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돈의 시기, 새 역사를 고민하다
        2010년 04월 24일 08: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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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과 체계를 통해 혁명을 주장하거나 이뤄낸 설계자(designer) 5명의 삶과 생각을 설명하는 책이 나왔다. 『시대의 디자이너들』(동녘, 13,000원)은 박헌영, 김옥균, 송시열, 정도전, 최승로 등 총 5명의 역사적 인물을 통해 지식인의 역할을 고찰하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5명의 인물 박헌영, 김옥균, 송시열, 정도전, 최승로 등은 모두 역사적 전환기에 활동한 인물이었다. 『시대의 디자이너들』이란 제목으로 한데 묶은 것은 이들이 활동했던 시대의 특수성 때문이다.

       
      ▲ 책 표지.

    그때는 제각기 국가의 초석이 다져지는 건국의 신새벽이었거나 나아갈 길을 잃고 헤매던, 국가와 국민들 모두에게 비전이 필요했던 혼돈의 시기였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던 이 특수한 역사적 무대 위에서 이들은 각기 자신들의 두뇌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그리려 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이 책은 시대를 지켜온 개인의 역사가 보여 주는 그림을 통해 서로 맞물리는 ‘한국사 이야기’의 윤곽을 잡아 나간다.

    『시대의 디자이너들』은 최승로와 정도전은 각각 고려와 조선을 디자인한 인물로, 송시열과 김옥균은 조선의 나아갈 길을 재정비한 인물로, 그리고 공산주의자 박헌영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험한 인물로 조명한다.

    골품제라는 신분적 제약과 호족을 비롯한 지역자위공동체의 확산을 통해 어지러워진 신라를 극복하고 고려왕조 건설에 힘을 쏟은 최승로와 한 나라의 제도적 모순을 제거하기 위해 역성혁명을 통해 새 나라를 세운 정도전,

    병자호란 이후 국가적 치욕 속에서 정체에 빠진 조선사회를 재정비하려고 명리학을 바탕으로 한 학문의 체계를 세우려고 한 송시열과 청나라와 일본의 간섭, 서구의 관심 속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조선의 근대를 새롭게 구상한 김옥균,

    그리고 해방 직후 국제적 정세를 읽고 자신의 사회주의 사상으로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험한 박헌영. 이 사람들의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우리 역사가 갖는 시대적 고뇌를 다시 떠올리고, 우리나라를 만들어 온 ‘사람’과 역사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중 일부는 성공했고 일부는 실패했다. 독자들은 각각의 인물을 살펴봄으로써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

    소장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사람으로 읽는 한국사’ 기획위원회는 “현실의 재구성을 위한 이념적 구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면서, 그런 구상을 현실에서 실현하려고 시도했던 인물”이라는 기준을 두고 이들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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