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묻지마, 들러리" vs "생떼 부리지 마라"
        2010년 03월 17일 02: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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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이 ‘5+4협상회의’에서 이탈한 것을 둘러싸고 야4당과 진보신당 간 상호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번 야4당의 협상이 “묻지마 연대, 민주당에 대한 들러리 연대”라고 지적하고 있는 반면, 타 야당은 “진보신당이 사실상 서울-경기에서 후보자리를 양보해 달라는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17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이 기초단체장 배분 중심의 잠정 합의를 이끌어 낸 것에 대해 “민주당의 패권주의와 묻지마 들러리 연대로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수 없다”며 “우리는 공동 합의정신을 위배한 야5당 협상에 더 이상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27일 열린 ‘야5당 2010 지방선거 연합정치 정책토론회’ (사진=정상근 기자)

    이어 “진보신당이 지방선거에서 공동선거연합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며 “다만 ‘묻지마 연대’가 아닌 정책에 기반한 가치연대로 진행되어야 하며, 일방에 의한 연합이 아니라 상호 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연대가 되어야 함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지만 결국 이것이 훼손되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가치 연합-호혜 원칙 훼손됐다"

    진보신당은 “이번 야4당 잠정합의는 정책에 기반한 가치연대가 실종된 묻지마 연대가 되어버렸다”며 “환경세도입, 비정규직 해결방안, 한미FTA, 대학서열화 문제, 사회복지세 신설 등 7대 핵심 정책에 대한 논의와 합의는 계속 미뤄진 상태에서 합의를 이룬 것은 가치연대가 선거연대의 핵심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4일 중간합의문 발표 당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모두 ‘선 정치적 합의, 후 경쟁방식’ 등 연대방안을 주장했으나, 야4당 잠정합의는 대부분의 광역단체장을 경쟁방식으로 결정하고, 기초단체장의 일부지역은 합의하며 그 외 지역은 경쟁방식으로 결정해, 4일 중간합의를 전면적으로 뒤엎었다”고 비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이날 <PBS>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 에서 “(5+4에서)우리가 이탈했다기보다는 배제당한 것”이라며 “중간합의문과 다르게 가면서 진보신당을 배제하는 한이 있더라도 야4당을 이끌어 가겠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연대원칙이 어긋난 이 협상에 더 이상 참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에게 광역단체장 자리를 달라고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오히려 민주당이 당내 경선도 없이 그냥 민주당 후보를 추대해 달라고 하는데, 이는 다른 당들을 민주당의 시종으로 만드는 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히려 지금처럼 이렇게 정책과 이름이 다른 정당들이 최소한의 합의도 없이 이해타산에 따라 나눠먹기식 야합을 한다면 이런 연대를 가지고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며 “오히려 이런 방식의 연대야말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방해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4당 "진보신당 나눠먹기 요구"

    그러나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은 진보신당의 이같은 주장을 ‘지분요구’라며 일축하는 상황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현실적으로 당선가능성이 높지 않은 서울, 경기 후보를 완주시키겠다는 것 때문에 야권연대의 전선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소탐대실”이라고 진보신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진보신당이야 말로 큰 나눠먹기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라며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임이 명확한데도 서울, 경기에 무조건 나눠달라는 것이야 말로 나눠먹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를 철회하고 무조건 야권연대에 복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후보 중 하나를 진보신당에 주면 좋은 협상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나눠먹기 협상이 되는 것인지 의아스럽다”며 “어려운 처지는 이해하나 혼자 빠져나가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게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각자의 지분이나 정략적 유불리에 따라 ‘가치연대’와 ‘나눠먹기식 연대’를 편리적으로 갖다 붙일 만큼 반MB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가볍지 않다”며 “진보신당은 국민적 염원에 따라 5+4에 참여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하루빨리 야권연대에 복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노회찬 "다른 방식, 다른 논의 필요"

    하지만 진보신당이나 타 야당 모두 진보신당의 이번 협상 불참이 곧 ‘야권연대의 무산’과 연결시키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보신당은 “지난달 10일부터 시작된 야5당의 선거연합 협상은 결국 무산되었으나 진보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반MB 대안연대를 위한 노력과 다양한 모색의 길은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대표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와 심판의 장이고, 국민들의 바람도 크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를 넘어설 승리로 이끄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있다”며 “다만 이제까지 5+4 협상방식으로는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도 “지금이라도 노회찬 대표, 심상정 전 대표가 재고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혹시 야4당만 합의가 된다면 추후 본선 선거진행 과정에서라도 다시 한번  진보신당과 최종적인 완전한 연합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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