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보다 운동…노동조합 나서야
진보신당 사회복지세 재검토 필요
    2010년 04월 23일 08:37 오전

Print Friendly

진보운동이 추진해 나갈 국가재정 개혁과제는 무엇일까? 사실 진보운동에게 대안재정전략은 ‘정책’보다는 ‘운동’이다. 아직 소수파 정치세력에게 대안전략은 거시적 재정목표를 설정하는 정책적 작업이기보다는 국가재정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이를 추구하는 사회세력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그만큼 사업 목표의 달성 여부보다는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주체들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이후 생산적인 토론을 바라며 몇 가지 개혁과제를 제안한다.

1. 국가재정 수입 확대

진보적 대안재정전략의 핵심 목표는 사회공공적 예산을 확충하는 일이다. 결국 증세 이야기를 피할 수 없다. 의료, 교육, 연금, 주거, 에너지, 대중교통 등은 모두 막대한 재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증세는 이명박정부의 ‘지출 통제’ 프레임에 맞서 ‘세입 확대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진보운동은 재정 문제가 우리 책임이 아니라거나, 혹은 부자나 기업에게 더 거두면 된다고 주장해 왔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재정 확보에 보다 실질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위계층의 재정 책임을 압박하기 위하여 전체 사회구성원들의 재정 참여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부자감세 원상 회복

첫째, 2008년 부자감세를 원상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지난시기 노동운동 역시 소득세율 인하를 요구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로 인해 이제 대중들은 감세가 부자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확인했다. 이는 값비싼 비용을 들여 이명박 정부로부터 얻은 소중한 학습효과이다.  

   
  

국가재정에 항구적 영향을 미치는 2008년 부자감세는 이명박 정부에게 임기 내내 부담스러운 의제이다. 지난 연말 2010년 시행 예정이던 소득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2012년까지 2년 유예되었다. 이에 내년 하반기에는 다시 최고세율 인하 시행 건이 정치적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다. 진보운동이 끈질기게 이를 제기해야 한다.

다수가 참여하는 사회복지세 도입

둘째, 직접세 수입을 늘려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철회하더라도 우리나라 국가재정의 작은 세입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취약한 국가재정, 부끄러운 복지지출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감세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감세가 부자에게 유리하다면 반대로 증세는 서민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이 논리적 결론일 것이다. 그런데 조세인프라가 취약해 과세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정부의 재정지출에 대해서도 불신이 깊어 시민들이 선뜻 직접세 인상에 동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사회복지세이다. 이 세금은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와 개별소비세(구 특별소비세)에 부가될 수 있으며 세입이 모두 복지지출에 사용되는 목적세이다. 우리나라처럼 복지체험이 취약해 증세 저항이 있는 곳에선 소득세보단 ‘복지와 조세’를 연계한 세목이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데 수월할 것이다.

이 때 논점은 사회복지세를 소수 부자들만 내는 ‘부유세’ 방식으로 도입할 지, 아니면 다수가 참여하는 ‘일반 직접세’로 설계할 지에 있다.

전자는 기존 부유세처럼 진보운동의 당위적 입장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진보운동의 선명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국가재정 확충을 위한 실질적인 경로를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으로는 한계를 지닌다.

근래 보편 복지가 부상하고 있다. 보편 복지처럼 증세 주체도 가능한 많은 사람일수록 좋다. 중간계층이 공공재원 마련에 참여하며, 이들이 부자들의 재정 책임 이행을 압박하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상위 5% 계층만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진보신당의 ‘사회복지세’ 방안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 사회복지세의 ‘잠재력’을 묻어버릴까 우려된다. "내라"보다는 "내자"가 훨씬 강력하다.

건강보험료 인상 통한 사회보험 재정 확충

셋째, 사회보험 재정을 적극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 사회보험료 비중은 OECD 국가에 비해 상당히 낮다. 사회보험의 재정수입 확대를 위해 노사의 보험료율을 일률적으로 상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보험료율이 인상되면 가입자의 부담이 늘어나지만 이를 통해 확보되는 급여가 훨씬 커 결과적으로 가입자의 급여를 확대하고 소득재분배를 강화하는 연대효과가 발생한다. 뒤에서 제안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사회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가장 적절한 대상은 건강보험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금 바로 보험료 인상을 논의하기는 힘들다. 국민연금은 확정급여형 제도이어서 보험료 인상이 자동으로 급여 확대로 연동되지 않으며, 현재 연금사각지대가 지나치게 커 보험료 인상이 오히려 제도 가입자와 미가입자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효과도 낳을 것이다. 이후 국민연금 수급자가 늘어나 연금 신뢰가 형성되고, 기초노령연금이 확대되는 것에 발 맞추어 점진적으로 연금보험료 상향을 검토해 나가야 한다.

2. 국가재정 지출구조 개혁

우리나라 재정지출 구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다. 오랫동안 권위주의체제가 지속되면서 국방, 치안 지출이 과도하고, 재벌 육성으로 귀결된 경제산업 지출도 많다. 국가재정 지출구조의 근본적 혁신이 요구된다.

국방, 토목, 경제 지출을 복지로 전환해야

첫째, 불필요한 토목사업, 과도한 국방비를 줄이고 한국사회에 절실한 복지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 2006년 기준 우리나라 국방비지출은 GDP 2.8%로 OECD 평균 1.4%의 2배이다. 이미 냉전체제가 와해된 상황에서 이렇게 국방비 몫이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경제관련 재정지출도 GDP 6.4%로 OECD 평균 4.5%에 비해 1.5배에 이른다. 대부분이 대기업 지원, SOC 사업에 속하는 경제분야 예산을 사회분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복지지출은 GDP 9%대로 추정된다. OECD 평균 약 20%에 비해 11% 포인트, 금액으로 110조원이 부족하다. 중앙정부 지출에서 복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8%에 불과해 재정의 절반 이상을 복지로 사용하는 OECD 국가들과 비교된다. 향후 110조원의 복지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략 70조원은 총직접세 인상(증세와 사회보험료)으로, 나머지 40조원은 지출구조개혁으로 충당될 수 있을 것이다.

보편복지 획기적 확충에 사용될 복지특별회계

둘째, 재정지출구조의 혁신을 추동할 계기로 ‘복지특별회계’가 필요하다. 한국의 사회복지는 기존의 예산배정 방식으론 현재 수준을 넘기가 어렵다. 이에 복지 지출이 일정 수준(예: OECD 평균)에 이를 때까지 특별회계를 통해 복지재원을 늘려 나가야 한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서민들은 복지에 대한 기대를 접어 왔다. ‘복지 좌절’ 상태다. 복지특별회계가 도입되어 보육, 교육, 기초노령연금 등의 보편복지 확대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면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실질적인 기대가 높아질 것이다. 재원은 기존 일반회계 세입 일부와 사회복지세 전입으로 충당될 수 있다.

사회적 약자 인지적 예산 도입

셋째, 재정지출이 사회적 약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제도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성인지예산제이다. 성인지예산제란 양성평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을 편성 집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남녀화장실 수를 달리 계산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다.

성인지예산제는 우리나라에서 국가재정법 제정과 함께 도입되었고,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진보운동은 성인지예산제가 관료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개입해야 하며, 나아가 성인지 개념을 장애, 이주민 등으로 확대해 사회적 약자 인지예산을 주창해야 한다.

사회공공적 가치 반영한 예비타당성 조사 도입

넷째, 재정사업이 사회공공적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가 혁신되어야 한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는 ‘조사’만 의무일 뿐, 결과에 대한 조치를 위한 법령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많은 사업들이 그대로 강행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명박 정부는 면제 조항을 악용해 예비타당성 조사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 국가재정법을 시급히 개정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을 직접 법률에 명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시정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

또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나치게 재무적 가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환경, 인권, 고용, 지역사회 등 사회공공적 가치가 반영될수록 타당성조사 기준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3. 국가재정 심의체계 개혁

우리나라에서 국가재정법 제정으로 중기 재정운용, 프로그램 예산제, 상향식예산편성 등 전략적 재정배분 제도가 도입되었다. 중요한 발전이다. 그런데 정부의 예산편성 과정이 체계화된 만큼 이에 조응하는 국회의 심의체계는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게다가 여전히 국회는 구시대적 행태를 보이고, 시민들의 민주적 참여 통로도 부재하다. 국가재정관리의 민주화를 위해 두 가지를 제안한다. 

행정부의 전략적 예산편성에 대응하는 국회의 심의체계 마련

첫째, 국회의 예산 심의방식이 행정부의 국가재정운용체계에 맞추어 강화되어야 한다. 지금은 국회의 예산안 심사가 여전히 단년도, 부처별 상향식 방식대로 이루어지고 있어, 예산안 중 전략적 재정배분을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국회 예산심의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먼저 분야별 예산한도를 심사하고, 그것을 토대로 상임위원회가 부처별 예산안을 심사하며, 이것을 다시 취합하여 국회예결특위가 분야별, 부처별, 총액 예산안을 심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회가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을 심의하기 전에 사전에 중기재정운용계획을 검토하는 ‘사전예산제도 Pre-Budget’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가 정기국회에 본예산을 제출하기 전에 중기 재정전망, 분야별 지출한도 등을 사전에 국회에 제출하는 제도이다. 당장 오는 5월 개최될 정부의 국가재정전략회의 결과부터 국회에 보고되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민참여예산제 활성화

둘째, 시민들이 국가재정 관리체계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상 국회를 통한 대의체제가 시민의 역할을 대표하는 것이지만, 한번의 선거로 4년간의 모든 의사결정을 위임한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국회의 예산활동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되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일정한 규모의 시민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일부 사업의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안하거나, 반대로 시민대표들이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을 예비심사하는 등 다양한 시민참여예산제가 검토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참여예산활동은 참가자의 열정뿐만 아니라 일정한 숙련을 필요로 한다.  

일부 자치단체에서 도입된 참여예산제가 형식화된 이유에는 참여 주체들의 한계도 한 몫 하고 있다. 지금부터 진보운동, 시민사회운동은 풀뿌리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 재정까지 참여예산활동을 벌여나가며 자기를 훈련해 나가야 한다.

4. 재정참여 복지 모델 만들기

‘당위적인’ 복지 확대 요구가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어떻게’가 빠진 지난 무상의료가 그 예이다. 구체적인 실현 경로를 가진 복지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절반의 신뢰를 거둔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에 주목하자. 건강보험은 우리나라에서 서민들이 그나마 복지라고 느끼는 제도이다. 아직도 중병에 걸릴 경우 과중한 본인부담금으로 가계가 무너지고 있고 이를 빌미로 사보험이 확장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서민들은 미국의 ‘식코’를 보면서 한국의 건강보험을 대견하게 바라본다. 우리나라처럼 공공부문에 대한 불신이 큰 사회에서 건강보험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나머지 절반이다. 이 절반으로 인해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이 불안을 해소하고자 무리를 해서라도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서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위탁해 버린 나머지 절반의 신뢰를 건강보험이 찾아와야 한다. 

건강보험료 인상을 지렛대로 건강보험 재정 확보하자

재정방안을 마련하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건강보험의 재정 확대를 요구한다. 가입자들은 아프기 전에는 보험료로, 아픈 후에는 본인부담금으로 두 차례 의료비를 지출한다. 그런데 전자의 비용은 소득에 따라 납부하고 후자의 비용은 아픈만큼 내야 한다.

어차피 가입자들이 지불해야 할 재정이라면 소득에 따라 부과되는 보험료를 확대하고 경제능력을 무시하고 부과되는 본인부담금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무상의료’이다. 무상의료는 공짜의료가 아니라 진료 후 지불하는 본인부담금의 제로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올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진료비가 총 58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이 확보한 재정은 36조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보장성이 62%선에 그치고 나머지는 국민들이 직접 본인부담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본인부담금은 서민일수록 무겁게 다가오는 역진적 성격의 비용이다. 본인부담금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이 12조원을 더 확보하면 진료비 보장성을 85% 수준으로 올리고 어떤 질병에도 1인당 본인부금을 연 1백만원이 넘지 않는 ‘1백만원 상한제’가 가능하다. 사실상의 무상의료를 우리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안은 어떨까? 직장 가입자들이 5조원의 건강보험료를 더 낸다면, 국민건강보험법에 의거하여 사용자가 5조원을 추가 납부해야하고, 정부 역시 전체 보험료 추가수입 10조원의 20%인 2조원을 지원해야 한다. 즉 가입자가 5조원을 더 내면 이를 지렛대로 총 12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확보될 수 있다.

이 때 가입자가 부담하는 5조원은 소득에 따라 정율적으로 부과되지만(‘능력에 따라’), 건강보험이 확보한 12조원은 아픈 만큼 지급되는 재정이다(‘필요에 따라’). 비록 노사 일률 인상으로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생기지만, 이것이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급여확대 효과와 사회연대 효과는 막대하다.

노동운동이 주도적으로 나서라

만약 직장가입자를 조직하고 있는 노동운동이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노동운동의 사회적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민들이 건강보험으로 모든 질병을 해결하는 실질적 무상의료를 체험하는데 노동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노동운동 내부에 ‘보장성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료 인상’을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경제위기를 맞아 노동자의 추가보험료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크고, 건강보험 재정 확대가 의료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들이 건강보험 재정확대 사업과 근본적으로 상충되지 않는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취약계층의 추가 보험료에 대해선 감면제를 도입하고, 의료공급자의 과잉진료를 낳을 진료비 지불제도 문제는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확대운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수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이로 인한 민간의료보험의 무력화를 생각하면 보험료 인상전략의 효과는 분명하다. 이를 통해 진보운동이 실질적인 복지 모델 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

5. 한국형 복지국가 총괄전략 마련

진보운동은 한국형 복지국가를 향한 총괄전략도 제시해야 한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핵심적 복지제도는 무엇인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관성적 ‘국고지원 확대’ 요구 넘어서야

예를 들어, 지금까지 모든 복지부문의 재정 요구는 ‘국고지원 확대’였다. ‘국고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각 부문운동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것이 복지국가 총괄전략을 가져야 하는 전체 진보운동의 입장으로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표 2>에서 보듯이, 필자는 한국형 복지국가가 담아야할 과제들을 3개의 층으로 구성해 보았다. 기초연금, 교육, 보육 등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1층 ‘전략적 보편복지’, 질병, 고용, 산재, 노후 등 노동시장 위험에 대비하는 2층 ‘사회보험 복지’, 그리고 기초생활급여, 장애 등 취약계층 등을 위한 3층 일반복지.

 

사회보험료도 진보적 재원이다

이 경우 각 층의 특성을 감안한 재정방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고지원과 별도로 소득에 따라 정율로 부과되는 보험료가 갖는 진보성이 과소평가될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복지가 형성되어 온 ‘역사적 경로의존성’을 감안하면, 사회보험의 재원은 ‘보험료’ 방식을 토대로 조성되는 것이 적절하다. 연금, 교육, 보육 등 보편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세 등 전략적 세목을 신설하자. 그리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사업은 기존 정부예산구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6. 맺으며: 관성을 넘어 새로운 실천을!

이 글은 국가재정 확대를 위해서 부자증세 강화, 사회복지세 도입, 건강보험료 인상 등을 제안했다. 특히 참여적 재정전략의 모델 사례로서 건강보험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과 ‘대중교통체계’ 사례를 밑거름으로 국가운영을 위임받듯이 진보운동에게 현재 시급한 것은 완성된 거시적 담론보다 ‘지금 여기서’ 가능한 모델 사례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필자가 건강보험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것이 무상의료운동에 그치지 않고 진보운동의 미래 잠재력을 입증하는 모델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노동운동의 새로운 실천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 노동운동은 국가와 자본을 향한 요구투쟁에 집중해 왔다. 이러한 활동을 폄하해선 안되지만 그러한 방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운동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이제는 노동운동이 세금이든, 보험료든 국가재정을 확충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참여적 요구활동은 지금까지 노동운동이 해 온 실천방식에서 보면 새로운 것이다. 그것은 관성을 넘어서는 일이다.

(지난 여름 시작한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지금까지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게 감사드립니다-필자)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