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방도, 3방도 좋으니 파업 굳건히"
    By 나난
        2010년 04월 15일 12: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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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에 촛불이 켜졌다. MBC 파업이 10일째로 접어든 14일 저녁. 여의도 MBC 사옥에는 언론의 독립을 외치는 조합원, 노동자, 시민,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4월의 ‘한파’ 꽃샘 추위 속에서도 2시간 여 동안 자리를 지키며 “공영방송 사수”를 외쳤다.

    국민의 눈과 귀가 천안함 침몰과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 쏠려 있는 등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파업을 이어온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 노조, 본부장 이근행) 조합원들은 이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촛불집회 참석자들에게 “방송독립을 사수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사진=이은영 기자)
       
      ▲피켓에 "국민의 마지막 눈과귀 MBC 장악 중단하라"고 적혀있다.(사진=이은영 기자)

    MBC 노조의 파업은 어려움 속에서도 노동계는 물론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지지와 파업에 참가하지 못하는 국장급 간부들의 응원이 이어지는 등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 13일 1984년 MBC에 입사한 국장급 간부들은 현 사태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김재철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밥 잘 먹고 힘내라”,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술값으로 대신 한다”며 14일까지 800여만 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 노조에 전달했다.

       
      ▲추운 날씨에도 동참한 시민들.(사진=이은영 기자)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참석자들 역시 “재방도 재미있고, 삼방도 빵 터진다”며 “MBC조합원들이 굳건하게 파업을 이어가라”고 격려도 하고 호소도 했다.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13일 “이번 노조의 파업은 명분이 없는 불법 파업이며 시청자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으나, 여론은 사장의 편이 아닌 듯하다. 실제로 각 포털의 MBC 파업 관련기사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서 행동하는언론소비자연대 네티즌 카페는 특별히 주먹밥 300개를 준비해 이근행 MBC본부장에게 전달했으며, 그 밖에 여러 단체에서 사발면과 초코파이 등을 전달하면서 조합원을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또 MBC사옥 앞 나무에 손 글씨로 쓴 리본을 매달았다. “MBC 힘내라 힘”, “거짓말쟁이 김재철은 MBC 사장 자격 없다”, “MB씨, 너만 사라져 주면 된다”, “MBC, MB씨를 부탁해”, “이겨라. 이긴다. 이겼다”, “MB씨 GO HOME MBC GO ON” 등 응원의 메시지가 봄꽃처럼 피었다.

    이근행 본부장은 “천안함에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간 상태에 MBC가 파업에 들어간 건 오로지 국민 때문”이라며 “이번 싸움은 싸워야 하는 싸움으로, 싸워서 반드시 이길 것이며, MBC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국민 여러분들이 우리에게 힘을 달라”며 “많은 사람들이 MBC가 최후의 보루,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MBC가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의 의지처인가 보다. MBC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가수 강산에 씨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넌 할 수 있어’ 등을 불러 큰 호응을 얻었으며, 대학생, MBC노조 노래패 등의 공연 및 영상물 상영 등이 더해져 노조의 파업 취지를 살리는 것은 물론 시민 참여도도 높였다.

    MBC노조는 김재철 MBC사장이 황희만 특임이사를 부사장에 임명한 것에 반발, 지난 5일 오전 6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다.

       
      ▲가수 강산에 씨 노래는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사진=이은영 기자)
       
      ▲촛불을 밝히고 있는 참석자들.(사진=이은영 기자)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걸어놓은 응원의 리본들.(사진=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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