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야? 화장실에서 밥을 먹어?"
By 나난
    2010년 04월 16일 03: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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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이 있을 텐데 왜 밥을 제대로 못 먹는 거지?”
“어? 고려대 아냐? 우리 학교에 저런 곳이 있었어?”

16일 점심시간,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역 4거리. 유인물 안 받기도 소문난 여의도 ‘직딩들’이 이날은 좀 달랐다. 휴게 공간이 없어 화장실과 창고, 계단 밑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리는 사진과 유인물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했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 같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뭐야?”, “청소 아줌마들이 저런 데서 밥을 먹는구나”, “이게 진짜야?”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청소노동자들의 실상을 접한 여의도 빌딩 숲 속 직장인들에게는 일종의 충격이었다.

공공노조(위원장 이상무)가 16일 여의도역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휴게공간 확보를 위한 ‘따뜻한 밥 한끼의 권리’ 캠페인을 열었다. “우리가 일하는 빌딩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지금, 어디서 밥을 먹고 있을까요?”

   
  ▲공공노조가 16일 여의도역에서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공간 확보를 위한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을 진행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사진=이은영 기자

캠페인에 나선 공공노조 조합원들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학생행진, 민주노총 서울본부 회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목청을 높였다. “지금 무엇을 드시러 가고 계신가요? 청소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식당은커녕 휴게공간도 없어 식어버린 찬밥을 먹고 있습니다.”

이날 캠페인은 일반 시민은 물론 청소노동자들의 관심도 모았다. 여의도 한 빌딩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는 한 아주머니는 캠페인이 열리는 곳을 직접 찾아와 “우리 건물에는 원래 휴게실이 있었는데 최근에 없어졌다”며 “이런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한 야쿠르트 판매 아주머니는 “언니들 이거 진짜 잘하는 거다”, “언니들 아니면 이런 거 누가 하겠느냐”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또 유인물을 받은 한 30대 남성은 “이거 민주노총에서 하는 거 아니야? 노동조합에서 이런 것도 하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의도 직딩들 관심을 보이다.(사진=이은영 기자)
   
  ▲화장실, 계단, 창고에서 식사와 휴식을 해결하는 청소노동자들을 담은 사진들.(사진=이은영 기자)
   
  ▲이날 캠페인에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참석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이날 여의도를 지나는 시민들은 청소노동자들의 근로 실태를 담은 유인물과, 개조한 남성화장실이나 불도 들어오지 않는 창고에서 식어버린 찬밥을 먹고 있는 노동자들의 실상을 담은 사진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같은 건물에 있지만 보지 못했던 청소노동자들의 실상을 알았다.

류남미 공공노조 미조직비정규실장은 “유인물 안 받기도 유명한 여의도에서 의외로 따뜻한 밥 캠페인 유인물은 많이 받아 간다”며 “따뜻한 밥 캠페인이 온라인 등에서 홍보가 많이 돼 일반인들도 관심을 많이 갇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캠페인 지원에 나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유인물을 받아온 사람들이 ‘따뜻한 밥 캠페인은 많이 봤지만, 실제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는 의견을 줬다”며 “시민들이 각 사업장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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