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에 대한 사회적 통제 시급하다"
        2010년 04월 06일 09: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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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천안함 사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는 것은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이 슬픔에 머물지 못하고, 분노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실종자 구출작업 지연은 자연환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치더라도-물론 초기대응 여하에 따라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침몰 원인과 시각에 대한 국방부 장관과 군의 계속되는 말 바꾸기는 이들 스스로 불신의 장벽을 쌓아가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하나회는 해체되었지만…

    관료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근대 정부의 행정은 요즘 유행하는 ‘거버넌스’와 같은 민주적 참여와 정책 결정 요소를 가미한다 하더라도 은밀함과 통제의 본성을 탈각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전시’라는 불확실한 미래의 상황을 전제로 하면서 외부에는 ‘비밀주의’, 내부로는 ‘보신주의’와 ‘상명하복’을 철칙으로 하는 군의 행정이 어떤 기능적 변화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주지하듯이 문민정부 시절 최고 권력자의 의지에 의해 하나회는 해체되었어도, 이러한 군 내부 조직운영의 메커니즘에는 큰 변화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사건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군의 인식은 예전 군대 내 의문사 규명 과정과, 크고 작은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비밀주의와 보신주의 행태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군의 오락가락, 늑장대처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슬그머니 북한개입설을 흘리는 구태의연한 모습도 여전하다.

    그래서 많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군에 대한 민간통제는 민주화의 매우 중요한 척도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군이 군부라고 불리며 막강권력을 휘두르며 예전처럼 정부를 전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점에서 군이 인지하고 있는 사회심리적인 민간통제에 대해서는 굳이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또한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에 의한 군의 통제 역시 민간통제의 한 형식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는 오히려 그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북한개입설과 관련된 청와대와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장관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와 대통령의 군의 초기대응과 관련된 발언 등은 과연 현재 대통령과 국방부가 군을 제대로 지휘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충분해 보인다.

    군에 대한 민간통제 중요

    이 지점에서 말하고 싶은 민간통제란 군과 사회와의 관계를 하나의 제도적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즉 군내 사건에 대한 처리과정에서 여전히 ‘정보독점’의 특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군 내부 메커니즘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개입, 즉 민간통제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길밖에 없다.

    이를 테면 일정한 수준의 인명피해나 피해자 가족의 요구, 혹은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자동적으로 사건규명의 주체로 구성되는 ‘민간(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이 제도화될 수 있어야겠다. 이는 현재 활동 중인 민군합동조사위원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기능적인 역할분담이 아니라, 민간이 진상규명의 주체가 되고 정보공개와 수사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자이지만, 사건의 진실에 가장 근접해 있는 구조장병들은 현재 윗선의 함구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체 외부의 접촉을 ‘금지’당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군에 의해 최소한 국민들이 느끼는 사건의 실체는 진실에 접근하기보다는 은폐를 위한 알리바이의 성찬 속에 미궁 속으로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물론 피해자들은 정신적 안정을 위해 일정한 휴식은 보장되어야겠지만, 이것이 정보 통제를 위한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앞서 얘기한대로 이러한 제도화 역시 기존 거버넌스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일 수 있지만, 말 그대로 정부조직에 대한 사회적 통제라는 점, 특히 군조직과 같이 일반 행정과는 차별적인 이념을 가지고 움직이는 정부조직에 대한 문제는 협치(協治)보다는 개입에 의한 변화방식이 요구된다.

    또한 민간통제에 있어 국회의 역할이 무시되고 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는 국정조사권이라는 고유의 권한이 있다. 결국 국회의 문제는 국회 안에 있는 것이다.

    협치보다 개입정책 필요

       
      ▲ 사진=노회찬 블로그

    얼마 전 진보신당 전현직 대표와 당직자들이 실종자 가족을 찾았을 때, 가족 중 한 분의 간곡한 부탁은 “함장을 만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건 발생 이후, 군의 행태는 단 한 번도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특히 실종자 가족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불성실을 넘어, 실종자 가족들의 최소한의 인간적인 존엄성마저 짓밟는 것이었다. 이 사건 발생 시각과 관련해서 유력한 목격자 중의 한 사람인 함장의 발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장의 목격자이자 책임자로서 함장의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정부의 사건해결 의지가 분노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제풀에 지쳐 자포자기 하는 것에 있지 않다면,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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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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