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뜨면 자본주의는 몰락한다”
By 나난
    2010년 04월 10일 01: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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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본주의화가 자본주의의 몰락을 부른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자본주의화로 인해 자본주의의 더 큰 발전을 기대하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일지 모르나 중국 경제학자 리민치는 수십 컷의 그래프와 도표를 통해 이 같이 말한다.

자유주의 우파에서 텐안먼 사건 이후 좌파로 전향한 리민치는 그의 저작『중국의 부상과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종말』(리민치, 돌베개, 18,000원)을 통해 ‘마오주의’에 주목한다. “중국의 사회주의 경험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사적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마오주의 시기가 중국 인민의 기본적인 욕구와 필요를 충족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 성공한 시기라는 점을 역설하며 마오쩌둥의 복권을 시도한다.

그런 저자의 시각에서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더 이상 이윤을 낼 수 없는, 무한 축적의 종식단계에 이르게 된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는 지리적 팽창을 통해 비용이 낮은 지역을 자신의 체제에 새롭게 편입시켜, 이윤 상승 압박의 장기적 경향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형성해왔는데, 중국의 편입은 그 마지막 단계라는 것이다.

   
  ▲책 표지 

중국의 부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반주변부 및 중심부 국가 간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어 궁극적인 자본주의의 축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문제는 이런 자본 축적 위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피착취계급인 노동자라고 그는 지적한다.

저자는 한 국가의 인구 구성에서 노동자 계급이 차지하는 비중과 그 국가가 세계체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추세에 따른다면 중국이 반주변부로 자리를 잡거나 향후 중심부로 이동할 경우 중국 역시 인구 구성에서 노동자 계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며, 이들이 정치 세력화하면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이윤율 저하 및 축적 위기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한 저자는 “중국이 미국에 이어 새로운 헤게모니 국가가 되고자 한다면, 현재 미국 헤게모니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것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막대한 영토와 인구에 기초한 빠른 경제 성장이지만 이는 세계체제의 불균형을 초래해 자본주의의 몰락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기본적으로 재생 불가능한 화석 연료에 기초해 작동하는 체제이고 화석 연료는 인류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영토와 인구를 가진 중국의 자본주의화는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세계 노동자 계급을 포함한 피착취 대중의 단합된 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축적 체제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할 때, 새로운 체제들은 더 민주적이고 더 평화적일 뿐 아니라 모든 인류의 기본적인 필요와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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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리민치

중국 태생으로 매사추세츠 암허스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요크대학을 거쳐 지금은 유타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친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그는 1987~1990년에 베이징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자유주의 경제학을 공부하던 당시 중국의 많은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서구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그러나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로 중국 지식인의 기회주의에 실망한 그는 1990년 베이징대학교에서 노동자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공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정부 당국에 체포되어 2년간 수감되었고, 이때 마르크스 및 마르크스주의 관련 저술을 읽은 후 전향하여 마르크스-레닌-마오주의자가 되었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계급문제, 세계체제론에 입각한 자본주의 이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Capitalist Development and Class Struggle in China(1996), Three Essays on China’s State Owned Enterprises: Towards An Alternative to Privatization(2008) 등의 저작이 있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본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고뇌하는 중국-현대 중국 지식인의 담론과 중국 현실』(길, 2006)에 그의 대담이 한 편 실려 있다.

역자 – 류현

충남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시민단체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이소룡, 세계와 겨룬 영혼의 승부사》 《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 《서구 마르크스주의 읽기》, 《육식의 성 정치》, 《사이버-맑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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