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북 공격설 억측"
        2010년 04월 05일 09: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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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북한과의 연계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보수신문이 군 당국의 입장을 빌어 북한의 어뢰·기뢰 공격 가능성을 연일 거론하고 있는 데 반해 경향신문 등은 해양경찰청, 그리고 ‘최초 상황관련 일지’가 군 발표와 차이가 난다는 점을 들어 당국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음은 5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의문의 7분…군, 발생시각·지점 은폐 의혹>
    국민일보 <부활 기쁨으로…천안함의 눈물 씻어주소서>
    동아일보 <소말리아 해적에 한국 유조선 피랍>
    서울신문 <이르면 내주 함수·함미 동시인양>
    세계일보 <실종자 수색 중단…함체 인양 본격화>
    조선일보 <천안함 인양, 이르면 10일 걸린다>
    중앙일보 <군, 어뢰 담은 ‘캡슐형 기뢰’ 추정>
    한겨레 <"또다른 죽음 부를까봐…">
    한국일보 <가슴 찢긴 결단, 대한민국 가슴 또 울리다>

    실종자 수색 중단…함체 인양 본격화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이후 8일 만에 처음 발견된 실종자가 끝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실종자 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비탄에 빠졌다. 서울신문 1면 <이르면 내주 함수·함미 동시인양> 기사에 따르면 군은 3일 저녁 6시10분쯤 천안함 함미 부분을 수색하다 절단된 원·상사 식당에서 실종자 남기훈 상사의 시신을 발견했다.

    남 상사 시신 인양 직후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는 구조작업 중단을 군에 전격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군은 3일 밤 11시부터 구조작업을 중단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3일 밤 기자회견을 갖고 “일말의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수요원이 진입할 경우 희생이 우려돼 더 이상 선체 내부 진입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어려운 결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군은 침몰한 천안함 인양과 관련, 함미(艦尾)와 함수(艦首)를 동시에 인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인양은 5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인양 준비기간으로 작업 크레인을 고정한다. 2단계는 선체에 쇠줄을 묶어 크레인에 연결한다. 3단계는 물 위로 선체를 끌어올리면서 배 안의 물을 뺀다. 4단계는 선체를 바지선에 실은 뒤 실종자를 수색한다. 마지막 단계는 선체를 평택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상조건이 좋으면 다음 주에 인양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군, 발생시각·지점 은폐 의혹

    군 당국이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 최초 상황 발생 시각을 이날 오후 9시15분으로 기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1면 머리기사 <의문의 7분… 군, 발생시각·지점 은폐 의혹>을 통해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해양경찰청 관계자 말을 인용해 “천안함 상황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33분으로 변함이 없지만 이 때 (밝힐 수 없는) 유관기관으로부터 상황보고서 형태로 받은 문건에 사고 발생시각이 9시15분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전했다.

       
      ▲ 4월5일자 경향신문 1면  
     

    앞서 MBC도 지난 3일 같은 내용이 담긴 ‘최초 상황관련 일지’를 공개해 침몰사고가 이날 오후 9시22분에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군의 공식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MBC가 4일 추가보도로 공개한 일지에는 사고 당일 오후 9시16분에 침몰 현장과 6∼7㎞ 떨어진 백령도의 해병대 방공33진지에서 폭음을 감지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또 1.8㎞ 떨어진 곳에서는 백령도 해안초병이 오후 9시20분 폭발을 들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경향신문은 이 때문에 "군이 최초 사건 발생 상황을 감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관련기사 3면 <해경 9시15분 사고접수…16분·20분 폭발음은 뭔가>에서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최초 상황이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사고 시점보다 7분 앞선 오후 9시15분으로 기록된 상황일지가 공개되면서 이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사고의 경위를 밝혀줄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며 상황일지 내용을 종합하면 "천안함은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각(9시22분) 7분 전인 9시15분쯤 원인미상의 문제가 생겨 빠른 속도로 이동하던 중 7분 뒤인 9시22분 백령도 남서쪽 1.8㎞ 지점에서 두 동강 났다는 추론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군, 생존자 외부접촉 차단…“불편한 진실 있나”

    그러나 천안함 침몰 사건 규명의 열쇠인 구조자·생존자 증언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는 4면 <군, 생존자 증언 왜 공개 안하나>에서 "군은 생존자들을 모두 병원에 격리한 채 사건 발생 시각 등을 외부 관측자료에 근거해 발표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사건 규명과 불필요한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는 승조원들의 진술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4일까지 군은 천안함 침몰 이후 현장에서 구조된 최원일 함장과 일부 장교를 모두 성남시 수도통합병원에 입원시켰다. 현재까지 천안함 승조원 전원은 병원에 격리된 채 가족 외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상태며, 군은 사건 당사자를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백령도에서 사고 발생 수분 뒤 해병대 경계병이 찍은 동영상과 지진파 측정 자료 등을 통해 사건 발생 시각 등을 추정해 공개했을 뿐이다.

    더욱이 군은 사건 규명에 가장 객관적인 자료라 할 만한 천안함과 인근 속초함 항해일지와 교신일지에 대해 “작전 내용 등이 담긴 군사기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앞으로 공개될 민관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를 누구나 수긍할지가 관건"이라며 "군 영향권에서 독립적인 조사 주체가 조사단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군, 어뢰 담은 ‘캡슐형 기뢰’ 추정"

    보수신문은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여전히 힘을 싣는 양상이다.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지난달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의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어뢰를 기뢰로 개조한 사출형 기뢰(CAPTOR Mine: Capsule Torpedo Mine)에 의한 폭발 가능성이 군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OD(열상감시장비)에 촬영된 천안함의 침몰 과정과 천안함의 절단된 단면, 북한 잠수함(정)과 반잠수정의 동향 등을 종합해볼 때 사출형 기뢰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 4월5일자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출형 기뢰는 어뢰를 캡슐과 같은 긴 통 속에 넣은 무인작동 기뢰로 항공기나 수상함·잠수함(정)·일반 선박 등을 활용해 바다에 던져 넣어 부설하며, 바닷속에 있던 이 기뢰가 평소에는 해저 바닥에서 통 속에 들어 있다가 물 위로 함정이 지나가면 스크루 소리를 감지해 자동 발사된다. 중앙일보는 "군 당국은 사출형 기뢰가 어선 등 북한의 일반 선박에 의해 부설됐을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천안함 침몰…어뢰 공격 가능성 증폭"

    조선일보는 6면 <"기뢰가 원인이라면 ‘우연에 우연’ 겹쳐야…가능성 희박">에서 군 당국의 설명을 빌어 "천안함 침몰원인이 외부 충격으로 굳어져 가고 있고, 외부 충격의 경우에도 지진파의 크기로 볼 때 어뢰나 기뢰, 폭뢰 등 강력한 폭발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군 당국은 기뢰·폭뢰보다는 어뢰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같은 면에서 정부 당국자의 특별 브리핑 내용을 전하며 "북 개입 포착 못했지만 가능성 낮단 얘긴 아니다"란 제목을 달았다. 이날 김대중 고문은 <민주당은 ‘북한 대변자’인가>란 제목의 칼럼에서 "천안함 침몰 사태의 와중에서 민주당은 북한의 개입설을 극구 배제하고 북한의 무죄임을 주장해 ‘북한 대변자’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흑백논리를 폈다.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도 <5.4cm 그물눈과 국가의 진로>란 제목의 칼럼에서 천암함 침몰 원인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사실상 단정하면서 어민들의 쌍끌이 저인망 어선을 이용, 바다 밑을 훑고 또 훑어 어뢰 파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 어뢰 공격 받았다면 왜 폭발 파편 화상자 없나"

    이와 달리 국민일보는 6면에서 어뢰에 의한 폭발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어뢰에 의한 폭발이라면 파편과 부유물이 많아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폭발가능성을 입증해줄 만한 파편들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또 화약냄새나 화상을 입은 승조원이 없는 점도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 4월5일자 국민일보 6면  
     

    정부 고위관계자 "北 공격설 억측…배 실물 보면 다를 것"

    군과 달리 청와대는 북한의 공격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 북한의 어뢰공격 가능성에 대해 “억측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4면), 세계일보(1면, 8면), 국민일보(6면) 기사에 따르면, 이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어뢰 공격 여부에 대해 “배가 인양돼 실물을 보면 많이 다를 것이다. 인양만 되면 우리가 억측하던 부분들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4월5일자 세계일보 1면  
     

    그는 또 “확실한 북한 관련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반잠수정 활동 흔적은 확인 못했다”고 부연했다. 천안함이 특수한 임무를 띠고 사고 지점에 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특정 임무 때문에 간 것이 아닌 것으로 보고됐다”며 “상황이 안 좋아서 조금 내려와 있다가 다시 자기 작전구역으로 들어가서 계속 활동을 했다. 오전부터 자기 경계구역에서 계속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 궤적에 암초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없다”고 답했다.

    “빈소 기념 촬영은 역사 기록” 공성진 의원 궤변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 1일 일행 10여명과 함께 고 한주호 준위의 빈소에서 근조화한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공 의원이 이번에는 "추모 의식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 빈축을 사고 있다. 경향신문 이용욱 기자(정치부)는 2면 <“빈소 기념 촬영은 역사 기록” 공성진의 궤변>이란 ‘기자메모’에서, "(공 의원은) 잘못한 게 없는데 언론의 곡해로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는 논리만 폈을 뿐 사과는 한마디도 없었다"며 ‘변명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고발하는 것’이라는 영어속담을 인용해 비판했다.

    앞서 공 최고위원은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추모의식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까지 그 숭고한 뜻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건한 자리에서 무엇이 그렇게 기념할 것이 많다고 기념촬영을 하느냐고 한다면 빈소에서의 언론 취재활동 역시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어떻게 "‘공성진 개인’의 행동을 ‘공익’을 위한 언론의 취재활동과 동일시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거기서 같이 찍어” “한 번 더 찍어” “사진 꼭 보내주셔야 한다”고 하는 정신나간 언론인은 본 기억이 없다"고 질타했다.

    MBC노조 5일부터 총파업…김우룡 전 이사장은 ‘도피성 출국’ 의혹

    MBC가 청와대의 방송장악 시도에 항의해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도피성 출국의혹’이 제기되는 등 MBC 사태가 갈수록 확전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10면 <MBC노조 5일부터 총파업> 기사에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MBC 내부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 논란을 불러온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을 지난 2일 부사장에 임명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며 "‘청와대의 MBC 인사외압 파문’으로 궁지에 몰려있던 현 정권이 천안함 침몰사태로 노조가 파업을 하기 어려운 시점을 택해 MBC 장악을 위한 ‘국면전환’에 나선 게 아니냐"는 시각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신동아 4월호 ‘큰집 조인트’ 발언으로 자진사퇴한 김 전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이 고소를 미루고 있는 사이 5일 갑작스럽게 출국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라고 보도했다.

       
      ▲ 4월5일자 경향신문 2면  
     

    한편 MBC노조는 천안함 침몰사태와 관련한 취재·카메라기자 등 필수제작 인원을 제외하고 5일 오전 6시부터 서울지부를 시작으로 19개 지부들이 잇따라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MBC 노조는 성명서에서 “천안함 침몰로 실종 장병들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때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김 사장이 공영방송 MBC에 버티고 있는 한 마이크를 잡는 것조차 부끄럽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5일부터 노조 조합원들이 진행하는 9시 뉴스데스크, 마감뉴스 등 생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고 경향신문은 덧붙였다.

    야당 몫 방통위원에 양문석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민주당 몫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됐다. 한겨레 2면 보도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미디어악법 투쟁 등 그간 정부의 언론장악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양 사무총장의 전문성 등을 고려해 적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7일 국회 본회의에 방통위원 임명 추천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사무총장은 야당 추천 몫으로 활동하다 사임한 이병기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남은 임기인 1년을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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