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상품인가, 인간인가?
        2010년 04월 16일 1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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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가 ‘자본’에 종속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난달 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부터 중요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받았다. “우리는 상품인가? 인간인가?”

    ‘청소년을 위한 서점’ 부산의 인디고 서점은 지난 2008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인디고 유스 북페어’라는 인문학 행사를 연다. 2008년 1회 때 주제는 ‘인간(人+間)’이었으며, 그 주제를 통해 인간은 하나의 개체(人)로 단독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다른 존재들과의 사이(間)에서 살아가는 관계적 존재임을, 그 관계에 대한 고민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윤리적 존재임을 다시 확인하고 선언했다.

    그리고 올해, 인디고 유스 북페어의 아이들은 “우리가 관계적 존재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윤리적 물음에 접어들었고,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가치’란 것을 탐색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가치를 다시 묻다』(윤한결, 이윤영, 인디고 유스 북페어 프로젝트팀, 궁리, 25,000원)를 내놓았다.

       
      ▲책 표지 

    이들은 오랫동안 당연한 윤리적 가치라고 여겨져왔던 것들이 더 이상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이미 존재해왔던 가치들을 ‘다시’ 묻는 작업을 통해 이들을 재창조해내고, 우리의 삶에서 되살리고자 시도한다.

    이러한 취지로 청소년들은 전세계 6대륙에 각각의 가치쌍을 연결하였고, 그 대륙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 그 대륙과 연결한 가치를 진지하게 연구하며 이를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학자,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사회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 또는 단체들 특히 청소년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연결된 가치는 ‘정의와 희망’의 북아메리카(노엄 촘스키, 마서 누스바움, 하워드 진, 프랜시스 무어 라페, ‘오바마를 위한 학생들’ 대표), ‘평등과 다양성’의 아시아( 아슈스 난디, 반다나 시바, 라이즈업 인디아), ‘자유와 자기실현’의 유럽(지그문트 바우만, 마크 데이비스, 데이비드 헬드, 한스 요아스, 인비전)

    ‘공동체와 민주주의’의 아프리카(베키 압테커, 로렌스 앤서니, 밸류드 시티즌즈, 케냐 청소년 평화회의), ‘생명과 자연’의 오세아니아(클라우스 보셀만, 데이비드 채프먼, 브리타니 패커), ‘사랑과 아름다움’의 남아메리카(빅토르 카사우스, 탈리아 풍 리베론, 기적의 작전 팀 전문의)이다.

    청소년들은 이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주어진 가치에 출간된 저작들을 공부하였고, 각 장의 끝마다 ‘함께 읽은 책들’이라는 코너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었다. 이렇듯 이 책은 각각의 가치에 대한 청소년들의 연구와 이를 실천하고 있는 전세계 사람들과의 만남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인디고 아이들은 그 ‘과정’을 통해, 처음에는 모호하고 불확실했던 가치에 대한 논의를 점점 성장·발전시켜 나가며, 끝에는 ‘새로운 시대의 가치혁명’이라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하나의 실천형식을 스스로 도출해내고 있다.

    책으로 먼저 모습을 비친 ‘제2회 인디고 유스 북페어’는 2010년 8월 열릴 예정이며, 이 작은 움직임이 지금의 획일적이고 잘못된 가치체계를 깨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가치 혁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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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소개

    윤한결

    열일곱 살부터 인디고 서원에서 인문학 공부를 하며 《인디고잉》 기자로 활동, 열여덟 살 때 소통과 희망의 세계를 꿈꾸며 정의로운 세상을 살아가려는 청소년들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정세청세’를 기획하였으며, 8개 도시로 지역을 넓혀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디고 유스 북페어의 팀원이며, 보다 체계적이고 실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랑과 혁명의 공부 공동체 ‘인크InK’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윤영

    열여섯 살 때 처음 인문학 공동체인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에 발을 디뎌 지금까지 쓸모 있는 삶의 공부로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책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을 변화로 이끌어내는 소통의 장으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 교양지 《인디고잉INDIGO+ing》 기자와, 국제판 《인디고INDIGO》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다.

    또한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며 실천하는 청소년 토론행사인 ‘정세청세’의 기획팀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자본’만이 아니라 더 풍부한 가치들로 이어진 평등한 세계를 꿈꾸며 인디고 국제 인문학 프로젝트인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기획하였으며, 현재 이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고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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