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벌써 탄압? 과분한 대우 고맙다"
    경찰, 지역책임자 감시, 소환장 발부
    By 나난
        2010년 04월 26일 08: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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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노동부에 의해 두 번에 걸쳐 반려되었다. 정확히는 첫 번째 설립신고는 반려고, 두 번째 설립신고는 보완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두 번째의 경우도 청년유니온의 조직 목표이자 이유인 청년구직자들을 조합원으로 하고 있는 것을 문제삼은 보완 조치이기 때문에 사실상 반려에 해당한다.

    노동부의 끝도 없는 시비

    노동부가 청년유니온의 설립신고를 반려하면서 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반려 때는 핵심적인 이유를 노동조합의 활동 목표가 정치활동을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사실상 반려였던 두 번째 보완조치에서는 조합원에 청년구직자들을 포함하고 있고 조직 대상에도 구직자들을 조합원의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식이라면 노동부는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 설립에 끝도 없이 시비를 걸 수 있다. 이제 다음에는 조직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지역이나 사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다. 사업장은 사실 조합원 수만큼의 사업장이 있는 상황이며, 그리고 고시준비학원이나 도서관을 사업장으로 써낼 수는 없는 상황아닌가?

       
      ▲노조설립신고 반려에 항의하는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사진=청년유니온 카페) 

    지역은 애석하게도 언론의 과도한 주목을 받는 바람에 수도권이나 특정 지역을 먼저 조직할 새도 없이 전국에서 회원과 조합원들이 가입해버렸다. 이제와서 나가라고 할 수도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오히려 청년유니온은 이를 기쁘게 생각하고 지역지부들을 만들어나갈 고민을 하고 있다.

    문제는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반려한 것이 단순히 청년유니온에 대한 시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탄압’이다.

    이명박 정부와 노동부가 사실상 신고제로 되어있는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데 이 노조 설립신고의 제도를 이명박 정부는 노동조합들에 탄압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이미 노동조합 설립신고 문제로 탄압받고 있다. 건설노조도 마찬가지며 화물연대도 마찬가지다.

    지금 나쁜 상황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주요한 방법 중 하나는 노동조합 설립신고의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설립목적과 활동방식 등을 계속해서 문제 삼으며 노동운동의 가장 근본을 흔들고 있다.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반려되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청년유니온이라는 첫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하는가, 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실제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반려되는 것과 동시에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의 플래시몹에 소환장을 발부한다든지, 지역모임 책임자들에 경찰들이 연락을 하고 조합원들에 대한 감시를 하는 일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게든, 각 언론들에게든 청년유니온은 우리가 준비한 정도에 비해 과분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벌써부터 탄압이라니.

    그러나 탄압은 연대의 출발점을 만들어준다. 역설적이게도 정권의 노조 설립신고와 활동에 대한 감시탄압은 청년유니온이 기존 노동운동, 노동조합과 연대할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그래서 청년유니온의 입장에서 지금의 상황은 결코 나쁘지 않다.

    공무원노조가 설립신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 건설노조, 화물연대 등의 노조 지위도 위태롭다. 우리 청년유니온은 정권차원의 배려(?)로 인해 이제 공무원노조, 건설노조, 화물연대등과 연대할 계기를 갖게 되었다. 청년유니온은 이제 기존 노동조합과의 연대활동에 나설 생각이다. 그 계기와 명분은 이명박 정권이 준 것이다.

    연대의 성패가 운동의 성패 좌우

    이제 청년유니온은 더 많은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정당들과 연대해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권리를 찾아나갈 것이다. 마찬가지로 더 많은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의 관심과 연대를 지금 청년유니온은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다. 탄압은 연대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청년유니온은 이제 더 많은 연대를 구할 것이다. 그리고 연대의 성패가 결국 운동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청년유니온 카페 http://cafe.daum.net/ala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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