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딜정책은 실패했다"
    By 나난
        2010년 03월 13일 1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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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는 종종 초법적인 ‘조치’를 요구하곤 한다. 그리고 이 초법적 조치들은 ‘위기’를 이유로 당위성을 인정받곤 한다. 미국의 경제대공황 시기 펼쳐진 ‘뉴딜정책’은 시장을 국가의 통제 하에 둔 정책적 전환이었다. 그런데 경제전문 통신사 <불룸버그>의 한 칼럼니스트가 이를 “초법적 조치”라고 비판하며 “뉴딜정책은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책 표지 

    신간『잊혀진 사람-다시 쓰는 경제위기의 역사』(애미티 슐래스, 리더스북, 27,000원)를 쓴 경제 칼럼니스트 애미티 슐래스는 미국 연방정부가 1929년부터 1940년까지의 기간 동안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들’은 고려하지 않고 지나친 개입을 통해 대공황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는 후버와 루즈벨트가 뉴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얼마나 큰 부담을 지우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당시 미국 사람들의 분투와 이를 통해 그들의 ‘국민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까지 풀어낸다.

    ‘잊혀진 사람’이란 이름은 대공황이 시작되기 약 50년 전,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라는 예일대학교 철학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진보주의자들이 비록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식하지도 못하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사회적 프로젝트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이론을 받은 루즈벨트는 선거에서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을 역설했다. 그러나 슐래스는, “섬너가 말한 잊혀진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구호금을 받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애쓰며 스스로 노력하는 평범한 시민들”이라며 “루즈벨트는 누가 진정한 경제위기의 희생자인지 알지 못했다”고 역설한다.

    이어 “루즈벨트의 ‘잊혀진 사람’을 위한 정치는 필연적으로 희생양을 필요로 한다”며 “결국 기업인들과 기업체가 표적이 되어 국민들이 서로 반목하게 만들었으며, 이 대립 때문에 미국의 대공황은 더 힘들고 오래도록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뉴딜이야말로 자유주의 경제를 제재하고 지나친 개입으로 대공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대공황의 가장 큰 원인은 주가 대폭락 자체와 국제무역의 감소에 있지만, 시장을 불신한 정부의 개입으로 불황이 더욱 악화되고 불필요하게 지속되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책은 보수적 관점을 통해 뉴딜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케인즈 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관점의 동의여부를 떠나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하며 국가의 경제개입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국 내 보수진영의 흐름에 슐래스의 논문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 *

    저자 – 애미티 슐래스

    <블룸버그>의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미국외교협회 경제사 자문위원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기사를 기고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위원을 지냈다. <뉴요커>, <포춘>, <내셔럴 리뷰>, <뉴리퍼블릭>, <포린어페어>에 기고하고 있다.

    2003년 슐래스는 베를린의 미국 아카데미에서 J.P.모건 펠로십으로 지명되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남편 및 세 자녀와 거주하고 있다. 저서로는 『탐욕스러운 손』이 있다. 

    역자 – 위선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영국 워릭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등에서 근무했으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다수의 잡지에 번역기사를 제공했다. 트랜스쿨을 이수하고 현재 인트랜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2010 세계경제전망』이 있다.

    해제 – 이상돈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툴레인대학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중앙대학교 법과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1~2003년 동안에는 같은 대학의 학장을 지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방문학자 및 로욜라 로스쿨 교환교수를 지냈다. 『세계의 트랜드를 읽는 100권의 책』등의 저서를 펴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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