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이는 아이들의 꿈을 실현할 것이다”
        2010년 03월 23일 11: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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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의 지방선거는 자치단체선거와 교육감선거가 동시에 시행되는 첫 전국선거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후 각급 선거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고, 예비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 역시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레디앙>은 지방선거에 관련한 취재와 보도를 배가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여러 후보 및 정책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소개하려 한다. 아래 실리는 송태경의 글은 서울시 교육감 후보 출마를 선언한 곽노현 교수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그를 지지하는 내용으로써, 지방선거에 독자 여러분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첫 시발이 될 것이다.

    <레디앙>은 곽노현 교수에 대한 송태경의 글을 시발점 삼아, 다른 교육감 예비후보들과 각급 지방선거의 예비후보들에 관련한 투고에 지면을 개방할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 편집자 주

    “사람답게 살려는 것은 모든 이의 꿈과 이상일 수 있다, 이런 꿈과 이상은 실현되기만 기다린다, 나는 그 꿈과 이상을 촉진하고 싶다.” – 곽노현, 1992년

    1992년 가을경이라고 기억한다. 주변 지인의 소개로 그 때 그이를 처음 만났다. 주변 지인의 얘기에 따르면, 그이는 내가 개인적으로 지극히 관심이 있었던 세 가지 분야(법률과 법학, 경제민주화와 기업민주화, 협동조합 등)를 두루 섭렵한 사람이었고, 이런 사실만으로도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사진=곽노현 후보 선본

    그렇지만 주변 지인에게 그이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의 내 반응은 오히려 ‘시큰둥’ 그 자체였다. 당시 나는 남도의 푸른 섬 제주에서 가방 하나와 몇 권의 책 그리고 ‘임금, 이윤, 이윤율과 소유권의 관계’를 정리한 두툼한 논문 하나만 들고 상경한 서울에서 많은 학자와 이론가들을 만나고 다녔는데, 이들 학자와 이론가를 만날 때마다 크게 상처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으로 유명했던 이진경씨의 진솔한 조언은 지금도 또렷이 내 기억세포에 새겨져 있다. “놀라운 정리를 하셨네요. 그렇지만 당신의 정리는 한국의 이론적 풍토에서 객관적으로 평가받지 못합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사실일 겁니다.”

    시큰둥한 만남

    그랬다. 곽노현 그이에 대한 정보를 주변 지인에게 처음 들었을 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내 창조적 열정보다 그동안의 경험 때문에 또 다시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어쨌든 이런 나의 반응이나 두려움과 무관하게 주변 지인은 곽노현 그이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고, 그이에게 내 소개를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흔쾌히 만나보고 싶다는 뜻을 알려왔다.

    혜화역 근처에서 그이를 만났을 때, 내가 그이에게 어떤 얘기들을 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나는 그이에게 채 다듬어지지 않은 얘기들을 대단히 거칠게 했을 듯싶고, 그이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했던 듯싶다. 그이도 내게 많은 얘기를 해줬는데, 당시 했던 얘기들 중에서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두 가지 느낌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이의 사회⋅경제⋅교육문제에 대한 풍부한 대안들에 대해 크게 ‘감탄’했다는 것과 그이의 대부분의 얘기들에 대해 ‘깊은 공감’을 했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기억에 남아 있는 것들의 대강을 정리하면 이랬다.

    그이는 헌법 등을 공부하러 간 미국에서 우연찮게 회사법을 전공했다고 했다. 또 그 과정에서 사회⋅경제⋅교육문제의 ‘바람직한 대안’에 관심이 쏠렸고, 박사학위논문도 미뤄둔 채 연구를 했다고 한다.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그 때 제대로 이해했고, 인권은 자신의 삶의 기초가 되었다고 했다.

    회사법에서 인권으로

    그이는 내게 너무나 과분한 평가를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등 뒤에 큰 장검 하나 차고 절세의 고수가 중원 무림에 등장한 느낌이다.” 그이의 과분한 평가에 걸맞게 살아왔는지는 의문이나, 어쨌든 그이는 내가 가진 독특한 정책능력을 한 눈에 알아봐준 세 사람 중의 한 분이다. 다른 두 분은 이재영씨와 故김진균 교수이다.

    뜻이 통해서였을까. 그이의 희망도 내게 얘기해 줬다. 그이의 희망은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의 어딘가에 다음처럼 메모로 남아 있다. “사람답게 살려는 것은 모든 이의 꿈과 이상일 수 있다, 이런 꿈과 이상은 실현되기만 기다린다, 나는 그 꿈과 이상을 촉진하고 싶다.”

    물론 나는 아직까지 한 번도 그이가 내게 했던 얘기나, 또는 내가 그이에게 했던 얘기들을 그이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해본 바 없다. 아니 확인할 필요조차 없었다. 18년 전 그이를 처음 만난 때부터 지금까지 그이는 “한결같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회보장법, 노동법, 경제법 관련 수많은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검찰의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한 성과.

    국민기업 삼성에 대한 이건희 일가의 세습비리 사건(삼성에버랜드 불법⋅편법증여사건)이나, 국가⋅정부의 영역에서 양심의 최후보루 역할을 하는 국가인권위원회 등은 그이의 지혜와 열정이 없었다면 성립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건희와 검찰을 고발하다

    다른 한편 그이에게는 다른 이들에게서 보기 힘든 탁월한 재능과 지혜도 있다. 주어진 문제를 신속하게 이해하는 능력, 현명한 대안을 찾아내는 능력, 그렇게 찾아낸 대안을 실현시키는 능력 등등. 인권분야에서 국가인권위원회라는 해법 찾기는 그이의 이런 재능과 지혜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더구나 그이의 이렇듯 탁월한 재능과 지혜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일 수 있는 “사람답게 산다는 꿈”을 구체적으로 촉진하고자 할 때 열정적으로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이채롭고 따뜻하다.

    지혜로움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모든 이를 위한 ‘따뜻한 지혜’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곽노현 그이는 이렇듯 드문 예외에 속한다. 쉬이 찾아 볼 수 없는 따뜻한 지혜를 가진 드문 예외. 이런 이유로 내가 그이를 누군가에게 소개할 기회가 있을 때면 나는 늘 그이를 “따뜻한 지혜의 소유자, 곽노현” 또는 “지혜로운 천재, 곽노현”이라고 극찬하곤 한다.

    그이를 믿는다

    어쨌든 그이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다고 어느 날 내게 알려왔다. 18년 전 처음 만난 그 때부터 지금껏 마치 지기지우(知己之友)처럼 지내왔던 그이가, 그렇지만 동시에 늘 존경의 대상이자 인생의 참다운 선배인 그이가 “행복한 교육혁명”을 내걸고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단다.

    우선 짧게 드는 생각과 의문은 지극히 사적이었다. 내가 알기로 그이가 당선되는 일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일은 없을 듯싶지만, 그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특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사채⋅대부업 피해자에 대한 무료 법률구조 활동 등) 때문에 시간을 빼서 그이의 선거운동을 돕기조차 어려운데 이를 어쩌나?

    물론 이런 나의 생각과 의문은 곧 부질없는 것임이 드러났다. 내 상황을 익히 알고 있는 그이는 진행되는 경과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하고, 오히려 내게 미안함을 토로한다. 자신의 출마사실을 알려서 혹시 부담감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고.

       
      ▲ 필자

    나는 그이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되고 교육의 영역에서 그이의 탁월한 재능과 지혜가 빛을 발한다 하더라도, ‘그이를 둘러싼 정치와 사회경제적 환경의 제약 때문에’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꿈꾸는 아니 어쩌면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꿈꾸는 교육환경을 완벽히 만드는 것은 불가하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확신한다.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풍부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 그이가 교육감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각 개인의 신체적⋅지적 재능을 뽐낼 수 있고, 배움과 성장의 기쁨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그런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에 그이는 충분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노동⋅경제⋅인권 등 수많은 다른 영역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교육공간에서 그이의 따뜻한 지혜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만 있다면 분명히 그리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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