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명문 귀족학교를 거부한다
    입학설명회 고급백화점 VIP룸서"
        2010년 03월 28일 06: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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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빈 선생이 학교를 그만둘 생각을 한 것은 꽤 오래 전인 듯하다. 이화여고 국어 교사로 10년을 일해온 그는 <우리 교육> 1월호에 실은 「학교를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기」에서 자신의 진로를 암시했다.

    이형빈 선생은 그 글에서 “학교를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상상해 본다”라고 교직 사직이 상상인 척 말했지만, 그가 들려주는 상상은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섬진강 여행, 박노자와 우석훈의 강의 듣기, 플루트와 춤 배우기, 서울 교육감 선거운동, 진보신당 입당, 여러 교육단체와 사회단체에서 일하기 등등.

    물론,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그를 학교에서 떠나게 한 것은 아니다. 이런 갈망은 만약 학교를 그만 두게 된다면 하고 싶거나 할 수 있는 것들이지, 학교를 그만 두어야 하거나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충분한 조건은 아닌 것이다.

       
      ▲ 이형빈 선생 (사진=이재영 기획위원)

    그동안 이형빈 선생이 스스로의 갈망을 억누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 곁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변화하는 학교는, 바깥 세상처럼 돈 놓고 돈 먹기 판으로 변해버린 학교는 이형빈 선생으로부터 아이들을 빼앗아 가고야 말았다.

    “아이들 떠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다”

    그래서 그는 “이제는 ‘학교 안’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학교조차 바꿀 수 없는 시기가 분명히 온 것 같다. ‘학교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학교를 바꾸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는 고통의 자각에 이른다.

    이형빈 선생이 지난 2월 말 이화여고를 사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조중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이 그 사실을 알리거나 그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서울 명문 고등학교의 교사가 국가 교육정책에 반발하여 사직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충격적이고, 언론은 제 임무를 잘 수행한 셈이다.

    문제는, 사직은 하나의 전환점일 뿐이며, 그 전환점 후의 새로운 길, 그리고 길고 지리할 것임이 분명한 그 길에서는 10년 전 이화여고에 처음 몸 담을 때처럼 이형빈 선생 혼자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가 여전히 ‘선생’임을 자부하고 있고, 학교 밖의 수많은 ‘학생들’을 이미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학교 밖으로 나왔으되, 제 본분에 더욱 충실하려 하므로 이형빈 선생에게 남겨진 날들은 아주 행복할 것이다.

    <레디앙>이 이형빈 선생을 만나 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이형빈 선생과의 인터뷰는 지난 25일 오후 여의도에서 이루어졌다.  

                                                      * * *

    교사 한 명 정도는 거부해야…

    – 왜 그만둔 건가?

    =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야 오래된 일이고 학교 안에서 부딪치는 갈등과 양심의 문제도 오래됐지만, 교직을 떠나겠다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자율형 사립고 때문이었다.

    수많은 교육 문제점이 있고 자사고도 그 중 하나인데, 굳이 자사고 때문에 학교를 떠나야 하느냐는 의문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 교육의 온갖 모순들이 학교 안에 그대로 투영돼 있지만, 일하고 있는 학교의 형태 자체가 바뀌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자본주의 체제 밖으로의 탈출구를 내지 못하는 한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들 가듯이 학교 안에서도 대한민국 교사로 살아가면서 싸워야 하겠지만, 속해 있는 작은 단위가 의도적으로 가난한 자들, 성적이 나쁜 자들을 배제하는 구조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리가 자사고 반대 싸움을 하면서 ‘입시명문 귀족학교 반대한다’는 집회도 무수히 했는데, 서울에서 20여 학교가 자사고가 되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그토록 반대하고 비판하는 것이 현실화됐을 때, 그래도 한 명 정도는 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멀쩡한 학교가 귀족학교로 변할 때 한 명 정도는 귀족학교를 거부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대백화점 VIP룸에서 입학설명회

    작년 5월에 이화여고가 자사고 신청서를 냈고, 7월에 지정이 됐고, 올 3월부터 신입생을 받게 됐다. 그 몇 달 동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백화점 VIP룸 사건이다. 자사고는 학교별로 입학설명회를 하는데, 자사고가 된 이화여고는 현대백화점 VIP룸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사건이, 자사고가 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백화점 VIP회원들을 타겟으로 하는 학교인 것이다. 그 정도 경제적 능력이 있는 부모들의 자녀들만 받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비판해온 교육시장화를 너무나도 명백하게 보여준 것이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위한 명품 교육, 구매력 있는 소비자만 와라, 그들만 상대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학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더라.

    이화여고는 1886년에 미국 선교사가 세운 우리 나라 두 번째의 근대교육 기관이다. 여기서 이화여전이 분리돼서 이화여대가 됐다. 서당이 양반 자제를 위한 특권교육이었던 데 비해 배재나 이화 같은 학교들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통교육의 시초였다.

    이화학당에 입학했던 사람들은 양반집 규수들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기생의 딸, 백정의 딸이었다. 그 당시에 이화학당은 기존 교육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교육하는 곳이었다.

    그러다가 비평준화 시기에 점차 명문 엘리트 학교가 된다. 정계, 관계, 재계 유명 인사의 부인들 대부분이 이화여고 출신이다. 이들 사이의 자부심과 카르텔이 굉장히 막강하다. 그래서 고교평준화 이후에 ‘물이 흐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자사고 정책이 실시되면서 ‘묻지마 자사고’로 달려가게 된다.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사람은 ‘배신자’나 ‘공적’으로 찍히는 분위기였다. 결국 현재의 이화여고는 최초의 건학이념을 배반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성 주니까, 입시 교육으로

    – 백화점 VIP룸에서 열린 입학설명회에 가봤나?

       
      ▲ 사진=이재영 기획위원

    = 근무시간이라 가보지는 못했다. 거기 간 사람들은 학교 수업을 빠져가면서까지 홍보 업무에 올인했다. 갔다 와서 교직원회의에 보고하더라. “많은 학부모들이 오시지는 못했지만, 엑기스들만 왔습니다”라고.

    – “물 좋다.”

    = 그렇다. 그 소리를 듣고 교직원회의에서 저 혼자 웃었다. ‘심하다.’ 그 때 이미 마음 속으로 사표를 냈다. 하지만, 담임 맡고 수업을 하고 있는 학기 중간에 사표를 낼 수는 없어서, 올해 2월 28일에 사표를 냈다.

    – 자사고가 된 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사표를 낼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본인이 사표를 낸 것은 자사고 문제를 알리기 위한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행동이라 볼 수 있다. 정확하게 뭘 원하는가?

    = 사람들이 자사고가 뭔지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신입생 모집, 교육과정, 재정, 이 세 가지를 학교 자율로 하겠다는 것이 자율형 사립고다.

    서울에서는 중학교 내신성적이 50% 이상, 광주에서는 20~30% 이상인 학생들만 자사고 지원을 할 수 있다. 그 아래 학생들에게는 아예 지원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외고든 서울대든 내신성적으로 지원 자격을 처음부터 제한하지는 않는다.

    교육과정의 자율을 마음대로 짜라고 하니까, 누구나 다 예상하듯이 입시교육으로 몰려가고 있다. 국영수가 늘고 음미체가 줄고. 국영수를 너무 많이 집어넣다 보니 정규수업이 8교시까지 늘어나고, 5시 반에 수업 끝난 다음에 학교에서 저녁 먹고, 모든 학생이 강제로 보충수업 한두 시간 듣고, 야간자율학습을 10시까지 한다. 이게 그들이 원하는 ‘자율’이다.

    자사고, 등록금 세 배, 더 오를 것

    재정의 자율이란 교육청 돈을 받지 않고, 학생 등록금과 재단에서 내는 돈으로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우리 나라 재단들이 많은 돈을 내지는 않는다. 결국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하게 된다. 지금 자사고 등록금이 일반고에 비해 세 배라고 알고들 있는데, 이 정도로 학교를 운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오르게 된다.

    일반고 등록금이 분기당 45만 원, 한 학기에 90만 원 정도 된다. 이 돈도 못내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자사고는 그 세 배이니 학기에 250~300만 원이 된다. 국공립대 등록금과 같다. 여기에 급식비, 보충수업비, 수학여행비 등을 합하면 400만 원까지 올라간다.

    자사고끼리의 입시 경쟁에 의해 지원율 낮은 학교와 지원율 낮은 학교로 나누어지고, 지원율 낮은 학교는 재정 악화로 문을 닫게 될 것이고, 지원율 높은 학교는 등록금을 더 올릴 것이다. 자사고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 1년 학비가 1천만 원이 넘어간다. 기숙사비 등까지 합하면 1천8백만 원까지 나온다.

    이 정도 등록금을 내고 사교육을 안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자사고, 특목고 아이들이 사교육을 더 받는다. 자사고는 사교육 흡수 기능을 전혀 할 수 없다.

    자부심 무너졌고, 상실감 크다

    – 두고 온 아이들은 어떻게?

    = 1학년 담임이었다. 그게 가장 가슴 아프다. 교사는 교육노동자다. 교사들이, 일반 노동자와 다르다는 자부심은 아이들을 만나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나의 교육, 나의 수업, 나의 학급은 교육 노동자의 가장 소중한 가치고, 자부심이다. 물고기가 물을 떠난 셈이다. 자부심이 무너졌고, 상실감이 크다.

    마음 속으로 사표를 낸 작년부터 몇 달 동안 늘 눈물이 목구멍까지 차 있었다. 누군가 툭 건드리면 쏟아져 나올 정도로. 그동안 많이 말랐다. 자사고가 제게서 학생들을 빼앗아 갔다. 교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가난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빼앗아 갔다.

    이화여고의 건학이념은 기독교다.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아가라는 것이 기독교 정신인데, 이 학교는 99마리의 양을 버리고 우량한 한 마리의 양을 잘 길러서 높은 가격에 팔아먹자고 하고 있다. 제가 이화여고에 계속 남아 있다면 그런 학생들만 만나게 될 것이다.

    내부로의 망명 또는 자발적 낙오자

    사표 내고 아이들과 만나봤나?

    = 작년 중반쯤에, 제가 학교를 그만둔다는 소문이 났다. 저는 한 마디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아이들이 마음을 읽은 거 같다. 아이들이 흥분해서 학교 관두지 말라고, 정의는 승리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항의하더라. 2월에는 아이들이 담담해졌었는데, <경향신문>에 기사가 나면서 아이들이 문자 보내고, 그리워하고….

    – <우리 교육> 1월호에서 사직을 암시하면서 ‘망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망명’은 무슨 뜻인가?

    = 김상봉 교수님의 글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과거 식민지 시절에는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하든지 외국으로 떠나는 영토적 망명을 했었다. 자본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망명할 영토가 없다. 그래서 김상봉 교수는 ‘내부로의 망명’이라는 표현을 썼고, ‘자발적 낙오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저는 ‘내부로의 망명’을, 체제 안에서 체제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들을 확장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한다. 철학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탈주’와는 많이 다른 거 같다.

    직장이나 학교에 매어있을 때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기 어렵다는 김상봉 교수의 진단에 완벽하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이 망명을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이 자본의 완전한 식민지가 되었다는 판단이 설 때는 내부로의 망명을 떠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한국 교육

    – 처음 교단에 섰을 때 어땠나? 10년 동안 어땠나? 그동안 학교가 어떻게 변했나?

    = 점점 나빠졌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것은 경제학의 원칙이 아니라, 우리 나라 교육학의 원칙이다.

    아무리 자본주의 시장이 나쁘더라도 악화가 양화 전제를 잡아먹지는 못한다. 그런데 교육에서는 나쁜 정책 하나가 교육 전체를 말아먹는다. 우리 학교는 3학년 강제보충 시키는데 옆 학교는 2학년도 강제보충 시킨다더라, 그러면 우리는 1학년도 시키자. 옆 학교는 11시까지 야간자율 시킨다더라, 그러면 우리는 12시까지 야간자율 시키자. 이게 교육학의 법칙이다.

    지금의 ‘학교 자율’이라는 건 학교 마음대로 나쁜 짓 할 수 있는 자율이다. 밤 11시, 12시까지 아이들 붙잡아둘 수 있는 자율이다. 그러니, 촛불집회에서 아이들이 들고 나온 게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였다.

    지금 학교는 누가 더 나쁜 짓 하고 있는가를 내기 하고 있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직설이다. 현 정부는 학교들끼리 서로 나쁜 짓 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 국어 교육에 대한 여러 글과 책을 써냈다. 어떤가?

    = 보통 사람들은 학창 시절을 회상할 때 좋은 교사들보다 나쁜 교사 한 사람을 먼저 기억한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고등학교 국어 교육은 굉장히 발전했다. 새 교과서도 만들고, 새 수업방법론도 실천했다. 대학에 간 학생들이 고등학교 수업이 더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경쟁교육 정책에 의해 이런 성과들이 하나 둘 유실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 뛰어놀게 하고 꿈을 키워주려 하면, 일제고사 성적이 나쁘다고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거나 심한 경우는 해직되기도 한다.

    국어 교육에서는 논술이 끼치는 해악이 엄청 크다. 현재의 논술은 지식과 교양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논술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하고 있는 분들의 선의와는 무관하게, 많은 사유의 시간이 필요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공산당선언』 요약본을 읽혀 외우게 하고 있다. 대학에 가서는 정작 원전을 읽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학교 밖’에서의 교육 발견

    – 전교조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노동조합이다. 조합원의 한 명으로서 평가하자면, 전교조는 어떤가?

    = 전교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지만, 흔히 말하는 ‘전교조가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전교조 만큼 초심을 간직하고 있는 선생님들이나 노조는 없다. 우리 나라 노조 중에 임금인상에 대한 정책이 아예 없는 노조는 전교조뿐이다. 이런 전교조에게 ‘조합 이기주의’니 ‘밥그릇 챙기기’니 비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전교조의 사업계획은 공교육 정상화뿐이다. 교사들의 권익 향상에서도 공교육 정상화와 일치되는 부분만 대변한다. 조합원들의 경제적 욕구를 배반하는 유일한 노조가 전교조다.

    문제는, 조건이 어렵고 정책적 상상력이 부족하다 보니 실천이 학교 안에 멈춰져 있는 것이다. 또, 학교 안에서도 조합원 내부에 실천이 머물러 있다. 학교 내부, 조합원 내부에 전교조의 시야가 멈춰져 있는데, 모든 국민이 교육의 당사자이다 보니 그런 전교조가 실망스러운 것이다.

    대학서열화 문제, 학벌사회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데, 전교조는 거기에 소심하다. 더 나아가, 학부모와 만나기 위해 지역으로 나가 소통해야 한다.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 집회를 많이 하라는 게 아니라, 실천의 폭을 넓히라는 것이다.

       
      ▲ 사진=이재영 기획위원

    – 마포 ‘민중의 집’ 강좌를 하고 있다는데, 어떤 건가? 소감은?

    = 생활의 영역인 지역에서 핵심 문제가 교육이라 생각한다. 물론 환경, 주거 문제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늘상 부딪히는 것은 교육이다. 지역에는 학부모가 있고,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다. 이런 지역에서 활로를 찾고 싶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었는데, 제가 사는 곳은 아니지만 마침 마포 ‘민중의 집’에서 지역사업의 일환으로 학부모 강좌를 기획해서 거기에 참여하게 됐다. 학교를 관둔 후 3월 2일 하루 쉬고, 3월 3일에 ‘민중의 집’에서 첫 강의를 했다. 학교 밖에 나가서 교사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학교 그만 두고 민중의 집에서 첫 강의

    독서교육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녀들과 독서를 통해 소통할 수 있을까, 부모들부터 책 읽자는 내용이었다. 학부모들이 너무 좋아해서 곧장 학부모 독서모임이 생겼다.

    – 미국에서는 보안관과 검사를 선거로 뽑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다. 교육감 선거에도 개입할 것인가?

    = 아마 그렇게 될 것 같다. 교사여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교사가 아니어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것 같다. 교사가 아니어서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받았다.

    – 진보정당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늘 마음은 함께 해왔지만, 한국 사회의 특수한 조건 때문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던 진보정당에 함께 하게 될 것 같다. 진보신당에 입당하려 한다.

    – 앞으로 뭐 할 건가?

    = 하고 싶은 짓 다 하려 한다. 지금쯤 섬진강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너무 바쁘다. 백수가 바쁘다더니. 학교 그만 뒀다고 해서 교육활동을 그만 둔 것은 아니니, 학교 밖에서 청소년 만나고 학부모 만나겠다.

    김예슬씨 사건이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경쟁과 승자독식의 무한질주에 균열을 주려했던 행동에 사람들이 목말라 했던 것 같다. 이 갑갑한 세상을 벗어나는 가능성과 씨앗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사람들이 교육 문제에, 막연하게 알면서 불만만 가지지 말고, 여러 교육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았으면 좋겠다. 진보 진영도 교육 문제를 좀 더 심도 깊게 봐야 한다. 교육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성원과 주체가 형성된다. 깊이 있는 천착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함께 할 수 있는 단위들을 학교와 지역에서 만들길 바란다.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또 한 번 ‘강남 교육감’을 뽑는 우를 범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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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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