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초 진보통합신당 창당해야"
        2010년 03월 31일 04: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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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근 논의 중인 야권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진보진영 단일화가 우선이고 그를 바탕으로 야권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이 선거 전 진보정당 통합을 약속해야 한다며 진보신당을 압박하던 것과는 달리 통합선언을 지방선거 ‘전후’에 하자고 제안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민노당 공식 당론과 차이?

    권 의원은 “반MB연대보다 진보연합이 우선”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1일 민노당이 대의원대회를 통해 “반MB연대연합을 주도적으로 실현해 나간다”고 결정한 부분과 뉘앙스 차이가 있어, 발언의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사진=권 의원 홈페이지)

    권 의원은 30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한국 진보정당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발언하는 한편, “2012년 총선 전 합당을 제안”하면서 진보정당의 통합을 위한 3단계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3단계 실행방안 가운데 1단계는 “지방선거를 전후로 올해 말 까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의 큰 원칙을 합의"하는 것으로 ‘전후’라는 표현은 민노당이 그 동안 진보신당에게 지방 선거 ‘이전’ 통합이나 통합 선언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인 것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진보신당과의 입장 차이를 좁힐 여지가 있는 제안으로 보인다.  

    권 의원이 제안한 2단계는 “2011년 초반, 통합창당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재통합을 준비하며, 총선 통합후보 발굴 및 선정을 추진하는 한편, 진보정치의 새로운 목표와 정책방향을 담은 테제를 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 단계로 “2012년 벽두에 통합과 선언을 기반으로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며 “신진보선언의 정신을 제대로 담은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4월 총선에서 2004년의 성과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 대선준비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2년 벽두에 통합 선언, 창당

    권 의원은 “2012년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진보정치세력은 그대로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지금 상태로라면 2012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갑론을박을 거치면서 후보연합을 해도, 한 자리 수 이상의 의석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의원은 이어 “집권의 꿈을 잃어버리고, 도토리 키재기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진보정치 세력의 현재와 미래”라며 “대안세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분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다시 합쳐져서 새롭게 해보겠다는 진심어린 반성”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 같은 진보정치통합 방안을 설명하면서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야당 지방선거 연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권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고, 나는 야권 단일화의 대의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면서도 “그 양상이 우려스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진보신당 사이에서 ‘그래도 단일화해야 한다’고 홀로 외치고 있다”며 “이런 구도는 잘못된 구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과의 연합은)정책의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단일화에 대한 대의와 현실적 이유 때문에 조정과 양보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입장에서 보면, 진보진영 단일화가 우선이고, 그를 바탕으로 한 야권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진보대연합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두 정당의 이념과 조직체계가 다르지 않으며, 함께 공유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야권단일화 논의 양상 우려스럽다 

    그는 이어 “정책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진보신당과의 공동전선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진보통합에 대한 동력을 찾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가 엄중한 국민적 요구라면, 그 엄중함에 맞게 처리하되 진보정치 세력이 스스로 포지션을 잃어선 안된다는 이야기”라고 말해 민주노동당의 ‘반MB 전선 강조론’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민노당의 주요 당직자는 “민주당과 선거연합에서 경도된 측면에 대해 우려하고 진보신당과 통합에 기초한 선거연대를 말한 것임으로 당론에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며 “진보신당도 대표자 등을 중심으로 통합의 분위기를 높이고 민주당을 함께 압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노동당 현 지도부가 주장하는 ‘선 통합선언-후 선거연합’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반MB연대에 대해서도 진보연대를 보다 강조한다는 점에서 결을 달리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권 의원의 발언을)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양당 통합 문제는 진보진영이 이번 선거과정에서 연합을 이루고 이후 진보진영의 개편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원론적 의미라고 본다”며 “선거연합 관련해서는 민주노동당이 권 의원의 지적대로 일방적으로 전 정권세력에 명분없이 ‘반이명박’만 갖고 끌려가고 있다는 면에서 대단히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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