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신문 "손발이 맞아야 뭘 해먹지"
        2010년 03월 19일 05: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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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열차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무상급식 열차에 승차했다.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무상급식 열차는 중간에서 멈출 수도 그렇다고 뛰어내릴 수도 없다. 왜 그럴까.

    정부·여당이 무상급식 ‘홍보’라는 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012년부터 농어촌 지역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과 도시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전원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정부·여당 발표는 18일 밤 주요 방송사 메인뉴스를 차지했고, 19일자 주요 신문 1면에도 보도했다. 한나라당은 이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정당이 아닌 ‘한나라당표 무상급식’을 홍보해야 하는 정당이 돼 버렸다.

    무상급식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 버렸다. 관건은 한나라당과 야당 연합의 무상급식 정책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훌륭한 정책인지 국민의 판단만 남게 됐다.

       
      ▲ 중앙일보 3월10일자 사설.  
     
       
      ▲ 동아일보 3월10일자 사설.  
     

    간단하게 정리하면 야당은 의무교육 대상인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도시의 경우 저소득층 학생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야당의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면서 비판 수위를 높여왔는데 슬그머니 무상급식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일보 19일자 3면 기사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기사 제목은 <“놔두다 선거 망칠라” 야 무상급식에 맞불 놓기>이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선택은 보수신문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발을 맞춰가며 무상급식 확대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는데 한나라당이 사실상 ‘배신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신문은 그동안 무상급식 문제가 쟁점화 되는 상황을 극도로 경계했다. 중앙일보는 10일자 <무상급식은 표만 노린 대표적 포퓰리즘이다>라는 사설에서 “오늘날 한국에서 이런(무상급식) 논쟁이 불붙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3월10일자 사설 <‘공짜 천국’ 만들 듯한 선거공약, 서민이 피해자다>라는 사설에서 “유권자들이 공짜 공약의 혜택을 받기만 하고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처럼 선전하는 공약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당시 사설에서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무상급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여당과 야당이 서로 ‘공짜 점심’ 공약 경쟁을 벌인다면 나라 살림은 더 나빠지고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물려주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3월17일자 사설.  
     

    조선일보 3월17일자 <여·야, 부자 공짜 점심 주려고 세금 더 걷는 경쟁하나>라는 사설에서 “부잣집 자식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하면 진짜 평등사회가 도래할 것처럼 생각하는 건 심각한 착각”이라며 “여·야의 무상급식 경쟁은 바로 국민 망치기 경쟁과 같다”고 주장했다.

    보수신문은 한나라당 쪽에 무상급식 경쟁에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한나라당은 뛰어들었다. 보수신문이 한나라당 선택을 우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상급식 논쟁에 뛰어들어 누구의 무상급식 정책이 좋은 정책인가라는 경쟁에 나섰을 때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10일자 사설에서 “(야당 무상급식 공약은)급식비 부담을 덜게 되는 학부모들이 싫어할 리 없고, 급식비를 지원받는 가난한 학생들이 자존심에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어느 후보도 대놓고 무상급식을 반대하기란 쉽지 않다. 야당들은 ‘배고픈 아이에게 밥 먹이는 돈이 그렇게 아깝느냐’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무상급식 확대와 함께 내놓은 무상보육안은 ‘급조된 부실 공약’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내용 역시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했던 내용을 재탕한 것인데다 오히려 후퇴한 내용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18일 논평에서 “한나라당과 정부가 무상보육을 내세워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물 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2009년 현 정부가 직접 수정한 중장기보육계획(아이사랑플랜)의 무상보육안 보다 후퇴한 것이란 점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국민일보 3월19일자 3면.  
     

    국민일보는 19일자 3면 기사에서 “(정부 여당의) 대책이 실시되면 지원 대상이 20% 정도 확대되는 것은 맞지만, 정작 보육이나 유아교육 문제로 가장 골치를 썩는 도시 맞벌이 가정의 경우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무상급식 열차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한나라당은 보수신문 우려에도 무상급식 열차에 올라  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은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 어떤 선택을 할까. 내용도 중요하지만 진정성도 중요하다.

    국민을 잠깐 눈속임하기 위한 홍보용 공약이라면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19일 “어제 경기도 의회에서 한나라당 교육위원들이 무상급식 예산을 또다시 전액 삭감했다”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국민 마음속의 정책을 가로막으려는 당랑거철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선거이며, 무상급식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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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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