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 고공시위 학생에 손해배상
    By mywank
        2010년 04월 09일 04: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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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학교가 지난 8일 교내 건물 신축 현장에 있는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시위를 벌인 노영수 씨(독어독문학과)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윤종선 중앙대 건설사업단장은 8일 오후 학교 인터넷게시판인 ‘중앙인’에 남긴 글에서 “일부 학생들의 경솔한 행동으로 오늘과 같은 사태가 발생되면, 골조공사 중인 작업자와 지하층 터파기 장비 진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사이 철근값이 얼마나 올랐겠느냐"

    그는 이어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오늘 무단점거로 인해 발생된 손해는 산정 중에 있으며, 산정 완료 후 발생된 손해배상액은 원인제공자에게 부담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단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금전적 배상 청구는 불가피하고, 다음 주 초 정도에는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 3시경 동작경찰서에서 석방된 노영수 씨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어제 다시 학교를 찾았는데 학생지원처 김 아무개 팀장으로부터 ‘학교에서 비용을 청구할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 팀장은 ‘너 때문에 철근 자제를 못 받지 않았느냐. 그 사이에 철근 값이 얼마나 올랐겠느냐’라는 험담을 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노영수 씨가 8일 생수를 전달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온 소방관에게 부탁해,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사진=노영수 씨 제공)

    노영수 씨는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액수를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 타워크레인에 오르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당장 경제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수세적으로만 있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의 손해배상 방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중앙대를 졸업한 송주민 씨는 9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학교는 최고교육기관으로서의 일말의 자괴감도 없나보다. 부끄러움은커녕 대학의 자존을 지키려 온몸으로 저항한 그들에게 교육차원의 ‘징계’도 아니고, 금전적 ‘배상’을 부담시킨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금전적 배상, 저열한 처사"

    그는 이어 “지연된 공사시간 만큼의 ‘비용’을 책정해 학생들에게 ‘돈’을 물린다는 것이다.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이런 식의 저열한 처사는 멈춰야 한다. 그들 몸부림은 근거 없는 ‘땡깡’도 아니었다”라며 “이 사태를 계기로, 이제라도 학교와 재단은 ‘자유로운 학문공동체’라는 대학의 본연을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구조조정안 통과에 반발하며, 오는 12일 오후 4시 흑석캠퍼스 대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집회는 ‘기업식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강력한 항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번 학생총회에서 졸속적인 구조조정안 통과에 대한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가 모아질 것으로 본다”라며 “구조조정안이 학교 이사회에서 통과되었지만 학생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총학생회장과 김일건 부총학생회장은 구조조정안에 반발하며, 최근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이다.

    한편 지난 8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 구조물에 올라 항의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중앙대 학생 표석 씨(국어국문학과)는 이날 오후 석방되었지만, 김창인 씨(철학과)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경찰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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