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 회의서 철수해야 하는 이유들"
        2010년 03월 12일 11: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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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지방선거 공동승리를 위한 야5당 협상회의’ 결과로 당내가 소란스럽다. 3월4일 이른바 ‘5+4’회의 ‘중간합의문’ 발표, 3월8일 ‘1차 정책연합 합의문’을 발표했고, 3월15일 광역 및 기초단체장 등 선거연합 합의 결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노회찬 대표와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10일 만나 ‘진보정당 대단결 노력’ 등을 합의했다. 이후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은 오랜만에 당원들의 의견개진이 봇물 터지듯 이루어지면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열기’는 새로운 활로와 기대감으로 인해 상기된 열기가 결코 아니다. 자존감의 훼손과 불안함을 동반하는 스트레스성 고열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과 2012년 총선 대선으로 이어지는 권력재편기 직전 전국선거이기에 이번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기왕 선거연대를 둘러싸고 당내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진보신당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2012년까지 ‘선거연대’, ‘통합’, ‘합당’ 등 수많은 정치적 공학과 합종연횡의 시나리오들이 줄기차게 제출될 것이고 논쟁될 것이다. 이러한 논쟁들이 이전의 논쟁들처럼 협소한 정치적 선택의 문제로 좁혀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한국 사회와 우리 삶의 변화를 위한 보다 풍성한 주체가 참여하는 풍성한 논의로 확장되어야 한다. 

    필자는 먼저 시도당 연석회의에서 파기동의안까지 제출하였던 이용길 부대표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점을 밝힌다. 이에 덧붙여 우리가 좀 더 고민하고 채워나갔으면 하는 쟁점 또는 공백지점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 

    ‘5+4 민주대연합’, 진보정당 역사적 존립 근거 허물어 

    ‘5+4’ 합의문은 민주대연합의 한 형태로 규정할 수 있다. 연합의 주체로 민주당 그리고 국민참여당이 포함되었다. 이로서 지난 정권 10년 동안 진보정당이 줄기차게 외쳐왔던 ‘샛강-한강론’, ‘진보-보수 재편론’은 폐기되었다.

    가까이는 구 민주노동당, 멀리는 진보당이 견지해왔던 ‘진보정당 독자노선’이 폐기된 것이다. ‘5+4회의 합의’는 진보신당의 공식 입장인 진보대연합과 배치되며 보수정당에 대한 독자노선을 견지해 온 진보신당(진보정당)의 역사적 존립 근거와도 배치된다.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의 90% 구성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책임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는 정치세력(민주,참여)에 대해 소수의(그것조차 불완전한 논의를 거친) 지도부가 ‘전화 한통’ 받고 손 잡는 것에 대해 당원들은 불안해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합의의 내용과 과정이 진보신당의 선거목표와 배치되는 것은 물론이고, ‘가치연대’니 ‘반MB대안연대’니 하던 일종의 ‘줄타기’가 빛좋은 개살구가 될까봐 당원들은 걱정하는 것이다. 이번 합의로 ‘노심 쌍포론’도 ‘16개 광역단체장 전지역구 출마’도 모두 ‘뻥카’로 전락하고 말았다. ‘중간합의’에 불과하다고 강변하지 말고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5+4 회의로부터 철수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의 힘의 결집에 기반한 가치연대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가?

    선거연대란 연대세력의 결집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의 집단적 불만을 선거라는 계기를 통해 보다 분명하게 정치사회에 수렴하고 표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우리가 진보정당을 만든 이유도 이러한 수렴이 왜곡되는 한국 정치구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이것이 달리 말하면 가치연대이다.

    그런데 민주당, 참여당이 우리가 제시하는 가치를 무시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사회적 약자들과의 소통 속에서 사회적 압력을 조직해 압박해야 한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치연대 이전에 후보조정을 우선시했다.

    또한 이 후보조정안이 진보신당에 결코 유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진전’된 안이라고 소개되었다. 국민들의 보편적 ‘반MB 요구’를 받아안아 사회적 약자의 ‘반MB 대안요구’로 발전시키지 않을 거면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는 없다. 요컨대 사회적 약자의 힘을 결집해 가치연대를 강제하는 것은 협상과정에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당내 혼란의 원인은 내부적 요인

    ‘5+4 회의’ 합의문이 나오자 갑자기 당내 논란이 생긴 것처럼 회자되지만 이미 지역에서는 연대연합을 둘러싸고 혼란과 불협화음이 이어져 왔다. 사실 당원들의 불안감은 이번 ‘5+4 회의’ 이전부터 형성된 것이다. 진보신당 부산시당은 이미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하는(민주당은 연석회의 불참) 야3당 연석회의를 진행해 왔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야4당 선거연대에 합의했다.

    어느 지역은 참여당까지, 어느 지역은 민주당까지 선거연대 대상에 포함되었고, 또다른 어느 지역은 민노-민주당만의 상설 연석회의까지 이어졌다. 같은 당인데도 불구하고 선거연대에 대해 지역별로 상이한 대응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이한 대응’은 (불가피함은 논외로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비전 제시는 고사하고 정당으로서의 정치철학의 공유, 실천과제와 전망의 부재, 역사적 위상 미확립 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이러한 당내 혼란의 원인은 외부적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이번만 잘 넘기면 사라질 우발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2012년을 총선,대선을 준비하는 2010년 선거

    당장 올해 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이 광역단체장을 두 석 이상 획득한다거나 지지율이 10% 이상 나올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2010년 선거는 2012년을 예비하는 성격을 지닌다. 중요한 것은 2012년이지 2010년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출마와 노심쌍포론은 지방선거 자체보다는 2012년을 겨냥한 전술이었다. 이는 여타 정당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지도와 지지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5+4 합의’가 이러한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 현재도 2%에 머무는 당지지도와 40%에 불과한 인지도에 머물러 있는데, 광역후보 대부분이 불출마될 경우 지방선거는 진보신당에게 아무런 정치적 계기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민주당 2중대 정도가 아니라 무대에서의 퇴장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2012년에는 지금보다 더욱 심한 선거연대, 후보단일화 논리가 등장할 것이다. 그런데 2010년 선거에서 선거연대/후보연대 해 놓고 정치적으로 더욱 중요한 2012년에 연대를 안하는 것은 여러 모로 맞지 않다. 그리고 MB가 퇴조하는 2012년의 선거연대의 구체적 형태는 ‘비판적 지지’와 ‘후보사퇴’로 드러날 것이다. 요컨대 2010년의 선거연대는 2012년의 족쇄로 작용할 것이다.

    ‘진보대연합’ 또는 ‘통합’은 이루어져야 하는가?

    논의를 확장시켜 보자. 그렇다면 진보신당의 공식입장인 ‘진보대연합’은 ‘민주대연합’과 비교해 채택되어야 할 입장인가? 사실상 진보대연합의 대상은 민주노동당이다. 사회당-사노준 등 사회주의 정치세력에 대해 진보정치 재구성과 관련해 립서비스를 ‘가끔’ 날렸지만 누가 봐도 진보대연합 대상은 민주노동당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작년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줄기찬 ‘재통합’ 압박은 ‘진보대연합’의 내용적 실체가 사실상 두 당의 재통합+알파임을 보여준다. 알파는 어느 순간 곁다리 취급 받기에 이르렀다.

    또한 민노당이 주장하는 ‘진보대연합’ 또는 ‘진보정당 단결론’ 등은 사실상 ‘민주대연합’의 하위(보족) 개념 또는 민주대연합으로 가는 ‘중간논리’에 불과하다. 민노당은 모두가 알다시피 표면적으로는 진보대연합을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민주대연합에 무게를 실어 왔다.

    중요한 것은 진보신당의 입장이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뿐 아니라, 심상정 전 대표와 노회찬 대표 역시도 틈날 때마다 2012년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이야기해 왔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주요 지도부 공히 (물건너간 지방선거 이전 통합은 이제 빼고) 2012년 양대선거 이전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도부들의 언급과 언론보도를 통해 진보정당 통합에 대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통합의 조건은 고민되지도, 성숙되지 않은 채 통합의 일정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민노당을 경험했든 경험하지 않았든) 진보신당의 당원들은 이러한 소위 ‘일정박기식 통합’ 속에서 정치적으로 ‘팽’당하는 좌절감을 겪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진보정당 통합 시기상조와 진보 양당체제의 승인

    그렇다면 분열된 진보정당의 통합의 조건은 무엇인가? 노회찬 대표는 ‘과거로의 회귀나 진보정당운동 10년에 대한 반성 없는 통합은 도로 민주노동당에 불과’하다며 비판해 왔다. 바로 ‘반성’과 ‘혁신’이 통합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 민노당은 과거 행태에 대한 그 어떤 반성과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민노당의 한계가 당장 2012년 2년 동안 극복되고 반성되고 혁신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민노당 분당은 양 당의 당원들에게 치유되기 힘든 감정의 앙금과 상처를 남겼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진보신당에는 구 민노당을 경험하지 않은 많은 당원들이 있다. 이들에게 민노당과의 통합은 필수불가결한 정치적 옵션이 아니었다. 따라서 ‘통합진보정당’을 예정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 통합은 통합의 조건이 무르익었을 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 조건은 성숙되지 않았는데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요약하자면 ‘진보정당 통합 시기상조론’이다. 당분간 ‘진보 양당체제’를 선의의 경쟁과 실천을 통해 ‘승인’받자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의 여론에 끌려다니면서 섣부른 선언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시기상조를 얘기하고 당분간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설득해야 한다.

    진보신당 역시 ‘반성’과 ‘혁신’이 필요하다

    민주대연합 즉 ‘반MB연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각 지역에서 현안 관련 사안별 연대나 지역 차원에서의 선거연합 또는 후보연합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일괄적으로 적용할 룰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반MB연합’에 즉자적으로 화답하는 것은 한국정치의 보수독점체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진보정당이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

    ‘즉자적 반MB 정치’는 이미 박근혜(또는 친박연대)가 훌륭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야당 일반이 아닌 ’진보정당‘으로서, 진보적 정치프리즘을 통해 ’반MB’ 요구를 받아안고 실천했었는가? 또한 그러한 실천을 해나가고 준비할 실력이 있는가?

    사실 앞에서 ‘통합’의 조건으로 민노당에게 적용했던 지난 진보정치운동에 대한 ‘반성’과 ‘혁신’은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진보신당은 과연 무엇을 하는 당인가? 왜 국민들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차별성을 인식하지 못하는가?

    바로 진보신당이 창당 당시 천명했던 낡은 진보를 넘어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내용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보신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선거연합 또는 진보대연합을 통해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합의로 인해 진보신당은 ‘야당일반’ 또는 ‘민주당 위성정당’으로 전락했다.

    당의 무기력과 도구적인 선거연합은 쌍생아이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반성’과 ‘혁신’을 외쳤다. 하지만 엄격하게 우리 자신에게 잣대를 들이대진 않았다. 분당 과정에서 입으로는 ‘풍찬노숙’을 외쳤지만, 속으로는 ‘과거로의 복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구 민노당은 한때 2012년 집권을 얘기했다. 또한 열우당, 한나라당과 함께 ‘천하삼분지계’를 당당하게 외쳤다. 다소 허황된 측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분당 이전의 민노당은 어떤 면에서 호기로움을 간직했다. 그러나 현재의 진보신당은 어떤가? 최근까지 당원게시판의 열기는 식은지 오래다.

    온라인 뿐만이 아니다. 몇몇 소수의 당원들을 제외하고는 진보신당의 오프라인 지역활동은 매뉴얼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진보신당 초창기의 자발성과 호응도 사라진지 오래다. 주체가 사라지니 호기도 사라졌다.

    당의 체계는 어떤가? 구 민노당 시절 귀중한 당원 소통과 교육의 공간이었던 당 기관지와 당 이론지는 당 대표단회의에서 무산되었다. 당원 교육과 당원 소통은 거의 전무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서도 운영하는 웹진이나 방송국은 설치되지 않는다.

    지역분회, 직장분회 등 골간체계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당 연구소 역시 제한적 활동에 머물러 있다. 진보신당을 곧 사라질 ‘임시정당’으로 인식하고 있어서인가? 흡사 앙상한 골격과 얇은 판자로만 이루어진 집과 같다.

    당 외곽의 노동정치는 어떤 상태인가? ‘노건추’ 흐름은 실패했고 이후 그 어떤 노동정치의 흐름도 진보신당과 합류하지 않고 있다. ‘영남권 진보벨트’는 끊어졌다. 울산-부산-마산창원-거제로 이어지는 생산직 노동자와 지역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를 기반으로 한 노동운동은 진보신당 내에서 그 의미가 축소되었다. 조합원들은 진보신당에 대해 아직도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 풀 수 있는 고리가 없다. 자연히 민주노동당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진보신당은 창당 당시 민주노총에 기대, 안주하는 노동정치를 극복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노동정치의 모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 운동을 통해 노동, 사회운동의 발전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시도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당 운동이 사회운동의 울타리가 되겠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벅찬 상상력은 활력 잃은 당이 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으로 여겨진다. 아니 언제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었는지조차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

    한때 존재했으나 지금은 로고에서 사라진 ‘평등, 평화, 생태, 연대’라는 가치는 바로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의 내용적 측면을 상징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진보신당의 활동 속에서 구현되기는커녕 당 내에서조차 제대로 확산시켜 나가지 못했다. 이러한 당내 무기력은 곧 도구적 선거연합의 매몰로 이어진다. 악순환이 벌어진다.

    장기적 시간지평 위에서 진보신당의 목표와 방향을 공유하고 실천하자

    진보신당의 정치적 목표와 방향, 핵심의제의 실현은 수많은 실천의 축적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는 당연하게도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더군다나 전반적인 사회 보수화와 운동사회의 리더십 위기, 재생산 구조(특히나 비민족주의 세력)의 위기 속에서는 말이다.

    이러한 물리적 시간 속에서의 실천의 축적을 생략한 채 선거연대/후보조정을 통한 비약적인 성과를 거둔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국민들이 진보신당을 신뢰할 만한 내용의 마련과 실천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 속에 뿌리내리지 않는 진보정당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이것이 지난 진보정당운동의 실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운동사회의 후퇴를 돌이켜보자. 그러나 지난 2년의 진보신당은 이러한 실천의 시간을 축적하고 있었는가?

    가만 생각해보면 전망과 관련해 제시된 내용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2010, 2012년이라는 ‘단기적 시간지평’ 아래에서 잊고 있었을 뿐이다. 구 민노당 시절에 회자되던 ‘사회운동적 대중정당’은 암묵적으로 당의 실천적 지향이었다. 그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 투쟁과 지역투쟁에 결합해 왔다.

    내용적으로는 외국의 진보정당의 활동들을 검토했다. 비정규직을 묶고 지역 주민들을 만나가는 수많은 방법을 고민해 왔다. ‘민중의집’에 대한 고민도 했고, 기초 당조직의 자원을 지역의 비정규직과 공유하는 방법도 고민했다. 주민자치의 성과도 있고, 노동자생협과 지역 생활협동조합 등도 실천되고 있다. 여러 가지 반(비/탈) 자본주의적 실천도 제시되었다.

    노동운동 내부에도 이러한 위기극복의 단초를 제공하는 실천들이 산발적으로 존재한다. 노학연대를 통한 학교비정규직 조직화,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들은 비정규직 18명 해고에 맞서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노조를 지역노조로 전환하고자 하는 공공 노조의 실천도 있다. 20대 88만원 세대를 겨냥한 청년유니온 운동도 당사자들의 결의 속에 시작되고 있다.

    기존 운동의 관성과 경계를 넘는 실천들이 비록 분산되고 조율되지 않았을지라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을 앞장서서 실천해 나가고 그 속에서 무너진 운동 주체와 정치적 이데올로기 생산을 위한 근거지들을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로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역할이다. 이를 통해 풍성한 내용을 가지고 노동자, 민중과의 접촉면을 넓혀 나간다면 틀림없이 진보신당,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변화 주체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

    우리가 고민하고 실천해 왔던 지난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지난 2년 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내용과 형식, 주체 재생산과 배치의 문제에 대해 당원들의 광범위한 참여 속에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자.

                                                      * * *

    * 이 글은 진보신당의 공개 정파인 진보정치포럼과 전진이 3월 12일 오후 7시 진보신당 중앙당 회의실에서 ‘선거연합, 진보신당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여는 토론회에 참석하는 필자의 토론문 전문이다.  

    주최측은 이날 토론이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당 안팎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5+4 협상에서 ‘4’에 의한 민주대연합 여론 몰이, 지역 차원에서 민주당과 공동선대본 구성 움직임 등)에 대해 개입하고 진보정당운동의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지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신준호 진보신당 마포 당원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토론회 발제는 최백순 진보신당 종로중구 당협위원장이 맡았으며, 권태훈, 이상섭, 양솔규 당원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김용신 중앙당 기획실장이 나와 중앙당 입장을 설명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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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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