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돈 문제 아니다”
    2010년 03월 19일 07: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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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옥병 운영위원장(사진=이재영) 

지난 16일 출범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의 배옥병 운영위원장은 한나라당이 18일 발표한 무상급식 추진 계획을 “부모 경제력에 따라 선별급식을 하겠다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상처와 차별, 위화감을 주는 비교육적인 행태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배옥병 운영위원장은 예산 문제에 관련한 논란에 대해 “재정 자립도가 20% 미만인 지자체에서도 이미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며, 이에 비해 “재정 자립도 92%의 서울시에서는 친환경 식재료비 150원만을 지원한다. 돈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배 운영위원장은 무상급식 운동의 발전 방향에 관련해 친환경우리농산물 급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래야 아이들도 건강하고,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식량자급도를 높여 식량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배 운영위원장은 “학교급식뿐 아니라 병원, 영유아보육시설, 군대, 각종 공공급식에서도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먹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옥병 운영위원장과의 인터뷰는 19일 오전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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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해야

–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의 상임대표와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두 단체를 소개해 달라.

=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는 2002년에 창립됐는데, 그 이전부터 단위 학교에서 학교급식 활동을 하던 친환경농업인들, 학교 교사들, 학부모 등이 단위 학교에서의 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전국 단일조직으로 조직을 창립하게 되었다.

학교급식의 정책 기반 만들기, 위탁급식 문제 해결, 관련 법 개정 발의 등을 해왔다. 학교급식 조례 제정과 개정 운동을 펼쳐, 16개 광역자치단체와 거의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 학교급식 지원 조례가 만들어져 예산 지원 등이 되고 있고, 11개 지역에서는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무상급식이 전국적 의제화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책을 반영시키자는 의견들이 모아지면서 각계 단체 2,100여 개가 참가하여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가 출범했고, 며칠 만에 참가 단체가 2,200여 개로 늘어났다.

– 친환경무상급식연대의 주요 정책을 설명해 달라.

= 아이들의 숫자인 750만 명의 서명을 받아 4월 국회에서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려 한다. 의무교육인 초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을 하도록 하고, 연차적으로는 고등학교도 의무교육화하여 무상급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유아 보육시설에서도 안전하고 질 좋은 무상급식을 해야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다.

필요 예산은 중앙정부 50%, 지방자치단체 50%로 분담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지방자치단체만 예산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

이런 내용으로 모든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정책 수용을 촉구하는 운동을 하려 한다. 그런데, 서명운동에 대해 고양시 선관위가 불법이라고 하는 등 선관위가 개입을 시작하고 있다.

전남은 600원, 서울은 150원

–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는 그런 부담이 어렵지 않을까?

= 재정 자립도가 20% 미만인 지자체에서도 이미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자기 지역 농산물 지원 예산을 학교급식에 쓰고 있다. 현재의 식재료 공급은 5~6단계를 거치는데, 물류 비용도 늘어나고 식품 위험성도 높아진다.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직거래를 해야 하고,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매칭펀드로 그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전남에서는 초중등과 보육시설에 친환경 식재료비를 끼니당 500~600원씩 지원한다. 전국 평균으로는 350원이 지원된다. 그런데 재정 자립도 92%의 서울에서는 150원을 지원한다. 돈 문제가 아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윤증현 경제부총리,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연일 무상급식을 공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당정회의에서 도시 저소득층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합의하여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평가해 달라.

= 아이들 밥 먹이자는 것 가지고 ‘사회주의’니 ‘포퓰리즘’이니 이런 식으로 몰고 가는 행태들은 이 운동이 밑으로부터 올라와서 전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한 데 대해 두려움을 느껴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자치단체장으로 있는 경남, 과천 등에서는 무상급식 하지 않느냐. 그리고 한나라당 손승미 국회의원도 무상급식법을 발의했다. 국민 90%가 무상급식을 지지하는데, 이걸 ‘사회주의’라 몰고 가는 것은 억지 중에 억지다.

정치인들과 집권정당, 국가는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에 귀 기울여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데, 국민 여론을 공격하고 ‘부자 급식’이니 뭐니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에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개념, 철학, 의지가 모두 없는 것이라 본다.

당정회의 결과는 무상급식을 고작해야 시혜적 ‘공짜 밥’ 정도로 보고, 결국에는 부모 경제력에 따라 선별급식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의 장에서 아이들에게 상처와 차별, 위화감을 주는 비교육적인 행태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로서의 학교급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단지, 현재의 무상급식율 16%를 26%로 확대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여기에 덧붙여진 0세~5세 무상보육은 당연히 필요한 것인데, 초중학생에게 선별 급식을 하면서 무상보육을 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호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안은 무상급식율 10%p 올리겠다는 것

– 민주당이 무상급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 당시에는 무상급식에 반대했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인가?

   
  ▲사진=이재영

= 정치하는 사람들이 긴 안목과 긴 호흡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게다가 당시에는 국민들도 무상급식에 대한 지지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지금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직영급식 지지율이 최대 98%, 친환경 급식은 93%, 무상급식이 90%까지 나온다. 친환경무상급식이 교육의 일환으로 국가의 의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이 지금이라도 무상급식을 받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예전의 근시안적 태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 11일, 유시민 예비후보는 “당장 초·중학교에서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국민참여당은 공식적으로 무상급식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했다. 유시민 후보가 경솔하지 않았나 싶다. 유시민 후보가 “안 한다”고 한 것은 아니고 “어렵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는데, 예산이 문제라면 우리 역시 연차적 단계적 방법에 대해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 예산과 부자 감세 등을 보면 당장이라도 무상급식을 할 수 있다.

– 심상정 전 의원의 ‘세박자 급식’ 등 최근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급식 관련 공약 중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 심상정 전 의원이 학부모들의 급식 보조를 일자리 창출과 연결하던데, 거기에 대해서는 조금 의견이 다르다. 학부모들이 하는 것은 학생들의 배식에 대한 보조업무일 뿐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라 하기 어렵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 조리원 증원 등을 통해 정규직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학부모들의 급식 보조 의무는 없애야 한다. 학부모들은 단순 업무가 아니라 급식소위원회에 참여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옳다.

야5당과 정책협야식 가질 것

– 최근 논의되고 있는 무상급식 이외에 학교급식의 개선점들을 말해 달라.

= 직영급식과 친환경급식, 학교급식지원센터가 갖추어져야 안정적이고 완결된 구조가 만들어진다. 안전한 농수축산물 생산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건강하고,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식량자급도를 높여 식량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학교급식뿐 아니라 병원, 영유아보육시설, 군대, 각종 공공급식에서도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먹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 무상급식연대의 계획을 말해 달라.

= 다음 주에는 부문별 단체들이 연속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할 것이다. 민주노총, 전농, 전여농, 친환경농업인 등이 예정돼 있다. 31일 정도에 야5당에게 제안하여 정책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전국 동시다발로 서명운동과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벌여나갈 것이고, 후보자들에게 정책을 요구할 2010인의 추진단을 모아 21일에 발표할 것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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