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부-경찰, '청년유니온' 합동 고사작전?
    By 나난
        2010년 04월 19일 02: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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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부가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에 대해 보완 요구를 한 가운데 경찰이 퍼포먼스 등을 이유로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경찰은 또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알아내는가 하면 지역모임의 목적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4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북과 기타 등을 이용한 신문고 퍼포먼스를 실행한 것 관련해 “불법 집회”라며 김영경 위원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출두요구서를 보냈다.

       
      ▲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이 지난 4일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신문고를 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조금득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당시 경찰은 행사가 열리지도 못하게 퍼포먼스를 막아서는가 하면, ‘불법집회’라고 규정했다"며 "하지만 곧 경찰과의 조율로 10분간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했고, 시간도 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출두요구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조 사무국장은 "경찰은 퍼포먼스에 대해 불법집회라고 하지만 합의된 시간 내에 이뤄진 퍼포먼스일 뿐"이라며 "경찰의 출두요구서는 매우 황당하고, 말이 안 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출두요구서를 보냈으며, 이에 19일 김 위원장이 출두한 상태다.

    "겁나서 글도 못 쓰겠다"

    이외에도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대전과 대구 등에서 지역모임을 주선한 회원들에게 해당지역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 모임의 목적 및 참석 인원 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스스로 경찰임을 밝힌 사람도 있으며, 일부는 회원인 것처럼 위장했으나 확인차 발신번호로 전화를 건 지역담당자에 의해 경찰인 것으로 확인된 경우도 있다.

    청년유니온은 향후 사태를 지켜본 후 적절한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무국장은 “청년유니온 카페가 개방돼 있다 보니 회원들의 연락처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며 “청년유니온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경찰이 겁을 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원들 사이에서는 ‘겁나서 글도 못 쓰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청년유니온은 지난 16일 노동부가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에 대해 보완을 요구한 것에 대해 “명목은 보완통보이지만 사실상 반려처분”이라며 “노동부의 억지 부리기”라고 비판했다.

    청년유니온은 이날 정부 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부는 설립신고 서류를 보완하라고 요구하면서 노동조합법 2조를 언급하며 청년유니온의 조직대상에 구직 중인 청년노동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하며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는 지난 2004년 여성노조가 대법원으로부터 구직 중인 노동자도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은 것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년유니온은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구직 중인 청년노동자를 그 조직대상으로 천명하고 출범했다. 이에 “구직 중인 청년노동자를 조합원으로 할 수 없도록 보완요구를 하라는 것은 사실상 노조 설립을 불허하겠다는 것”이는 게 청년유니온의 입장이다.

    청년유니온은 “오히려 솔직하게 반려처분을 내리지 않고 보완요구라고 하면서 마치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설립신고에 절차적 문제나 서류적 미비함이 있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치졸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청년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매우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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