 한 끼씩 싸서 냉동실에 얼려 놨다 끼니때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다”며 “밥을 먹다가도 (환자가) 가래가 나오면 가래 뽑아야 하고, 대변을 보면 대변을 치워야 한다. 열댓 번씩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공공노조와 의료연대 및 희망터는 이러한 간병노동자들의 근로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26일 서울대병원에서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3차 캠페인을 연다. 또 5월부터는 보다 폭 넓은 간병노동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대국민 캠페인 및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들은 “간병노동자들의 식사와 휴게와 관련된 내용을 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시민들에게 알려나가야 한다”며 또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간병서비스 제도화가 ‘건강보험으로 급영화’되어 환자에게 질 좋은 간병서비스가 제공되고, 간병노동자들에게는 질 좋은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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