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나는 불참을 선언한다"
        2010년 03월 15일 01: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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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나는, 5+4를 불참해야 함을 선언한다

    나는 진보신당 부대표이다. 또한 나는 진보신당의 광주시장 후보이다. 또한 나는 여성후보이다. 나는 진보신당 부대표이자 광주시장 후보이자, 여성후보로서, 지금 이 순간 선언한다. 진보신당은 5+4에 불참해야 한다는 것을.

       
      ▲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

    지금부터 나는 진보신당이 왜 5+4에 불참해야 하는지 다섯 가지 이유를 말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동의하는 사람,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왜’ 5+4에 불참하려고 하는지 최소한 이해는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뒤에 비판을 한다면 우리는 달게 받을 것이다.

    첫째, ‘성희롱 정당’과의 선거연합은 ‘모욕’이다

    그리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성희롱’ 전력자인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에 대하여 복당을 결정하였다. 그것도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

    나는 진보정당의 부대표이자 여성후보로서 이러한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 제주도 지역에서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하는 분들에게 “여러분, 5+4가 절대가치이니 우리는 모두 ‘성희롱 전력자’를 지지합시다”라고 말할 자신도 명분도 없고, 동의도 되지 않는다.

    차라리 민주당은 제17대 국회에서 성희롱 전력으로 인해 민주당 자신이 ‘의원직 사퇴 제명 결의안’을 통과시켰던,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 그 자체를 다시 철회하는 결의안을 상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진보신당이 5+4 회의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둘째, ‘영산강’과 ‘경인운하’ 반대 없는 민주당의 4대강 반대는 ‘기만’이다

    2009년 11월 민주당의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민주당의 박광태 광주시장은 영산강 준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하여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지역균형 발전과 녹색성장 정책의 성공을 통해 선진 일류국가의 성공한 지도자로 남기를 기원드린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바로 ‘MB어천가’로 불리는 사건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MB어천가’ 논란이 있자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국회에 참석하여 “(자신의 발언은) 국가 원수에 대한 예우”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 정세균 대표는 봉합 차원에서 광주를 방문하여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박광태 광주시장의 발언은) 사심이나 사익을 추구한 게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한 발언이라는 충심과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라는 말을 했다. 민주당 박지원 최고위원과 박주선 최고위원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4대강 사업에서 말하는 ‘4대강’은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말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영산강 사업’에 대한 MB어천가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민주당 자신이 4대강 사업의 25%(1/4)만큼은 스스로 동의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민주당의 유력한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송영길 후보는 4대강 사업과 본질적으로 똑같은 ‘경인운하’에 대해서,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인천이 동북아물류의 핵심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 논리를 어디서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를 처음 거론했던 바로 그 논리이다. 이에 대해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송영길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는 ‘광주지역 태양 에너지 조례’를 처음으로 통과시킨 사람으로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초록의 가치’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진보신당 부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이에 동의할 수 없다.

    광주․전남 지역에 출마하는 진보신당의 후보들에게 4대강 사업은 안되지만 ‘영산강’과 ‘경인운하’만큼은 5+4가 절대 가치이니 우리가 양보해야 한다고 말할 자신도 명분도 없고, 동의도 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진보신당이 5+4 회의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이다.

    셋째, 4인 선거구 쪼개기는 ‘독주견제’와 ‘호혜존중’을 무시하는 민주당의 ‘뻔뻔함’이다

    ‘대구 한나라당’에서 4인 선거구가 분할되었을 때 대구 민주당은 “정치적 다양성을 훼손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다”라는 취지의 논평을 냈다. 그런데 ‘광주 민주당’에서 4인 선거구가 분할되었을 때 정세균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앙에서 어찌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광주가 어떤 곳인가? 광역단체장도, 기초단체장도 100% 민주당이다. 국회의원도 100% 민주당이다. 시의원도 100% 민주당이다. 그리고 기초의원은 87%가 민주당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머지 ‘구의원 13%’를 더 먹겠다고 쪼개기를 하는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다. 이것은 ‘독주 견제’와 ‘호혜존중’이라는 5+4 회의의 가치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이다. 그 뒤로 오늘 현재까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어떠한 시정조치도 취한 것이 없다.

    나는 진보신당의 당원들에게 5+4는 절대 가치이니 ‘대구 한나라당’과 똑같은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광주 민주당’을 긍정해야 한다고 말할 자신도 명분도 없고, 동의도 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진보신당이 5+4 회의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 번째 이유이다.

    넷째, 민주당의 ‘비리 무공천’ 없는 한나라당 비리 심판론은 ‘사기’이다

    2월 23일 광주를 방문했던 정세균 대표는 “비리로 단체장이 물러날 경우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한나라당측에 제안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광주 민주당’이 100% 통치하고 있는 광주 시의회는 전체 19명의 시의원 중 5명(26.3%)이 비리 및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정세균 대표의 말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광주 민주당’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비리 및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선거구에 무공천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참으로 수치스럽게도 현재 광주는 ‘비리 1등 광주’로 전락해버렸다.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방권력 80%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부패와 비리가 만연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광주 민주당’이야말로 지방권력을 100%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부패와 비리가 만연한다는 것을 광주시민들은 그야말로 처절하게 경험을 하고 있다.

    나는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5+4 회의는 절대 가치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비리’는 심판해야 하지만, ‘민주당 비리’는 눈감아 줘야 한다고 말할 자신도 명분도 없고, 동의도 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진보신당이 5+4 회의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네 번째 이유이다.

    다섯째, 광주시 ‘무상급식 0원’ 사과 없는 민주당의 무상급식 공약은 ‘이율배반’이다

    나는 2002년~2006년 유일한 진보정당 의원으로, 광주광역시 시의원 활동을 했다. 당시 나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광주에서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때 광주시장이 바로 현재 광주시장인 박광태 광주시장이었다. 그러나 당시 광주시는 ‘무상급식만은 안된다’고 강력히 반대하여 결국 광주지역에서 무상급식의 실현이 좌초된 바 있다.

    그리고 오늘 현재, 예산 2조 7천억원 규모의 광주시에서 ‘무상급식 예산은 0원’인 실정이다. ‘대구 한나라당’이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인데, ‘광주 민주당’도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인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넘던 17대 국회 시절, 진보정당이 급식과 관련하여 제기했던 △직영급식 △무상급식 △친환경급식에 대하여 당시 열린우리당은 현재 이명박 정부와 똑같은 논리로 “예산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한" 바 있다. 그리하여 간신히 직영급식만 통과된 전례가 있다.

    나는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5+4는 절대가치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대구 한나라당’이 무상급식 0원인 것은 심판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집권 시절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광주 민주당’이 무상급식 0원인 것은 눈감아주어야 한다고 말할 자신도 명분도 없고, 동의도 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진보신당이 5+4 회의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다섯 번째 이유이다.

    민주당, ‘시류에 편승하는 것’을 유일한 정치노선으로 채택한 대한민국 제1야당

    2007년 대선 직후,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던 민주당은 노무현 전(前) 대통령이 서거하자 상주(喪主)를 자처했다. 그런데 불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지금 현재 광주에서는 해괴한(?) 일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2004년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탄핵을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이에 항의하던 촛불집회에 대해서 “대한민국 심장부에서 무법적, 불법적 집회가 자행되고 있고.. 국가적 혼란과 위기적 비상상태가 오고 있다”고 발언했던 강운태 당시 민주당의 사무총장이다. 강운태 후보는 또한 80년 광주가 있을 때, 전두환 정권의 내무부에서 근무했던 분이기도 하다.

    어느덧 ‘시류에 편승하는 것’은 민주당의 유일한 정치노선이 되어 버렸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은 성희롱 때문에 국회에서 사퇴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자신들은 성희롱 전력자를 복당시키는 정당.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반대하지만, 영산강만큼은 지역발전과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로 그 ‘충심’이 인정되고, 자당의 최고위원이 출마 예정지인 ‘경인운하’만큼은 인정하는 정당.

    대구 한나라당의 4인 선거구 쪼개기는 ‘민주주의의 위기’이지만, 광주 민주당의 4인 선거구 쪼개기는 “지역의 일이니 중앙에서 어찌할 수 없다”고 말하는 정당. 한나라당의 비리 선거구 공천은 문제가 되지만, 민주당의 비리 선거구 공천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정당.

    서울과 대구 한나라당의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인 것과 이명박 대통령이 ‘예산상의 이유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은 국민적 심판의 대상이 되지만, 자신들이 100%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광주의 무상급식 예산이 0원인 것과 자신들이 집권 시절 ‘예산상의 이유로’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것은 반성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정당.

    바로 그 정당이 민주당이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은 87년 민주화 이후, ‘시류에 편승하는 것’을 유일한 정치 노선으로 채택하고 있는 제1야당을 갖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도청’에 남을 것이다. 그리하여 ‘내일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어린 시절 나의 간절한 꿈은 ‘친구같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1984년 광주교육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 교대생에 대한 군사교육을 반대하다 나는 무기정학을 받았다. 그리하여 나는 ‘친구같은 선생님’이 더 이상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후 나는 ‘노동자의 벗’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노동자 야학, 광주지역 노동운동, 비합 정당 운동을 거쳐 진보정당 운동과 광주시의원 활동을 거쳤던 오늘 현재까지 ‘80년 광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것은 또한 내가 가장 존경하는 작은 아버지인 ‘광주항쟁의 마지막 수배자’, 고(故) 윤한봉 선생님과의 약속이자 다짐이기도 하다.

    나는 여러 가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5+4 회의가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충분히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광주의 1980년 5월 27일, 도청을 빠져나가는 것이 충분히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던 것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도청’에 남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내일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1%가 나오건, 2%가 나오건, 3%가 나오건, 우리는 도청에 남을 것이다. 그리하여, 2010년 지방선거 이후에, 대한민국 제1야당 민주당이 ‘이래서는 안된다는’ 역사의 증언자가 될 것이다.

    ‘가치연합’에 기반하지 않는 ‘선거연합’이 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는 것인지, 누군가는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이 내가, 우리가, 진보신당이 5+4 선거연합 테이블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근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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