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무원노조 출범 또 봉쇄
By 나난
    2010년 03월 17일 1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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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양성윤)가 오는 20일 노조 출범식 및 전 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전국 광역시도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공무원들이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복무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집회 참석 못하게 하라" 공문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지난 15일 행정안전부가 전국 광역시도 인사부서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노조출범식과 정부규탄 결의대회는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규정에 위배된 집회”라며 “정부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합리적 노사관계 구현을 위하여 금번 행사에 참여하는 공무원들을 관련법에 의거하여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소위 전공노가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설립신고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출범식과 정부 규탄을 위한 간부결의대회를 개최하는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 66조 및 지방공무원법 제 58조의 집단행위금지 규정에 위배되는 불법 집단행동”이라고 규정했다.

공무원노조는 이 같은 행안부의 행위에 대해 “공무원 노사관계 파탄을 기도, 국격을 떨어뜨리는 추태, 사용자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또한 공무원노조가 권력의 시녀를 거부한데 대한 설립신고 반려에 이은 체육관에서 갖는 출범식조차 방해한 것은 치졸한 복수극이자 공무원노조 무력화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행안부는 노동조합 준비활동의 일부인 이번 집회를 토요일에 개최, 직무전념의 의무 이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이를 탄압하는 것은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20일 공무원노조의 출범식이 개최될 예정이었던 서울둔촌동 KBS 88체육관이 지난 16일 공문을 통해 장소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공무원노조는 “행안부가 출범식 장소인 88체육관 측에 압력을 넣어 장소계약 취소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장소 못 찾으면 야외에서"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오는 20일 노조 출범식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윤진원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현재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며  “실내 행사까지 정부가 차단하고 있어 장소 물색이 어려워질 경우 실외에서 출범식을 개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설립신고를 반려한데 이어 노조의 출범식마저 반대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무원노조는 지난해 12월 12일 노조 출범식 및 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행안부가 이 집회를 불법 정치행사로 규정, 참가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행안부는 270여개 중앙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관장에게 공문을 보내 소속 공무원이 참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공무원노조는 “극한의 대립의 피하기 위해” 출범식을 잠정 연기했다.

한편 국제공공노련(PSI)은 지난 15일 한국 정부에 공식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취한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피터 월도프 PSI 사무총장은 서한에서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지키기 위한 평화적 노조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가 노동조합 간부 및 조합원을 징계한 사실에 대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며 “귀 정부는 집권 이래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협상권을 계속 침해해왔다”고 지적했다.

국제공공노련, ILO-OECD에 문제제기

또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과 노조설립신고 반려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며 정부의 경제적, 사회적 정책을 비판하고자 할 때 이를 보장해야 한다”며 “설립신고를 정부가 거부하면서 서류 보완을 부당하게 계속 요구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를 받아들이고, 정부의 개입과 위협 없이 결사·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국제노동기구(ILO)와 OECD에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을 (한국정부에) 알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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