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룡 "MBC 좌빨 80% 척결했다"
        2010년 03월 18일 10: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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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엄 사장이 나가면서 이제 공영방송을 위한 8부 능선은 넘어섰다"며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 전망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17일 발간된 신동아 4월호 기사 <"김재철 사장, ‘큰 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깨진 뒤 좌파 정리했다">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 해 이사장 취임 당시부터 엄기영 사장 사퇴 압박·김재철 사장 내정 과정의 비화를 밝혔다.

    특히 김 이사장은 지난 8일 관계사(19개 지역 MBC·자회사) 인선과 관련해 "대학살이 시작됐다"며 권력 기관의 인선 개입을 시사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며 "큰집도 (김 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밝혔다. 그는 ‘큰집’과 관련해 "만났다는 걸 확정적으로 쓰면 안 된다. 그런 얘기가 있다고만 해야 한다"고 밝혀 구체적인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 이사장은 이번 MBC 인선에 본격 개입한 사실도 시인했다. 그는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라며 "지금은 기본적으로 그만두는 사람, 1억~2억 원의 퇴직금이 문제가 아니고 (좌파의) 물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미디어오늘 / 이치열 기자)

    김 이사장은 이번 ‘청소’에 김 사장과 교감이 있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다"라며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바로 불러서 얘기했다.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사장의 선임 배경으로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향후에도 김 이사장은 MBC 내부 사안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어제 인사로, 내부에 있는 중간 간부들은 그 다음 문제"라며 "김재철이 청소부 역할을 해야 하는데"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이 구체적으로 ‘청소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향후 <PD수첩> 등을 겨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현재 MBC의 현실에 대해 신동아에서 "MBC가 언론자유라는 이름으로 좌편향 되는 10년이었다"며 "하이라이트가 PD수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엄기영 사장의 사퇴·본부장 사퇴에도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내가 사실 지난해 8월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다"며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내가) MBC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10일 임원들의 일괄 사표에 대해서도 "그전에 내가 엄 사장에게 ‘문 걸어 잠그고 이사들 사표 받아오라’고 시켰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미디어스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신동아> 보도에 대해 "(청와대와의 인사 협의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김우룡 이사장과 신동아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이번 신동아 인터뷰는 지난 2월 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3월 9일 방문진 이사장실에서 이뤄진 결과다.

    김재철 사장 관련

    – 엄기영 전 사장이 사표를 낸 뒤 MBC 문제가 정리될 줄 알았는데 김재철 사장이 임명된 이후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럭비공이 하나 들어와서…."

    -신동아는 "김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의 선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흠결이 없는 사람, MBC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어차피 1년짜리 사장인데, 아무리 빼어난 CEO라고 해도 MBC를 이해하는 데도 1년은 걸릴 겁니다. 그러나 일단 MBC 출신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내부 발탁입니다. 그 다음에 공정방송을 할 의지가 있는가, MBC 발전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나, 정치적 편향은 없나, 이런 몇 가지를 보고 판단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문화진흥회와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냐는 겁니다.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었다는 겁니다."

    "(김재철 사장의) 지금 언행이 많은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지만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조기에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거기에만 너무 집착하다가 저지른 실수 혹은 과오다. 두 번째는 지역 방송 사장을 오래 하다보니 경험이 훈련이 덜 되어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사장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언제까지 신뢰할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두 이사와 관련된 문제를 이사장인 나와 협의한 것처럼 (김 사장이)흘리고 다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황희만 보도본부장을 특임이사로 보직 이동하는 건 사장이 할수 있는 일입니다. 솔직히 기분은 아주 나쁘지만, 하지만 본부장 및 이사 인사를 노동조합과 협상한 것은 사장이 인사권을 포기한 것입니다. 사장이 자기 방에 들어가기 위해 인사권을 (노조에) 바친다는 건 논리적으로 안 맞아요."

    – 사장단·임원 인사가 논란을 일으켰는데….
    "어제(3월8일)부터 대학살이 시작됐죠. 인사가 잘됐다고 할 수 없지만,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무능한 사람을 정리하고, 특정 정권에 빌붙은 사람을 척결한다는 의미에서는 80점 정도는 되는 인사라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집도 (김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입니다.)"

    – 김 사장이 큰집에 갔다 왔나요?
    "큰집에 들어갈 수 있어? 밖으로 불러내서…, (김 사장이) 좌파들 끌어안고 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습니다. 어제 인사로, 내부에 있는 중간간부들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방문진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지만, 내가 이걸 거부했으면 당장 ‘방문진, 김재철 사장 인사안 거부’ 이렇게 (보도가) 나왔을 것 아냐. 그러면 김재철은 코너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면 김재철을 임명한 방문진에도 부담이 되고, 김재철이 청소부 역할을 해야 하는데…."

    – 김재철 사장이 청소부?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야. 그 점은 인정을 해야 돼요. 물론 김재철이 안 하려고 했지, 그걸로 (김재철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한 거야. 일부에서는 사람을 너무 많이 내보내면 퇴직금 문제도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그만두는 사람, 1억~2억 원의 퇴직금이 문제가 아니고 (좌파의) 물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언제 김 사장에게 그런 뜻을 전했나요?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지. 둘만 만난 일은 없지만.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바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고."

    -80% 만족하는 인사? 부족한 20%는 뭔가요.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일부 있고, 보도 분야 출신이 너무 많다는 문제가 있어요. 마산-진주 통합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김 사장 자기의 정책인데 그 문제는 더 이상 떠들지 말라고 내가 그랬어요. ‘한 군데를 제대로 하기도 어렵다’고 말이죠. 진주가 마산 밑으로 가는 모양새가 됐는데, 한 마디로 웃기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주주도 다르고 구성원의 성격도 다 다른데…."

    – (마산 진주 MBC 통폐합은)말렸는데도 (사장이)강행을 한 거군요.
    "내가 끝까지 말렸는데 고집을 부렸어. 지방사 사장 인사는 방문진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아무리 말려도 하겠다는 거야. 이런 전환기에는 논란을 잠재우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만 키우고 있는 거죠. 일의 우선순위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맞지 않고. 방문진 정책도 나와야 하고 방통위 승인사항인데, 호출부호도 다르잖아요. 이런 것을 통합하는 문제는 MBC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닙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진주 MBC 사장을 선임하는게 옳고 그렇게 할 겁니다."

    – 김재철 사장 체제도 만만치 않네요.
    "(방문진이) 개망신을 당했지만 김 사장이 아직 대형사고는 안 쳤다고 판단합니다. 더 큰 사고도 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켜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지켜볼지는 모르지만. 방문진이 뽑은 사장이니 일단 믿고 맡긴다. 엄 사장이 나가면서 이제 공영방송을 위한 8부 능선은 넘어섰다.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건 임기가 1년이라는 것이고, 본인이 재선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는 겁니다. 내가 이 상황에서 신임을 안 하는 모양새를 보이면 판이 깨지게 되어 있거든요."

    2월 엄기영 전 사장 사퇴 관련

    2월 9일 인터뷰에 따르면, 신동아는 "엄 전 사장은 2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방문진이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하자, 김우룡 이사장은 "뭐긴 뭐냐, 나가라는 것이지. 어차피 내보내려고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했다"고 말했다.

    – 사실상 예정됐던 일이군요.
    "내가 사실 지난해 8월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어요. 하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룬 겁니다.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내가) MBC 문제를 계속 제기했습니다. 전략이었죠."

    – 어떤 정무적인 판단을 하신 것인지.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고 또 정운찬 총리 임명문제도 있고 해서…."

    – 엄 전 사장의 사퇴는 예상하신 건가요.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어요.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어요."

    – MBC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셨나요?
    "MBC는 콜럼버스와 같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아는 X가 하나도 없어요."

    2월 MBC 보도 본부장 선임 관련

    김우룡 이사장은 "(당시)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었다. 비판적 시민사회 인사가 참여하는 PD수첩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고 올바른 노사관계를 정립한다는 약속을 하는 경우 권재홍으로 갈 수 있지만, 그게 아니면 황희만으로 한다는 게 당시 합의된 내용이다. 그것도 내가 직접 한 게 아니고 한 이사가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했다. 그런데 끝내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황희만으로 간 것이다.(사실) 권재홍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 합의하고도 직전에 바꿀 수 있다. 합의가 법률은 아니지 않나"고 밝혔다.

    반면, 엄기영 전 사장은 "토요일(2월6일)에 방문진 000 이사를 만났습니다. ‘PD수첩 진상조사해라’는 등의 조건을 얘기하더라구요. 그게 되면 권재홍, 안우정을 밀 수 있다고. 저는 ‘PD수첩과 권재홍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따지면서 답은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날 오후 늦게 김 이사장과 전화를 했어요. 김 이사장이 ‘이제 됐다. 더 미룰 수 없으니(권재홍, 안우정 인성에 대해) 엄 사장이 직접 설명을 해라. 그냥 빨리 해치우자’고 하더라구요. 전 ‘이제 됐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나서 권재홍 기자와 안우정 국장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방문진에서 (이사 선임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날 이들과 인사문제까지 논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11시쯤 방문진 000 이사가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는 ‘권재홍이 보도본부장을 사퇴했다’는 겁니다. 전화를 끊고 바로 권 기자에게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권 기자가 김 이사장이 직접 전화를 해서 ‘보도본부장 (취임을) 축하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것저것 걸림돌이 많다. (보도본부장)을 나중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했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권 기자는 김 이사장에게 ‘내가 걸림돌이 되면 그만두면 되는 것 아니냐. 내가 언제 보도본부장 하겠다고 했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권 기자의 이 말을 김 이사장은 ‘권재홍이 사퇴했다’고 기정사실화 한 거죠. 내가 김 이사장을 부도덕한 인물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만약 권 기자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사장인 나에게 전화를 하는게 맞죠."

    지난해 11월27일 MB·엄기영 만남 관련

    신동아는 "지난해 11월27일, 이명박 대통령은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뒤 MBC 경영진, 수행한 청와대 참모 등과 막걸리를 마시며 1시간 가까이 담소를 나눴다"며 "김 이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중요한 일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엄 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엄 사장 사이에 의미심장한 대화가 오갔다"는 것이다. 반면, 엄 사장은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나눈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 지난해 12월10일 엄 전 사장이 낸 사표를 반려하셨죠.
    "대통령이 엄 사장과 막걸리 먹으면서 ‘조만간 엄 사장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언질을 줬지. 그리고 며칠 뒤 엄 사장이 자기와 본부장들 사표를 (나에게) 들고 왔어. 그전에 내가 엄 사장에게 ‘문 걸어 잠그고 이사들 사표 받아오라’고 시켰거든. 엄 사장은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자기 사표는 반려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거지."

    – 사표 수리가 안 될 것으로 알고 사표를 냈다?
    "감을 잡았지."

    – 그런데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됐죠.
    "(엄 사장과) 얘기가 잘될 줄 알았지. 그런데 얘기가 잘 안 되더라고. 내 앞에서는 네네~ 하면서, 돌아서면 뒤통수를 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사표를 내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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