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치부 감추려 스토리 맞추는 것 같다”
        2010년 04월 06일 05: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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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사건 초동 조치 때 군과 정부가 동원 가능한 자원을 제대로 동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군과 정부는 초동 대처가 미흡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국 대표는 <레디앙>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위와 같이 주장했으며, “거짓말 한 사람은 옷 벗고 물러나라”고, 사건 관련 책임자의 퇴진도 함께 요구했다.

    또한 이정국 대표는, 사건 원인에 관련한 사회적 혼란에 대해서 “군이 치부를 감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며, “스토리를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국 대표는 극우언론 등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 관련설 및 보복 주장에 대해 “군사적 보복에는 동의할 수 없다. … 피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은 없다”고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아래는 6일 오후에 이루어진 이정국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 * *

    – 대형 사건 사고 때 가족대표단이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보상 등 사후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천안함 가족협은 그런 경우와는 다른 것 같은데, 가족협을 결성한 취지나 목적은 무엇인가?

    = 처음 사건이 보도될 때, 단순 사건이라 보도되었다. 국방부가 그렇게 몰아가려고 했다. 그래서는 우리 아이들의 명예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모인 것이다. 보상 등에는 관심 없다. 우리 아이들은 전사자다.

    – ‘전사자’라는 표현은 특정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인가?

    = 물론이다. 군 경계작전 중이었으니, 총알이 오고가지 않았더라도 ‘전사자’다.

    – 군과 정부 측이 발표한 사고 원인이나 구조작업 등 대책에 관련하여 가족협과 가장 크게 이견이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 솔직히 말하면, 구조를 열심히 안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고 원인 파악에는 개입 못한다.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군이라는 특수상황에 개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으로서, 나라가 바다에 빠진 국민을 구하는 데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다.

       
      ▲ 국방부가 지난 1일 공개한 침몰중인 천안함을 찍은 TOD 동영상 (사진=미디어오늘)

    이번 사건에 대처하는 국가재난대처 시스템이 너무 엉망이다. 숨어들어오는 잠수함도 찾는 시대에 쇳덩어리 함미를 며칠 동안 못 찾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고의로 숨겼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건 초동 조치 때 동원 가능한 자원을 제대로 동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군과 정부는 초동 대처가 미흡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 사실만 인정하면 우리는 조용히 있는다. 우리가 나라와 일부러 싸우려고 모인 것이 아니다. 진실을 이야기해 달라. 거짓말 한 사람은 옷 벗고 물러나라.

    –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

    = 말 못하겠다. 해군에게는 불만 없다.

    – 현 시점에 정부와 군 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 첫째, 가장 안전한 방법을 통해 다치는 사람 없이, 선체 내부를 잘 보존해서 배를 인양해 달라. 둘째, 모든 과정을 낱낱이 진실대로 밝혀라. 셋째, 추후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재난 방지 및 대처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고쳐 달라.

    – 가족분들이 가장 고통스러우시겠지만, 국민들도 많이 혼란스럽다. 매일 사고 원인이 달라지고, 도대체 무엇인지 종잡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 군이 치부를 감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보고와 지휘가 가장 정확한 게 군대인데, 사건 발생 시간이 몇 차례가 바뀐다는 게 말이 되는가? 스토리를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 같다.

    잘못이 있다면 밝히고 야단 맞으면 된다. 군이 언제나 잘할 수도, 전쟁에서 언제나 이길 수도 없는 것 아니냐? 문제를 찾고 고쳐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사고 원인에 관련하여 언론과 정치권에서 격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신문들은 북한 관련설과 보복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가족들이 경황이 없어서 그런 것까지 논의하지는 못한다. 이 사건이 북에 의한 것이 확실해진다면 군사적은 아니더라도 응징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군사적 보복에는 동의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되면 또 다른 희생자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을 텐데, 피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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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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