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지부, 38% 찬성 파업찬반투표 부결
    By 나난
        2010년 04월 23일 05: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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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유급 노조 전임자 보장을 요구하며 28일 전면파업을 예정하고 찬반투표에 들어간 가운데 산하 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 투표에서 찬성 38%라는 기록적으로 낮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노동계 따르면, 현대차지부는 지난 21일부터까지 이틀간 울산, 아산, 전주공장 등에서 조합원 4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파업에 찬성하는 조합원이 38%에 그치며 부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GM대우차지부는 59.6%의 찬성으로 투표가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1만174명 중 6,065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와 GM대우차에서 이 같은 엇갈린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오는 26일 발표될 금속노조 파업 찬반투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지부의 찬반투표 부결은 아직 올해 임금협상이 시작되지 않은데다, 이번 투표와 관련해 조합원 내 홍보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대차의 경우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내년 3월 말인 만큼 금속노조의 파업 목적인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현대차지부에 적용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실제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지부는 이번 찬반투표 참여에도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찬반투표 공고 이후 내부적으로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노동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지부가 다른 사업장에 비해 투표 준비나 홍보가 늦게 시작된 부분이 있다”며 “파업에 들어가는 목적 등에 대해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가 이번 찬반투표 성사를 위해 지역지부 및 완성사 노조를 중심으로 현장순회를 진행하며 홍보와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현대차지부의 찬반투표가 부결됨에 따라 금속노조의 투쟁력에서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전체 사업장 투표 결과 50% 이상의 가결이 나올 경우 28일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지부에서 역대 최저의 찬성률로 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남에 따라 조합원들의 사기저하 등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 즉, 노조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한 파업 찬반투표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지부에서 부결됨에 따라 금속노조 집행력도 도마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산별노조의 특성상 한 사업장에서 투표가 부결됐다고 해서 금속노조 전체의 투쟁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니”라며 “전 사업장의 투표 결과에 따라 28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현대차지부에서도 파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26일 전 사업장의 투표 결과를 집계해 발표할 예정이며, 23일 오후 6시 현재 기아차 등 170개 사업장에서 개표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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