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나는 공선본 후보가 될 수 없었나
        2010년 04월 14일 03: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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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9일 마포 나선거구(대흥동, 염리동)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회당 조영권입니다. 한 달이 넘게 선거 운동을 해 오고 있지만, 저는 이번 선거 운동이 참 즐겁습니다.

    마포어린이센터 공룡발톱 교장, 어린이집 운영위원장, 마을 소식지 편집위원, 주민 배우, 마포구의회 혈세관광 주민감사청구 대표 등 지난 수년간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 온 풀뿌리 활동의 성과를 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그렇습니다.

    선거가 만들어내는 곤혹스러움

    그런데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선거란 게 사람을 참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내가 지지하겠으니 숨겨둔 애인을 떼어 놓아 달라고 청탁합니다. 또 누군가는 자기 동생을 선거사무원으로 써 달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이런 게 사람 사는 모습인가 봅니다.

    사실 이런 문제들이야 제가 지역의 유력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기 최면 걸고 현명하게 잘 대처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최근 제가 어찌 할 수 없는 곤혹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주민참여정치 위한 마포지역 공동선거본부’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지난주 월요일(5일) 진보신당의 한 당원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이 제가 출마한 선거구에 출마한다고, 민주노동당이 마포 공선본에 그렇게 밝혔다고 말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출마 소식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마포 공선본에 관한 얘기는 그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공식적으로 제안된 바도 없었을 뿐더러 제가 출마하는 지역에는 겹치는 후보가 없어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못했습니다. 더구나 제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에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었습니다만, 이에 대한 반응도 없더군요.

    어쨌든 늦긴 했지만 제가 공선본의 후보와 맞서 싸우는 후보가 될 순 없겠다 싶어 목요일(8일) 공선본 회의에 참석해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아쉽게도 민주노동당에서는 이 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아들였던 이 날 회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 마포구의 유일한 사회당 후보입니다

    1. 공선본에서는 그동안 ‘단일 후보를 낸다’와 ‘어느 한 조직도 후보가 완전히 배제되는 상황은 없도록 한다’는 두 원칙을 정해 왔다. 사회당이 참여하게 되면 민주노동당과 후보가 겹치는 지역이 발생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이 두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지 공선본이 결정하기 어렵다.

    2.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후보조정 문제는 온전히 당사자 조직들이 정리해야 한다. 공선본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니 민주노동당과 상의해서 결과를 내야 할 것이다.

    3. 12일 기자회견에는 후보 조정 중이라는 단서를 달고 사회당 조영권 후보 이름과 민주노동당 윤성일 후보 이름을 동시에 올릴 수 있겠으나 이 역시 민주노동당과 먼저 협의해 합의해야 한다.

    그래서 그 날 밤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저는 후보를 조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나,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후보단일화를 전제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후보단일화는 제가 질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후보가 한 명인 사회당이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윤성일 위원장은 당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하지 않으면 공선본에도, 기자회견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윤성일 위원장은 사회당의 기자회견 참여 여부를 다시 공선본에서 확인하겠다고 말했고, 그 결과를 다음날까지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제가 먼저 연락했습니다. 윤성일 위원장은 후보단일화에 합의하지 않으면 기자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공선본 대표자들과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보도자료도 이미 그렇게 발송된 상황이었습니다.

    패거리 정치의 쓴 맛을 느낍니다

    황당합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싶은 의사를 밝혔는데, 된다 안 된다 결과 정도는 알려주는 것이 예의가 아닙니까. 저는 이 문제에 대한 공선본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공선본은 11일(일) 저녁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사회당 마포구위원회 조영권 위원장께서 “공선본에 동의하고, 공선본 취지에 동의하는데 이번 기자회견에 명단이 올라가지 않은 이유를 공식적으로 알려달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한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마포지역 공동선거대책본부는 사회당 마포구위원회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다만, 공선본에서는 후보단일화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각 선거구에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약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각 정당은 조율과 협상을 했습니다.

    조영권 위원장님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역에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이 등록할 예정입니다. 두 후보께서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공선본은 두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단, 이번의 경우 후보단일화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과의 후보단일화 합의가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공선본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두 후보의 단일화 협의가 원만하게 끝나, 사회당 조영권 위원장님도 공선본에 함께 하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선거기간 내내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조영권 사회당 마포 나선거구 예비후보 (사진=사회당)

    저는 이 메일을 받고 공선본에 들어가는 것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후보조정이나 단일화 문제는 당사자 조직의 문제이니 공선본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밝혀놓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민주노동당의 주장대로 무조건 단일화를 받으라고 말하는 공선본의 태도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 끝까지 완주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 준비 과정에서 저희의 요구에 대꾸조차 하지 않는 공선본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공선본의 태도에서 자신들만의 기득권만을 강요하는 패거리 정치의 쓴 맛을 느낍니다. 공선본의 목표가 지역 사회의 힘을 모으는 것이라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공선본이 보다 열려 있는 자세로 더 많은 사람들과 정치세력들의 지지를 받는 조직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공선본의 후보와 맞서 싸워야 하는 후보가 되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를 끝까지 완주할 것입니다. 선거 공학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저의 힘과 사회당의 힘, 그리고 지난 수년간 지역에서 활동하며 관계 맺어 온 주민들의 힘만을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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