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수씨, 차라리 출가하심이?"
        2010년 03월 25일 09: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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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씨는 차라리 출가하심이?

    진중권씨가 24일 자신의 블로거를 통해 최근 시도 때도 없는 ‘좌파’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한 마디 했다. 그는 ‘안상수 원내대표, 이 참에 출가하심이 어떠신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듣자 하니 안상수씨가 묵언수행에 들어갔다고 하네요"라며 "이왕 선방에 드셨으니, 이 참에 머리 깎고 그 길로 출가 하심이 어떠신지?"라고 비아냥댔다. 

    그는 "더러운 속세에 사느라 속까지 시꺼멓게 더러워졌으니, 자신을 더럽힌 정계에서 은퇴하여 백담사 일해거사처럼 고요한 산사에 들어가 온갖 번뇌를 떨쳐버리시기를. 부디 성불하소서."라고 비꼬기도 했다.  

    다음은 블로거에 올린 진중권씨 글 전문.

                                                      * * *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니, 안상수 원내대표가 명진 스님과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됐네요. 일정표만 확인해도 안상수 대표가 명진스님과 만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정치인이 행사하셨으니 여기저기 사진도 남아있을 테고….

    왜 그렇게 손 가리고 아웅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이번 발언을 폭로한 그 분은 한나라당의 부대변인까지 지낸 분이라고 하던데, 설마 그런 사람이 없는 소리를 지어냈겠습니까? 더군다나 그 자리를 주선한 것이 그 사람이라고 하던데.

    이번 사태가 충격적인 것은, 이른바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는 현정권의 좌파 척결 운동이 언론, 방송, 학계, 문화계를 넘어 종교의 영역까지 침범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정권 초기에 불교계가 현 정권의 종교 편향에 크게 반발한 적이 있었지요.

    정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불교계에 어떤 식으로든 손을 썼어야 했을 겁니다. 이미 강남에서는 명진 스님, 강북에서는 수경 스님을 손 본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는 상황이었구요. 이번 사태는 그 소문이 사실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합니다.

    만약 김영국씨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면, 안상수씨는 당장 김영국 거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합니다. 그런데 김영국씨를 고소하겠다는 얘기는 전혀 없네요. 왜 그럴까요? 한편, 자승 스님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요. 그 분도 안상수 원내대표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저 직영으로 전환한 것이 외압의 결과는 아니었다는 식의 해명에 그치고 있을 뿐이지요.

    왜 그럴까요? 상식적으로 판단하건대, 이미 그 자리에 있었던 김영국씨의 생생한 증언이 나온 마당에 성직자로서, 그것도 한 종단의 대표로서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겠지요.

    코미디는, (의도적인 병역 기피로 의심되는) 병역 면제를 경력으로 가진 안상수씨가 월남전에 참전했던 명진스님을 향하여 "좌파"라 비난했다니, 명진 스님은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요. (이런 꼴을 보면 솔직히 입에서 욕이 튀어나옵니다. 심지어 진중권도 육군 병장, ‘진 벙장’인데, 군대도 안 갔다 오고 학생 시절 김일성 장군 만세나 부르던 정신 나간 넘들이 뉴라이트니 뭐니 해까닥 전향하여 나보고 빨갱이가 어쩌구 떠드는 꼴을 보면, 정말 쳐발라 주고 싶은 심정이 들거든요. 하여튼 대한민국 우익운동을 주도하는 게 장군님 만세 주사파라는 것도 실존적 코미디라 할 수 있지요.)

    듣자 하니 안상수씨가 묵언수행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너희들은 떠들어라, 나는 홀연히 번잡한 속세를 떠나겠노라", 뭐 이런 얘기죠. 안상수씨 이왕 선방에 드셨으니, 이 참에 머리 깎고 그 길로 출가 하심이 어떠신지? 더러운 속세에 사느라 속까지 시꺼멓게 더러워졌으니, 자신을 더럽힌 정계에서 은퇴하여 백담사 일해거사처럼 고요한 산사에 들어가 온갖 번뇌를 떨쳐버리시기를. 부디 성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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