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연합은 없다"
    2010년 04월 05일 0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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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명박 선거연합을 위한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 가능성이 사실상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별 조건과 상황에 따른 다양한 논의와 실천이 진행되고 있다. 

‘5+4협상회의’에서는 진보신당이 빠져나왔고, 4+4합의도 민주당의 거부로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야5당이 함께 연대 논의를 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진보연합’의 실질적인 성과는 내는 곳도 있다. 

지역에 따라 달라요

주목되는 것은  ‘반MB연대’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대연합’의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신당이 함께 출마한 지역에서도, 해당 지역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연합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눈에 띄는 움직임은 ‘진보대연합’을 추진하던 지역에서 속속 진보연합이 무산되면서, 왜소화된 ‘반MB연합’이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광역시로, 인천은 그동안 ‘진보대연합’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후보단일화를 모색해왔고, 실제로 시장후보와 한 명의 기초의원 선거구를 제외하고 모두 조정하는 성과를 이룬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인천에서 선거연합의 중심 축이 ‘반MB연합’으로 급전환되었다. 진보신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국민참여당 등은 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 대한 배분을 원칙으로 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진보신당 인천은 “지난 3월18일 인천지역 시민단체, 야4당 연석회의 불참선언을 이미 한 바 있고, 김상하 인천시장 예비후보 등 지방선거 후보들은 본선까지 완주할 것을 결의한 바 있어 야권 선거연대 결과에 별 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발표된 야3당의 후보단일화는 지분 ‘나누기식’ 선거연대로 원칙도 명분도 없는 거래”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울산광역시의 경우 진보양당 뿐 아니라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까지 포함된 연석회의 틀이 갖춰졌지만, 진보신당이 불참을 통보한 뒤, 야 3당이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를 공동 시장후보로 추대함으로써 진보대연합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무산되는 진보연합

진보신당 울산은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3당 선거연대는 진보진영 대단결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동당 울산 측은 진보신당의 선거연합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3당은 식목일 기념 공동기자회견을 벌이고 정책적 합의를 조율해 나가는 등 비진보신당 반MB연대의 보폭을 넖히고 있다.

충남지역도 지난해 12월 ‘2010년 지방선거 공동대응을 위한 충남지역 진보진영 연석회의’가 구성되어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공동선거대책수립을 목표로 협의에 나섰지만, 충남도지사 단일화를 둘러쌓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진보대연합’이 실질적 성과로 이루어져 관심을 모으는 지역도 있다. 서울의 경우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서울지역 산하 노동조합들이 ‘진보서울만들기 노동모임’을 구성해 진보진영의 선거연대를 성사시킨 경우다.

서울지역의 경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물론 사회당까지 합의 주체가 돼서 노동조합과 함께 공동 대응하는데 합의를 했으며,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지역이 이처럼 성공적인 진보연합을 이루게 된 데에는 지역 노동조합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역시 지난 11일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를 중심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의 ‘진보대연합’이 진행중이다. 강원도의 경우 진보양당의 중복출마 선거구가 강원도지사에 한정되어 있어 어느 지역보다 쉽게 진보대연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동조합 힘으로 진보연합 성과

반면에 ‘진보대연합’보다, ‘반MB연합’ 구도 중심으로 선거연합이 논의되는 곳도 적지 않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 핵심 전략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반MB연합’ 중심의 선거연대전략이 모색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 함께, 12일을 데드라인으로 놓고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는 선거연대에 앞서 야권 후보간 정책토론회를 제안한 상태지만, 민주당이 유시민 후보를 ‘비토’하는 상황이다. 

부산의 경우 지난 31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모여 지방선거 연대연합과 관련한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진보신당 부산시당이 “선 진보대연합”을 주장하면서, 시장선거는 독자적 출마 의견을 밝히고 있어,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진보신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기초, 광역의원 선거와는 달리 부산시장 선거는 사실상 누가 단일화되어도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광역시장 선거의 경우 이명박 정권 심판과 함께 지난 민주당 정부 10년에 대한 평가 역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진보신당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대구 역시 사회당까지 포함한 야6당이,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의 주선으로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의 후보를 발굴하고 정책연대에 나선다고 발표하였다. 경북과 경남의 경우 민주노동당 윤병태 후보와 강병기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야권연대에 나서고 있지만, 진보신당의 경우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았다.

호남지역, 민주당 평가 달라 난항

민주당 집권 지역인 호남권의 경우, 민주당에 대한 태도와 입장이 일치하지 않아 지역 차원의 선거연대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차원의 민주당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시각과 중앙정치 차원의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입장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광주의 경우 지난 1일 윤난실 진보신당 후보가 ‘반 민주당 연합’을 내세우며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을 압박했지만, 양 당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 당의 관계자는 한 지역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진보신당이 단결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5+4협상회의에 복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현재 지역별 상황에 따라 제각기 연대연합 논의가 펼쳐지고 있지만, ‘연대연합’ 논의 차제가 쉽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중앙 차원의 선거연대 논의가 지역 후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듯, 광역 차원의 선거연대 논의 역시 수많은 기초단위 출마 후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때문에 합의된 지역이라도, 성과로 이루어질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거연대와 관련해 합의문을 도출해 낸 지역 가운데,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3당이 가장 구체적으로 결과를 만들어 낸 인천의 경우에도, 민주노동당에 할당된 동구와 남동구에 출마할 예정이던 민주당 후보들이 민주당 인천시당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도 지역별 선거연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진보신당이 ‘5+4협상회의’에서 탈퇴하면서 진보신당은 ‘반MB연합’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진보신당이 포함된 ‘반MB선거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도 성사가능성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

막판 단일화 급물살 가능성 여전

하지만 2개월 가까이 남아 있는 시간과, 그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정치적 변수가 야권의 전략적 선택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선거 임박해서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의회 의원까지 진보양당의 맞대결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가 진보진영의 통합 기운을 부추기는 쪽으로 작용을 할지 역방향이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중앙 차원의 선거연대 논의로 인해 지역에서는 혼란스러운 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불참’으로 입장을 정한 이후에는 오히려 입장을 견지하기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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