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크스로 케인스를 비판하다
        2010년 03월 27일 0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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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모지기 사태가 자본주의 위기의 끝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제, 사회 전문가들은 2008년이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의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곧 부르주아 경제학의 위기다. 고전학파, 한계효용학파, 케인스주의 등 기존 부르주아 경제학이 패배의 쓴 맛을 보고, 다시 바통을 이어받은 신자유주의도 큰 위기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세계를 뒤흔든 1968』, 『민중의 세계사』등으로 방대한 지식과, 남다른 통찰력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안타깝게 심장마비로 사망한 크리스 하먼은 『부르주아 경제학의 위기』(크리스 하먼, 책갈피, 4,900원)를 통해 자본주의 위기의 원인을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르주아 경제학이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경제학 전반으로, 애덤 스미스와 리카도의 고전학파, 멩거, 뵘바베르크, 제번스, 마셜, 발라, 파레토, 클라크가 이끈 신고전학파(한계효용학파), 신고전학파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등장한 케인스주의.

    그리고 1970년대 케인스주의가 위기에 빠지면서 등장한 다양한 경쟁 학파들(프리드먼이 주창한 통화주의, 레이건 정부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한 공급중시경제학, 멩거와 뵘바베르크의 사상을 추종한 오스트리아학파, 맨큐와 로머, 스티글리츠의 신케인스주의, 스라파의 신리카도주의) 등을 소개한다.

    크리스 하먼은 이 책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이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역사적 연원과 전개 과정을 살피고, 특히 최근 경제 위기 와중에 다시 부상하고 있는 케인스주의를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데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역자인 이정구 경상대 교수는, 후기를 통해 “부르주아 경제학의 주류인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갖가지 모델과 수학·통계 기법을 자랑하지만 이번 경제 위기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무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류 경제학은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 이는 기성 체제와 기업들의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류 경제학자들은 비주류 경제학과 정치경제학 분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온갖 환상과 미신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의 마르크스 주의’, 7번째 시리즈물로, 경제학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입문서이며, 이데올로기가 아닌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산뜻한 청량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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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크리스 하먼 Chris Harman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자 영국의 좌파 이론지 ‘인터내셔널 소셜리즘’ 의 편집자였고, 그 전 20여 년 동안 좌파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의 편집자로 일했다. 2009년 카이로에서 이집트 시민사회단체들이 개최한 포럼에 연사로 참가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미국의 유명 록밴드RATM이 2집 앨범 <악의 제국Evil Empire> 재킷에서 『세계를 뒤흔든 1968』을 포함한 크리스 하먼의 책들을 추천하기도 했다.

    역자 – 이정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연구교수이고, 계간지 <마르크스주의 연구>(한울)의 편집위원이다. 저서로는 ‘사회운동가들과 함께 세상읽기'(책벌레, 공저)가 있고, 옮긴 책에 ‘인티파다'(책갈피)가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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